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좋아하는 글귀 혹은 시
게시물ID : readers_174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리아드네-
추천 : 2
조회수 : 712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4/11/28 21:41:24
를 모으는걸 좋아해요.
짧은 구절들을 공책에 적는것도 좋아했구요.
나누고 싶어서 여기에 올려봅니다.




프랭크에게
모든 사람에게 괜찮다고 말하며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요.
무섭고, 화나고, 가슴 아프고, 이기적인 것 다 괜찮다고요.
그것이 인간으로 존재하는 것의 한 부분이라고.
-비밀엽서



명랑함은 행복의 가장 슬픈 형태이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행복은 행복이었다.
-종이로 만든 사람들



전남 나주 다보사에 우화 스님이라는 분이 계셨다.
그때 주지를 맡고 있었던 고암 스님은 
우화 스님에게 주지 자리를 물려주려고 했으나
욕심이 없는 분이라 거절했다.
그래서 고암 스님은 묘안을 짜내었다.
"스님, 내가 잠시 외출을 할 테니 잠시라도 주지 소임을 맡아주시오."
그 날부터 수십 년간 고암 스님이 돌아오지 않아
우화 스님은 별 수 없이 주지를 맡아야 했다.
그 뒤부터 우화 스님은 대중을 만날 때마다
열반하실 때까지 고암 스님이 어디갔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스님의 생각



-할렘강 환상곡
랭스턴 휴즈

새벽 두시에 홀로
강으로 내려가 본 일이 있는가
강가에 앉아
버림받은 기분에 젖어본 적 있는가

어머니에 대해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이미 작고하신 어머니, 신이여 축복하소서
님에 대해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그녀 태어나지 말았기를 바란 일 있는가

할렘강의 나들이
오전2시
한밤중
나혼자
하느님, 나 죽고만 싶어-
하지만 나 죽은들 누가 서운해할까



-야채사
김경미

고구마, 가지 같은 야채들도 애초에는
꽃이었다 한다
잎이나 줄기가 유독 인간의 입에 단 바람에
꽃에서 야채가 되었다 한다
맛없었으면 오늘날 호박이며 양파꽃들도
장미꽃처럼 꽃가게를 채우고 세레나데가 되고
검은 영정 앞 감자꽃 수북했겠다

사막도 애초에는 오아시스였다고 한다
아니 오아시스가 원래 사막이었다던가
그게 아니라 낙타가 원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사람이 원래 낙타였는데 팔다리가 워낙 맛있다보니
사람이 되었다는 학설도 있다

여하튼 당신도 애초에는 나였다
내가 원래 당신에게서 갈라져 나왔든가



영원은
여기와 지금으로
이루어진 차원이다.

신은 네 안에 살고 있다.

네 자신의 중심에서 살아가라.

너 자신의 진정한 의무는
공동체로부터 멀리 떠나
너만의 희열을 느끼는 것이다.

사회가 그 체제를
개인에게 강요할 때
사회는 곧 적이 된다.

그 용에게는 수많은 비늘이 있으니,
그 각각에는 "너는 할지니"라고 적혀 있다.
"너는 할지니"라고 하는 용을 죽여라.
그 용을 죽인 사자는
비로소 아이가 된다.

깨뜨리고 나옴은
희열의 모범을 따르고,
옛 장소에서 떠나고,
너의 영웅 여정을 시작하여,
너만의 희열을 따르는 것이다.

뱀이 그 허물을 벗어 버리듯,
너는 지난 날을 내팽겨쳐라.
-신화의 힘



어느 아메리카 인디언 소년이 입문제의를 행할 때 이런 조언을 얻었다.

"삶의 길을 가다 보면 커다란 구렁을 보게 될 것이다.
뛰어넘으라.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넓진 않으리라."
-신화와 인생



-오늘 저녁이 먹기 싫고 
최승자

오늘 저녁이 먹기 싫고 내일 아침이 살기 싫으니
이대로 쓰러져 잠들리라
쥐도새도 모르게 잠들어 버리리라
그러나 자고 싶어도 죽고 싶어도
누울 곳 없는 정신은 툭하면 집을 나서서 
이 거리 저 골목을 기웃거리고,
살코기처럼 흥건하게 쏟아지는 불빛들
오오 그대들 오늘도 살아계신가
정처없이 살아계신가
밤나무 이파리 실뱀처럼 뒤엉켜
밤꽃들 불을 켜는 네온의 집 창가에서
나는 고아처럼 바라본다
일촉즉발의 사랑 속에서 따스하게 숨쉬는 염통들
구름처럼 부풀어오른 애인들의 배를 베고
여자들 남자들 하염없이 평화롭게 붕붕거리지만
흐흥 뭐해서 뭐해, 별들은 매연에 취해 질끔거리고
구슬픈 밤공기가 이별의 닐리리를 불러대는 밤거리
올 늦가을엔 새빨간 루즈를 칠하고
내 년엔 실한 아들 하나 낳을까
아니면 내일부터 단식을 시작할까
그러나 돌아와 방문을 열면
응답처럼 보복처럼, 나의 기둥서방

죽음이 나보다 먼저 누워
두 눈을 멀뚱거리고 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