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양이를 한 번도 키워보지 않았고 경제적인 능력도 완전히 독립했다고 볼 수 없는 고양이 집사 준비단계의 생초보 사람입니다.
안정적이지 못한 사람이어서 고양이를 키울 능력이 안된다고 생각했고 특히나 고양이가 아플 때 내가 아플때처럼
돈을 쓰는걸 내가 아까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크게 아프다면 내가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파양하거나 내가 포기하게 되지는 않을까
나는 생각보다 나약한 인간인데 고양이가 내 생활에 들어와서 부지런한 생활을 내가 감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저는 고양이를 키울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귀여움이나 외로움 때문에 덜컥 고양이를 데려오는 건 저에게도 고양이에게도 아주 많은 민폐이고 고생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고양이는 키우지 않는걸로 혼자 마음을 다 잡았습니다.
어떤 고양이 사진을 봐도 아유 귀엽다~ 나중에 되면 나도 저런 고양이 기르고 싶다. 하면서도 당장 키우고 싶은 마음은 전혀 들지 않을만큼
엄청 확고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런데 3월 달에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입양글을 보고 반한 고양이가 있습니다.
그 고양이가 계속 눈에 밟혀서 계속 그 게시글을 들락 날락 들락 날락 사진도 저장하고 하면서 삼일정도를 앓이했던 것 같아요.
댓글에 입양한다는 사람은 없나 이렇게 예쁜 아이인데 누가 업어갔으면 좋겠는데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갑자기 제가 데려오고 싶은 욕구와 충동이 들더라구요. 계속 키울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내가 한 달에 치킨 2마리~4마리만 안 먹어도 충분히 키울 수 있는데... 아니야, 난 아이가 아프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지. 하면서
3일동안 들락날락 거렸던 게시글과 그 전에 미남이 글들을 찾아봤던 행동들을 그만 두자고 결심했습니다.
계속 보다가는 제가 충동적으로 고양이를 업어올 것 같았거든요ㅠㅠ
그러다가 몇일 전, 고양이를 키우는 분께서 한 달에 5~10만원 정도 기본 지출에 병원비같은 경우에는 평소에 차곡차곡 고양이용 적금을 든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제 경제사정으로 빠듯하긴 하지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면서 그 아이가 입양이 됐는지 너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간간히 생각나던 걸 세 달동안 잘 참았는데ㅠㅠ
그러다가 아이의 재재재등록 입양글을 발견을 하게 됐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너무 데려오고 싶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이 고양이를 니가 키울 수 없는 이유들을 조목조목 설명을 해 줍니다.
모두 인정하고 또 인정하는 내용들인데 그 아이가 계속 눈에서 아른거리더라구요.
어제는 집 대청소를 했습니다. 아이를 데려올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했습니다..
저는 한 달에 60만원이 고정 수입이 있습니다. 집은 월세인데 베란다도 넓고 방도 퀸사이즈 침대 네 개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크기입니다.
남향이어서 햇빛도 많이 들어오고요. 주인 아주머니께는 나갈 때 벽지랑 장판 다 하고 나갈 거라고 얘기하고 키울 생각입니다.
베란다에 있는 창이 엄청 커서 방묘창 꼭 할 생각이구요. 약간 게으른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사실.. 하루 12번도 더 청소할 때가 있다고 하는
친구의 말을 듣고 고민을 많이 하게 됐는데도 귀찮음보다 아이가 너무 눈에 밟히네요.
충동적으로 아이를 데려오면 오히려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양이를 데려 올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일까요?
임보처에 있는 아이인 것 같은데 입양신청 후 얼마정도의 기한까지는 임시보호를 하고 계시는 분께 폐가 되지 않을 연락일까요?
한 달에서 두 달정도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건 민폐겠죠ㅠㅠ?
제가 확실히 마음을 정한 뒤에 연락을 드리는게 맞는거겠죠?
길이 너무 길어졌네요ㅠㅠ 질책도 괜찮고 조언도 괜찮습니다. 제 잘못된 점을 꼬집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