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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번역] 가짜 정신병원에 갇힌 것 같아 - 4 (完)
게시물ID : panic_919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ughJackman
추천 : 31
조회수 : 3429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12/30 20:34:41
   



3편 링크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91975&s_no=91975&page=1

파이널입니다! 재밌게 봐주세욧









 저번에 끊겼던 부분부터 이어서 쓸게. 탈출 시도를 한 이후에, 난 내가 여기서 더 있다간 곧 죽게 될 거라고 결론지었어. 하지만 인간은 별의별 상황을 다 겪게 되면 똑같이 별의별 방법을 다 써보게 되는 법이지. 본문을 쓰기 앞서, 서문으로 이런 말을 하고 싶어 : 사람이 말이야, 죽기 직전까지 감금돼서, 누구와도 만나지 못하고, 계속 굶주린다면... 그 사람은 더이상 예전의 그 사람이 아니야. 다른 사람이 되는 거야. 살기 위해선 뭐든지 할 수 있게 되지. 내가 한 행동들은 바로 그런 본능 덕택이야.

 댓글들에서 지배적으로 나왔던 의견이 내 방에 감시카메라가 있다는 거더라고. 간호사는 그 카메라로 내가 토하려고 시도했을 때 나를 보고 있었다는 거지. 아마 저들이 내가 탈출하려던 걸 발견해서, 뒤로 몰래 잠입해 와 자기들의 약물로 나를 기절시켰나보지.

 그리고 그말인즉슨 저새끼들이 내가 폰을 쓰고 있다는 것과, 내가 약을 복용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는 뜻이겠지.

 내가 무슨 계획을 만들든 간에 저들의 손바닥 안에 놀아날 게 뻔하기 때문에, 카메라로는 볼 수 없는 무언가를 생각해야만 했어. 당시 내 두뇌회전은 잘 쳐줘야 평균 이하였어. 며칠 동안 아무것도 못 먹어서 쇠약해 있었으니까. 난 밤새 뭔가라도 생각해내기 위해 깨어 있었고, 마침내 최종 계획을 세울 수 있었지.

 만약 이게 안 통한다면 난 죽게 될 거고, 통한다면,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겠지. 그 정도는 내가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이었어.

 난 '외출'을 할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렸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나는 고사하고 간호사도 지난밤의 탈출에 대해서 아무 말도 안 했기에 그것만큼은 고맙더라. 그리고 그때, 난 내 바지의 고무밴드 사이에 벽돌을 간신히 끼워서 매달아놓고 있는 상태였지. 어두컴컴한 밤에 들키지 않게 침대 밑에서 벽돌을 빼놔 바지 안에 넣어놨었거든.

 우리가 방 안으로 들어서자, 간호사는 내 눈가리개를 벗겨 주었고, 바로 그때, 난 그년을 공격했어. 벽돌은 간호사의 머리 위에서 산산조각이 났고, 그 소리는 온 방 안에 울려퍼졌어. 난 단지 그년을 기절시키려고만 했는데, 그 몸뚱아리가 바닥에 넘어지는 폼 하며, 코가 완전히 묵사발이 돼서 온 방에 피가 솟구치는 걸 보게 되자, 내가 그년을 죽였다는 걸 깨달았지.

 열쇠를 찾으려고 간호사의 몸을 뒤지는 동안 공포에 질려 숨이 막힐 지경이었어. 저번에 내가 열쇠를 꺼냈던 주머니와는 다른 곳에 숨겨놓은 것 같았어. 난 '외출' 방에도 카메라가 있을지 모른다는 걸 생각하고 있었지만, 내 병실에서 이러는 것보다야 백 배 낫지. 왜 그렇게 확신했는지 모르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난 온전한 정신이 아니었다니까. 난 이때 거의 실신 직전이었어.

 열쇠를 찾아내 있는 힘껏 쥐자 손이 달달 떨렸어. 방을 나와 지하실처럼 생긴 복도로 달려나갔지. 달리는 동안에도 미끈거리는 바닥에 몇 번이나 미끄러졌어. 점점 나한테 남아 있는 에너지가 바닥을 보이는 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버티자고 스스로를 밀어부쳤지.

