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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그해 겨울- 좀비 아포칼립스 - 관찰 1 -
게시물ID : panic_750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걸어
추천 : 18
조회수 : 2423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4/12/02 02:27:40

1화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74971&s_no=74971&kind=search&search_table_name=panic&page=1&keyfield=name&keyword=%EA%B1%B8%EC%96%B4



그 해 겨울 - 좀비 아포칼립스-

 

-관찰 1

 

19:45

 

 좀비 영화를 한편이라도 본 사람은 알겠지만, 끝까지 살아 있거나 그래도 영화 마지막 부분에 절규하며 죽는 사람은 대다수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미국 특수부대 해병대부터 시작해서 내전이 극심한 나라의 용병들까지, 팔 근육이 내 허벅지보다 두텁고 강한 인상을 주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도 알고 보니 천재해커이거나 의사이거나 아니면 모두가 알아주는 기관의 요원이거나

 어찌됐건 평범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소크라테스는 내 자신을 알라 말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말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바이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 게임에 미쳐서 현실의 나와 게임의 주인공을 구분 못하고 뛰쳐나가

 “나도 할 수 있어

하며 달려들면 저 밖에 계신 분들이 친절하게 뼈와 살을 발라 먹을걸 난 절절히 알고 있다

난 내 자신을 너무 잘 알아서 문제였다.

 

 

 

 ‘그래 난 군대를 갔다 왔어 2년 동안 헛짓거리 하지 않았다고!’


라고 말한다면


 ‘엿이나 퍼먹어라 빌어먹을 노동국방부


하며 간단하게 응수할 수 있다.

 

 군대를 갔다 온 남자들의 공통점은 전역하고 난 후 2개월 까지 자랑스럽게 몸을 드러내지만 곧 불건전한 오락거리들과 술에 찌들어 곧 똥배를 불뚝 내민 아저씨가 된다는 것이었고 나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군대에서는 사람을 효율적으로 죽이는 살인 기술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여성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남자는 군대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삽을 다루는지 시멘트를 바르는지를 빠삭하게 꿰뚫고 적당히 해서 적당히 넘길 수 있는 처세술을 배워온다. 오히려 드라마 ‘C.S.I’ 셜 록에서 사람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죽일 수 있는지를 알려주니 국군 장병 권장 영화 목록에 드라마를 넣는 것이 어떨지 말도 안되는 상상을 펼쳐본다.

 

 

 

 

 

 어찌되었건 이번 기회에 내 자신을 명확하게 다시 되돌아 볼 수 있게 되었다 키 188cm의 허우대는 멀쩡하지만 팔다리에 근육은 찾아 볼 수 없는 몸, 이빨을 닦다 치약을 흘리면 바닥이 아닌 배위로 떨어질 만큼 튀어나온 뱃살, 안경을 벗으면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난시, 체육학 전공이나 공대생 멕 가이버처럼 뭔가를 만들어 낼 수도 없는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몇 마디 중국어뿐이고, 취미로 좀비를 사랑하는 중국어 전공생

 

 

매칭이 잘 안되긴 하지만 그래도 이게 부정 할 수 없는 내 현실이었다.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내 현실은 쓰레기 중에 쓰레기였다 몇 마디 하는 중국어를 무기로 삼아

 “니 츼판러마!(밥은 먹었니?)”

 하고 소리 지르며 달려들면 아직 공복이니 네가 좀 나눠주렴 하며 주 예수님처럼 오병이어의 기적을 선보이며 저들을 배불리 먹이고 저들과 같이 멍청하게 길거리를 배회할 것이고 학교에서 배워먹은 공자의 말씀들을 우매한 중생들을 위해 설파하면 대단한 당신의 살결은 얼마나 맛있을지 보자하며 엄동설한에 좀비에게 뜯어 먹혀 객사할게 분명 할 것이다.

 

 

 

 일단은 먹는것 내 주변 지인들과 가족들의 안위를 확인하기 전에 내 주변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서 돌아올 곳을 만들어 두는게 제일 중요할 것이고 막무가내로 가족들의 이름을 외치며 찾으면 당연히 안될것을 알았기에 내 수중에 있는 식량들과 나가기 전에 저들을 어찌 관찰하고 알아봐야 할지 어떤 방식으로 방 밖을 나가야 할지가 제일 중요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집안에 고이 모셔져 있는 1.5L 물 다섯 통, 1.25L 업소용 콜라 한 통 그리고 반 정도 남은 1.4kg 쌀과 쉬어 터진 김치아무리 아껴 먹는다 하더라도 3일 이상은 가기 힘든 것 이라는 판단과 3일 안에 관찰을 마치고 나가야한다는 생각 살려면 먹는 것이 제일 중요하니 저들을 알아야지 그리고 나가서 구해와야지 라는 생각으로 접근을 시도 했다.

 

 

 

 첫째로 저들이 어떻게 사람을 감지하고 공격하느냐가 제일 중요했다 겁이 나고 무서웠지만 천천히 첫날밤 새색시  저고리를 풀 듯 조금씩 살며시 베란다 문을 열고 바뀌어 버린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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