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어느 춥고 건조한 겨울날
군입대를 하루 앞둔 저는 군대 들어가서 건조한 겨울에 훈련받으며 피부랑 입술이 터지고 갈라지면 안되지 라고 생각하며
집 근처 어느 마트에서 니베아 파란통 크림과 그냥 손에 잡히는 아무 립밤을 사왔고
그렇게 입영버스를 타고 논산으로 향했습니다.
그때 제가 샀던 립밤은 정말 달콤한 바닐라 향이였습니다.
고된 훈련과 일과 속에서도 그 달콤한 바닐라 향은 흡사 제가 그 립밤을 바르는 순간 만큼은 모든 피로과 고통을 날려버릴 만큼 달콤한 행복을 가져다 주었고,
일반적인 립밤보다는 가느다란 세련된 그 디자인은 제가 관물대에서 립밤을 꺼내자 마치 제가 담배를 꺼내는 걸로 착각한 주변의 훈련병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기적도 선사하였습니다.
그렇게 저와 군생활을 함께 해오던 그 립밤은 군생활 도중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군 전역 후에 그 립밤이 문득 떠올라 사방팔방을 돌아다니며 똑같은 립밤을 찾아다녔지만
이미 그때는 립밤의 이름도 기억이 나질 않았고, 기억이 나는건 립밤의 디자인과 달콤한 바닐라향 뿐이였습니다.
그 이후로도 춥고 건조한 겨울이 찾아올때마다 문득문득 그 립밤이 떠올랐으나 단 한번도 그 립밤을 찾아내질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다시 찾아온 겨울, 저는 그 립밤을 테레비에서 찾고야 말았습니다.
재드래곤의 손에 쥐어져있는 그 립밤을 한눈에 알아보았습니다.
물론 상품명은 기억이 나질 않았고, 테레비에서도 상품명은 보이질 않아 저 제품을 눈 앞에서 보고도 다시 찾지 못하게 되는게 아닌가 하고 잠시 절망에 빠졌었으나
순식간에 그 제품의 정보가 뷰게에 올라왔고
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10년전의 추억에 묻혀있던 그 립밤을 드디어 찾았습니다.
뷰게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