 지난밤 내가 기절하기 직전에 찾았던 문을 찾아서, 생각따위 할 새도 없이 그냥 벌컥 열어버렸어. 그리고 문을 지나온 내 앞에는 최소 10대 정도의 모니터가 있었지. 각각 내 방을 다른 각도에서 비추고 있었어, 내 침대에서, 모퉁이에서, 책상에서, 문에서...
 그래, 확실히 나를 하루종일 감시하고 있었구나.

 책상 위에는 디스크 파일들이 플라스틱 덮개로 덮여져 있었어. 그리고 각각 다음과 같이 이름붙여져 있었지.

첫 번째 날 : 실험체가 일어났다.

첫 번째 밤 : 실험체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것 같다.

두 번째 날 : 실험체가 공황 상태를 겪기 시작했다.

두 번째 밤 : 실험체가 잠을 거의 자지 못하고 있다.

세 번째 날 : 영양결핍 상태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책상 위에는 노트들이 흩어져 있었어. 내 손에 처음으로 잡히는 것 아무거나 잡아서 읽었지. 거기에 적혀 있던 것 그대로 여기 적어줄게.

 17번 실험체. 종전과는 대조적으로 놀랄만큼 안정적임. 높은 수치의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침착한 상태를 유지 중임. 휴대전화의 존재를 꽤 빨리 알아챔. 이전 실험체과들 달리 여섯 번째 날까지 버틸 것으로 기대됨. 실험체는 이곳이 정신병원이라는 걸 믿지 않고 있음. 또한 우리가 예상한대로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도움을 요청하고 있음. 완전한 진정을 위해 다량의 진정제를 사용함. 도주 위험이 있음. ]

 그 노트들은 막 휘갈겨댄 메모였어, 저들이 쓰려고 했던 문서...든 뭐든 간에 거기에 사용하려고 했나보지. 난 그동안 녹화되어왔고, 감시당해왔고, 내 행동들은 실험대상이었던 거야. 공포는 분노로 바뀌었지. 내가 나가는 길을 찾는 동안 분노로 인해 눈 앞이 흐릿했어.

 하지만 벽에는 어디에도 문이나 창문조차 없었어. 머리가 핑핑 돌아갈 지경이었지.

 매캐한 냄새 때문에 헛구역질이 올라왔고, 축축한 바닥에 내 발은 차갑게 젖어 뼈까지 시리게 만들었어. 바닥을 바라보며 탈출구가 여기에라도 있기를 빌었지. 그러다 곰곰히 생각해봤어, 만약 내가 지하실을 만든다면 탈출구를 어디에 만들었을까?

 재빨리 고개를 천장으로 들었어, 구멍나고 녹슨 파이프들로 가득했지만 무시했지. 잠시 뒤에, 수많은 대들보 중 하나에 묶여 있는 줄 하나를 발견했어. 그 줄을 푸는 데에 한참이 걸리더라고, 설마 내가 한번에 찾았나 싶은 기대감에 손이 떨려서 말이야.

 그 줄을 잡아당기자, 갑자기 계단 하나가 천장에서 떨어졌어. 그 계단을 기어가다시피 걸어올라갔어. 그때문에 살갗이 막 까진 것 같지만, 목숨이 걸린 마당에 알 게 뭐야. 꼭대기에 도달하자, 내가 어떤 집 안에 있다는 걸 깨달았어. 카페트가 깔린, 방금 막 요리된 칠면조 냄새가 나는 그런 집이었지. 그 집의 벽에 걸려 있는 사진, 여자 한 명과 아이 두 명이 같이 찍은 그 사진에, 그 간호사와 정말 닮은 여자가 있더라고.

 난 내가 방금 기어올라온 곳과 몇 걸음 떨어져 있지 않은 현관문으로 뛰어갔어. 현관 밖으로 나가자, 또다른 남자를 만났지. 그 남자는 제초기로 잔디를 깎고 있었어. 깜짝 놀란 그 남자는 안경을 벗더니 내 어깨 위에 손을 얹었어.

"이봐요, 괜찮아요? 내 말 들려요?" 그 남자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어. 그 남자는 화난 것처럼 보였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그 집에 어떻게 들어갔는지에 대해 엄청 궁금해 했어.

 온몸이 미친듯이 떨렸어. 그리곤 뺨에 눈물이 떨어져 내려와 온얼굴을 축축하게 만들었어. 입고 있던 환자복까지 피로 뒤범벅이었으니, 정말 미친 사람처럼 보이긴 했겠지.

