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할머니에 대한 제보가 왔어요. 무슨 피난민처럼 머리에 장대한 봇짐을 이고 등에는 잡동사니 그득한 배낭을 메고 시장을 쏘다니며 구걸도 하고 냉이(?)도 판다는 할머니였어요. 할머니를 따라다니다가 그 집에 갔을 때 나는 괴기 영화 세트와 맞닥뜨려야 했어요. 부산에서 동네 형편이 안좋기로 이름난 동네의 골목길의 열평 남짓한 단독주택의 1층이었는데 문을 연 순간 망연했던 게 어떻게 비집고 들어가기 힘들만큼 쓰레기가 들어차 있고 오징어 썩는 냄새 비슷한 역한 냄새가 코를 유린하고 들어오더군요. 형광등 줄 끝에는 작은 인형이 달려 있었는데 그 인형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괴물 거미 쉴롭의 거미줄에 칭칭 감겨진 프로도 베긴스처럼 거미줄에 빈틈없이 싸여 있었어요. 집이 좁으니 쓰레기 양은 다른 곳보다 적을 수 있었지만 쓰레기 밀도(?)는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았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