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외조부모님들께선 박정희정권 시절에 정부를 도와 교육사업을 도우셨어요. 엄청나게 기여하고 그런건 아니구요, 선생님으로써 학교에서 자원봉사 식으로 야간학교도 하셨어요. (외할아버지께서 선생님, 외할머니께서 학생.... 로맨스!) 그러시다 보니 육영수 여사에 대한 굉장한 호감이 있으셨죠. 그 시절에 그분들이 서민들을 위해 교육을 밀어주니 얼마나 좋아보였겠어요..
저희 친가는 .. 빼박캔트 옥천 육씨구요..ㅋㅋㅋㅋ (육씨는 전국에 하나만 있어요 딱 옥천 육씨만요 ㅎㅎ 육영수 여사님의 그 육 맞습니다)
그러한 환경에서 자라신 부모님께서는 두말할것도 없이 보수짱짱이셨습니다.
제가 성인이 되어 2012년 첫 대선을 치를때, 가족식사를 하면 제가 꼭 뉴스를 보자고 했는데 그때마다 부모님(40~50대)vs저와 동생(10~20대) 구조로 토론이 벌어져서 몇시간을 얘기하다 결국 양쪽다 지쳐서 잠들곤했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여러 사건이 터지면서 저희 부모님은 서서히 후회하기 시작하셨어요. 플러스로 제가 국사책과 국사에 대한 여러 얕은지식을 가지고 열변을 토하니 두분 다 생각이 아예 바뀌셨습니다.
후회는 한번으로 족하다고 하시며 어머니께서는 김제동강연 파파이스 팩트체크 등등.. 제가 알지 못했던 여러 강연을 보시고, 그간 잊었던 국사 공부를 다시 시작하시고 심지어는 진보측 당에 당원으로 활발히 활동 하시게 되었습니다...ㄷㄷㄷㄷ
부모가 무지해서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어린 너희가 뭘 알겠고, 또 어디서 잘못된걸 들어서 편견이 생기지 않았나 하셨는데 알고보니 부모님께서 안일하게 생각하고 투표했다는걸 깨달으셨다구요...
대선이 다가오니까 어머니께서는 외가에 전화를 해서 어머니 아버지 이번에 투표 잘하셔야된다고 영업을 하시다가... 외할아버지께서 '그럼 네가 그렇게 좋아하게 된 노무현 대통령이 잘한 세가지를 찾아와서 설득해라.' 하셔서 저와함께 어떻게 말씀드리면 좋을까 고민했었구요 ㅋㅋ
이번 대선 전날 외가 가셔서 아마 투표장에 같이 가실거에요 ㅋㅋㅋㅋ구렁이 담넘듯이 영업을 하시네요 존경ㅋㅋㅋㅋ(어머니께서는 사전투표)
어머니께서는 현재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대전에서 집회시위까지 하고계세요. 매월 16일 은행동에서 하는데 다들 가정이 있는 직장인이시라 여건이 안될땐 못하기도 해요 ㅜㅜ ... (중구청 근처 계룡문고 안에 세월호 기억 코너가 있어요! 그것도 저희 어머니와 함께 하신분들 작품이에요! 세월호 참사 이후 줄곧 활동 하셨는데 많이 알려지진 않았네요)
여튼 어제 아버지 영업을 한것이 제일 기분 좋았습니다. 어린이 날이라고 전화주셔서 사전 투표 했다고 아버지께서는 누구 뽑으실거냐고 했더니 잘 모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정치에 관심둘 여력이 없으세요 ㅜㅜ 바쁘시기도 하고 건강도 안좋으셔서.. (솔직히 정치색이 완전 달라 대화를 할수 있을지 겁부터 났어요..)
이번에 저는 누구 뽑았냐고 하시길래... 저 : 아빠 저는 저 일자리 준다는사람 뽑았어요!!! 아빠도 도와줘요~~ ㅠㅠ 딸내미 취업문좀 넓혀줘요~~~ (저는 아버지와의 대화에서 특정인을 언급했지만 여기엔 쓰지 않겠습니다.) 아빠: 그거 공공근로 일자리 아니니? 다른직렬 같던데... 저 : 그거말구~~ 경찰증원도 확실하게 해준대요~~ 저합격할려면 많이뽑을때 들어가는수 밖에없어요 ㅠㅠㅠㅠ 아빠 : 그렇구나.. 그래 알았다
아싸!!!! ㅋㅋㅋㅋㅋㅋㅋ 했어요 속으로 ㅎㅎ 누가 잘했다 누가 잘못했다 말씀드리는것보다... 아버지~~딸 잘살게 도와주세요~~ 하는게 직빵일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이렇게 2표 영업을 하는데 햇수로 5년이 걸렸네요 ㅋㅋㅋㅋ 그래도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별거 아닌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수무강하세요..! 어떻게 끝맺지..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