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살던 내 아버지, 산에 살던 내 어머니, 젊은 시절
서울 방배동 판자촌으로, 두 아들 손잡고 후여후여 올라와
내 나이 사십 되어 돌아보니
지금 철없는 나보다 더 어렸던 나의 부모들
우유 수레 끌다 빙판에 미끌어져 울던 나의 어미는
남루한 작업복, 초라한 기계공 내 아비는
우연히 길가에 만난 아이들 무리
아들이 있어 반가운 마음보다
손에 묻은 기름때가 더 부끄러웠겠지?
넘어져 저린 다리보다, 내 자식 앞날이 더 두려웠겠지?
기반 잡아 보겠다고 , 자식 두고 돌아온 그 고향집에
일주도 견디지 못하고 울며불며
물고 빨고 죽어도 같이 죽어야겠다고 울던 아비 손을 잡고
어미도 밤새 울었겠지?
이제 장성하여 사람구실 쪼매 해볼라니
운명으로 엮어진 해와 달은
하나만 남아 버렸네
이제 달만 보고 살아야 하는 나
술한잔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싶은 밤입니다.....
어머니께 잘하겠습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