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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 신앙
게시물ID : sisa_794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뚝심송
추천 : 7
조회수 : 100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0/03/08 18:16:09

저는 개인적으로 스파게티, 아니 파스타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원래 면류를 다 좋아합니다. 우리 음식중에서 최고로 꼽자면 단연코 냉면이죠. 시원한 평양냉면도 좋고, 새빨갛게 비벼서 먹는 고무줄같이 질긴 함흥냉면도 좋아합니다. 서양음식 중에서도 역시나 파스타를 최고로 칩니다. 

진득한 소스 같은 거 없이, 파스타를 잘 삶아서 물기를 빼고 팬에 살짝 볶은 후, 향 좋은 올리브유 몇방울 떨구고, 파슬리 가루 조금 넣고 향료만 조금 넣어서 먹는 거, 참 만들기도 편하고 맛도 좋은 음식입니다. 그런데 그 먹는 스파게티 얘기는 아니고.. 

화물신앙에 이어 독특한 또 하나의 신흥종교가 있습니다. 바로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Flying Spaghetti Monster, 이하 FSM)을 숭배하는 종교입니다. 이 FSM교는 한국에도 지부가 있을 정도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한국 지부의 주소는 이렇습니다. 

http://fsm.ft.co.kr/

도대체 이런 기괴한 종교는 왜 생겼을까요? 사실 이 종교를 진지하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쉽게 말해서 집단으로 하는 농담이나 비꼼에 가까운 것입니다. 일종의 유행이기도 하죠. 

발단은 미국 캔자스의 교육위원회에서 진화론과 동등하게 "지적 설계(창조론의 한 갈래)"에 관한 것도 공립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려고 했다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당시, 2005년도에 오리곤 주립대학의 물리학 연구원이었던 바비 핸더슨이 위원회에 정식으로 서한을 보내게 됩니다. 만약 학교에서 지적 설계에 대한 것을 가르쳐야 한다면 동일한 이유로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유일신으로써, 이 세상을 창조하고 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가설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을 한 것입니다. 

물론 창조론에 대한 신랄한 패러디였죠. 하지만 이 서한은 놀라운 반응을 일으키게 되고 전세계적으로 유행을 하게 됩니다. FSM의 사진을 찍었다는 둥, 나도 FSM을 믿고 싶다는 둥, 우리 동네세 FSM 지부를 설립해서 전도 활동을 하겠다는 둥, 수많은 무신론자들에게 이 패러디와 농담들이 지지를 받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 세계적인 농담에 합류했던 것입니다. 

이 농담은 갈수록 발전해서,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비과학적인 특징들에 대해서 거의 전부가 이 FSM에 걸맞게 패러디로 만들어집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ko.wikipedia.org/wiki/%EB%82%A0%EC%95%84%EB%8B%A4%EB%8B%88%EB%8A%94_%EC%8A%A4%ED%8C%8C%EA%B2%8C%ED%8B%B0_%EA%B4%B4%EB%AC%BC

저는 종교와 과학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종교는 종교로써의 가치가 있고, 과학은 과학으로써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현대 국가가 제정일치의 사회도 아니고, 자꾸 종교가 과학의 영역을 침범해 들어오면 안된다고 봅니다. 과거같이 과학으로도 알 수 없는 영역에서 종교가 역할을 하는것은 좋지만, 과학이 발전하면서 갈수록 우리의 과거에 대해 알게 되고, 우주에 대해서도 점차 지식이 증가한다면, 종교는 각 개인의 심리속으로 자신의 위치를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런데, 국가적인 차원에서 공립학교에서 창조론에 입각한 지적 설계 이론을 생물시간에 가르치겠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져도 한참 뒤떨어진 발상입니다. 그러면 불교계에서 들고 일어나 생물시간에 윤회설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태초에 산과 나무와 난쟁이를 만듦으로써 이 세상이 창조되었다는 주장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되겠습니까? 

창조론 또한 학교에서 가르쳐도 됩니다. 단, 기독교 학교에서 기독교 시간에 가르친다면 말입니다. 그러나 생물시간은 아니죠. 

우리나라의 종교현실은 이 논란보다도 한참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종교가 종교에 머무르지 않고 자꾸만 정치적 권력과 경제적 권력을 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조론을 학교에서 가르치겠다는 주장은 오히려 애교 스러울 정도로, 자신의 종교를 믿는다고 해서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해야 하고, 시청앞 광장에 모여 성조기를 휘날리며 친미집회(거꾸로 하면 미친집회)를 열고, 이러는 것은 제가 아는 예수님이라면 절대 찬성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만약, 예수님이 오늘날 한국의 대형교회들이 장악한 기독교 현실을 보고도 아무 소리 안하신다면, 저는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믿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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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FSM교의 핵심 교리를 보여주는 유명한 벽화입니다. 그 신비한 미트볼 두개의 자태와 면발을 뻗어 인류에게 생명을 주고 있는 FSM님의 자애로운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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