 내가 말을 할 상태가 아니라는 걸 깨닫자, 그 남자는 폰을 꺼내들어 경찰을 불렀어. 난 완전히 바닥에 쓰러졌지.

 바깥 공기는 정말 환상적이었어. 따사로운 햇살이 비춰지는 건 마치 내 피부 속에 마약이 스며드는 듯한 느낌이었지. 방금 깎여나간 잔디는 따갑긴 했지만 날 미소짓게 만들었어. 난 눈을 감고 욱씬거리는 몸 위로 느껴지는 바람을 만끽했어. 그러다 먼 거리에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에 눈을 떴지.

 이 다음이 내가 알아낸 사실들이야.

 난 언제, 어디였는지도 모를 곳에서 납치됐었어. 경찰들은 그 비디오와 메모를 보면서 유추하길, 인간이 정신적으로 파괴될 때까지 얼마나 걸리는가에 대한 실험에 내가 이용당했다고 했지. 그 누구도 일곱 번째 날까지 도달하지 못했어. 그리고 나는 거기서 탈출한 유일한 사람이었어.

 그 간호사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던, 그리고 내가 만났던 유일한 사람이야. 다른 곳엔 그 비디오와 노트들을 연구하는 그 여자의 팀이 있었대. 그리고 자기 집의 지하실을 사용한 거지. 그 여자의 남편(나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은 자기집에 지하실이 있었는지조차, 그리고 내가 그 밑에 있었는지도 모르고 있었어. 내가 문 밖으로 들었던 소리는 아마 그 남자였던 것 같아.

 그 간호사의 이름은 에밀리 허스트야. 그 여자한텐 이미 대학까지 가서 독립할만큼 나이를 먹은 아이가 둘이나 있었지. 당연한 거지만, 내가 벽돌로 내려친 충격에 죽었었고.

 조사 기간 도중에, 경찰은 수많은 레딧 아이디들과 비밀번호들을 발견했어, 그리고 그 여자는 그 아이디들로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게끔 나한테 메시지를 계속 보냈었던 거야. 그리고 또 나를 도와주려 했던 사람들의 아이디도 적어놨더라고. 왜 적어놨는지는 나도 모르겠어. 그 여자는 내가 외부와 접촉이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게끔 하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해서, 나를 이용해먹으려고 한 거지. 다행히도 그년이 계획한 것보다 너희 레디터들이 더 많아서 내가 제정신을 그나마 유지했던 것 같아.

 너희들이 내 목숨을 구했어.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인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악몽이 영원히 날 따라다니겠지만, 누군들 안 그러겠어? 내가 죽어가고 있었다고, 자기방어였잖아, 그건.

 그 연구 팀은 체포됐지만, 남편은 무죄판결을 받았어. 당연한 거지만 남편은 전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바로 몇 시간 전에도 병문안을 와줬어.
 경찰들은 여전히 실종상태인 사람들의 비디오를 또 발견했어. 경찰이 몇 달 동안 매달려오던 범죄 사건을 내가 발견해낸 셈이지. 그리고 너희들이 바로 그 일등공신이야! 다른 피해자들의 가족들도, 너희들 덕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마침내 알 수 있게 됐어.

이게 내 마지막 글이 될 거야. 내 인생은 나를 도와주고 널리 퍼뜨려줬던 사람들 덕택에 여기 있을 수 있게 됐어. 그 간호사의 계획은 내 글이 엄청난 관심을 받기 시작했던 때부터 틀어지기 시작했던 거지. 너희들이 아니었다면 난 여기 없었을 거야, 진심으로.

다시 한번, 고마워, 레디터 여러분들!










+ 뱀발 : 마지막 편 번역하다가 발견한 건데 댓글들 중에서도 흥미로운 게 참 많네요.
진짜 웃기려고 개드립쳐놓은 거라든가 본문에선 놓친 부분을 예리하게 지적하는 사람이라든가...
다음 이야기부턴 댓글들 중에서도 놓치기 아까운 게 있으면 같이 가져와보겠습니다!
댓글에 Good shit이라고 있던데 이것은 좋은 똥이다 라는 뜻입

출처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5kgut3/i_think_that_im_trapped_in_a_fake_mental_hos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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