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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개소리] 부녀회
게시물ID : panic_922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wangGaeTo
추천 : 13
조회수 : 243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1/27 10:49:40
 
1.
철수야, 엄마 부녀회 갔다올게~
 
엄마, 그럼 저 민철이네 가서 놀아도 되요?
 
민철이 오늘 어디가고 없대, 그러니까 집에서 구몬하고 있어. 갔다와서 검사할거야.
 
그러면 영민이네는요?
 
영민이네도 가지마. 너 있다가 수학선생님 오시잖아. 그거 준비하고 있어. 엄마 늦으면 피자 시켜먹고...
 
네..
 
 
 
2.
 
애들아, 민철이가 갑자기 전학을 가게 되었단다.
 
너무 급하게 가버리는 바람에 인사도 못하고 갔어.
 
우리 민철이가 잘 지내도록 마음으로 생각하자 알았지?
 
 
3.
 
엄마, 민철이가 전학갔데요.
 
응, 그래야지 당연히.
 
네?
 
아냐, 아냐. 친구가 전학가서 슬프겠네. 그래도 전학간 친구를 어쩔수는 없고 걔네들도 다 사정이 있겠지?
그러니까 지금 있는 친구들한테 잘해줘. 윗집 승철이나 아랫집 민희도 있고, 앞동에 미영이도 있잖아?
 
네, 엄마. 엄마 근데 나 꼭 여기 가야되요?
 
그럼, 이 선생님이 얼마나 대단한 선생님인데. 이번에 겨우겨우 부탁해서 니 차례가 온거야.
글쎄 서울대 1등인데다가 외국에서도 1등만 하던 선생님이래.
 
 
4.
여보, 거 애좀 쉬게 냅둬요.
 
아니 무슨 말을 그렇게해요? 당신 아들이에요. 당신 아들!
 
아니 애가 불쌍하지도 않아요? 엊그제는 친구들이랑 축구하고 싶다고 애들이 오랬다고 그랬더니, 다짜고짜 그런 애들이랑은 친구하면 안된다고 난리차고..
 
그건 걔네들이 그런애들이니까 그렇죠. 게다가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데요. 1학년때 기초를 안다져놓으면 평생 고생해요!
평생! 아니 어떻게 애 교육에 저렇게 무관심 할수가 있어.
 
당신이 유별난거야! 하여튼! 게다가 부녀회인가 나발인가는 왜 이렇게 자주나가! 그것도 한밤중에! 대체 뭐하고 돌아다니는거야! 어? 맨날 애한테 인스턴트나 사먹이고 배달음식이나 시켜주고!
 
다 중요한 일이 있는거거든요!
 
 
5.
철수야, 저번에 축구하자고 했던 애들 어디 애들이야?
 
응, 엄마 여기 옆에 아파트 애들이야. 우리 학교 친구들이고, 다들 너무너무 착해
 
그래? 좋은 친구들인가 보네?
 
응, 그래서 저번에 승철이랑, 민희랑, 미영이랑, 민철이랑, 석이랑 다 같이 논다! 술래잡기도 하고 숨박꼭질도 하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도 했다구
걔네들 그런거 엄청 잘해. 완전 재미있어.
 
그래? 고마워. 좋은 친구들을 만났구나..
 
 
6.
 
어, 민철이 엄마. 내가 방금 들었는데, 또야.
 
어,어, 그러니까 일단 오늘 밤에 한번 모이자. 이번에는 다른 방법으로 해야할거 같아.
 
그래, 그래. 저번에는 너무 온건했어. 이번에 확실히 해야할거 같아.
 
사람들이 말로 하면 말귀를 알아들어야 하는데, 요즘 것들은 말을 못알아들어.
 
어, 그래 민희랑 석이네도 연락하고 어, 어, 시간 정해지면 다시 연락해줘. 응,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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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개소리는
 
언제나 불친절하고 짜증나고 찝찝하고 더러운 글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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