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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가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게시물ID : wedlock_92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쿠션둘리
추천 : 12
조회수 : 2480회
댓글수 : 67개
등록시간 : 2017/07/11 14:42:30
전 결혼한지 몇년 되었고 어린 아가가 있어요. 

평소에 결게를 자주 보는데, 남편과 아내의 고충글들이 아무래도 많죠. 으음 그렇지 공감하는 글들이 아주 많아요. 
특히 육아에 대한 고충! 아기 낳기 전에는 정말 상상도 못했던 고됨입니다요. 
잠 못 자는거, 아픈 아기 보며 속상한 거, 놀아주는 거, 먹이는 거, 재우는 거... 으아아 이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왜 이리 힘든가요?!
머리통을 쥐어뜯고 고수의 육아법을 찾아 인터넷을 검색하던 그 나날들... 

그런데 전 이런 육아나, 전업주부로서의 삶이 절망스럽다거나 우울증이 올 것 같다거나 이런 적은 없더라고요. 
오히려 그냥 할 만 해요. 하루하루 평화로워요.
왜 그럴까? 생각을 해 보니까 저는 전업주부가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일단 결혼 전에 그다지 커리어랄 게 없었어요. ^^; 경력단절이 아니고 그냥 경력이 없었어서 여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없었고요. 
강한 집순이 성향이 있습니다. 집에 충분한 물자와 인터넷만 있으면 일주일 내내 집 안에만 있어도 좋은 타입이거든요. 
외출이 필요하면 하긴 하는데, 외출하면 에너지를 소모해요... 친구들하고 놀고만 와도 에너지가 소모돼요. 집에서 쉬어야 돼요. 
취미는 인터넷 서핑하고 게임하는 거에요. 남편하고 같이 디아3 하는데, 남편은 한 시간만 해도 졸리다고 쓰러지더라고요. 뭐 그래서 게임은 하루에 한 시간 정도. 
미식 취미... 없고요. 패션 센스... 없어요. 
제 옷을 마지막으로 구입해 본 게... 임신했을 때 임부복 샀을 때였던 것 같네요. 언더웨어는 때되면 삽니다 ㅋㅋ
집안 가계는 제가 관리하고 있어요. 가계부 쓰고, 다달이 월말 되면 결산해서 남편이랑 같이 보고, 소소한 저축 계획 세워서 이번달은 마통 얼마 메꿔지겠다... 마통에 마이너스 숫자 줄어드는 걸 보는게 소소한 재미네요. 
우리 부부 생활에 친정 시댁 양가 간섭 전혀 없고요. 

하루하루 늘 비슷하고 단조롭습니다. 
아침에 남편 출근하고, 아기 어린이집 가고, 전 쉬거나 집안일하고요. 아기 하원하면 간식 주고 좀 놀다가 저녁 먹고, 남편 오면 우와왕♥ 달려가서 환영의 춤을 춰 줍니다. 낮에 있었던 일, 아기한테 생긴 일 미주알고주알 다 얘기하고요. 아기 잠들고, 같이 잠든 저를 남편이 깨워주면 늦은 저녁에 게임 한 판 하거나 뭐 다른 걸 한다거나... 

남편이 제 베프에요. 같이 놀고, 개드립 주고받고, 내밀한 이야기도 다 하는 유일한 사람이에요. "김밥에 김이 없대~" 이런 90년대 개그가 웃긴 걸 보니 대화케미는 좋은 것 같아요. 남편 외에는 제 친정 식구들과 주로 대화합니다(아기 사진 주고받고 으앙 예쁘다 주로 이런 얘기들이죠) 제 성향상 자주 연락하는 친구가 별로 없거든요. 뭐 간만에 만나면 반갑고 좋긴 하지만요. 

어찌보면 시시하고 쳇바퀴 돌아가는 나날인데. 그냥 평화롭네요. 하루하루가. 
요새는 참 전업주부가 적성에 잘 맞는다고 느껴요. 둘째가 태어난다거나 아이가 자라서 학교 간다거나 하면 이 생활에도 한차례 격변이 찾아오겠지만 말이죠. 아이 두 명은 하나 키울 때하고는 난이도 차이가 완전 하늘과 땅 차이라던데... 애들 자라서 학교 간다거나 하면 저도 파트타임이라도 일을 해야 할 것 같고요. 워낙 노후가 불안한 시대니까 짬이 나면 일할 방법을 찾아봐야겠죠. 
근데 그건 나중 일이고, 그냥 지금은 괜찮아요. 
결게에서 임신 출산 후 전업주부가 되어 스트레스 받으시는 분들의 글을 많이 봐서, 그냥 저 같은 사람도 있다고 써봤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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