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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번역] 가짜 정신병원에 갇힌 것 같아 - 2
게시물ID : panic_919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ughJackman
추천 : 29
조회수 : 3105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12/29 23:27:41



1편 링크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91954&s_no=91954&page=1


경미한 욕설이 섞여 있습니다, 감안하고 봐주세욧










 안녕 친구들. 시작하기 전에 잠깐 멈춰서 니들 질문에 답해주고 몇 가지만 밝히고 넘어가려고. 우선, 내가 정상적인 정신병원에 있을리가 없다는 건 확실해. 난 내가 실제로 있는 곳이 어디인지, 그리고 왜 저들이 나한테 거짓말을 하는지 알고 싶을뿐이야. 방에는 창문도 하나도 없어. 문을 겁나 두들겨보기도 했고 비상벨을 계속 눌러보기도 했지만 매번 무시당하더라.
 그래도 너희들이 좋은 조언을 계속 해줘서, 다행히 여기에 다시 글을 쓰기로 결심했어. 지난 몇 시간 동안 나한테 일어난 모든 일들을 모두들 진지하게 생각해줬고 날 도와주려고 한다고 생각하니 수백 배는 더 기분이 좋아졌어. 정말 고마워.
 자, 이제 새 소식들이야.
 여기 갇힌 이후로는, 댓글 확인할 때를 빼고는 폰을 계속 꺼놨었어. 아직 배터리는 충분히 남아 있으니까, 별 문제는 없겠지. 내가 미쳐서 간호사를 폭행하기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할 시간을 좀 더 가지고 싶어. 간호사는 오늘 아침식사 시간에 정확히 맞춰서 나한테 식판을 갖다줬어. 식판엔 팬케이크랑 계란 프라이, 베이컨이 있었어.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을 지경이라 포크로 음식을 찍자마자... 음식이 가짜인 걸 깨달았지.
 저새끼들이 나한테 개같은 가짜 음식을 준 거라고. 플라스틱 음식을!
 내가 간호사한테 그걸로 지랄하니까, 식판을 가져가더니 내가 또다른 '내 에피소드의 한 장'을 겪고 있는 거라고, 그래서 나중에 다시 시도해보자는 뭔 헛소리를 하더라고. 그리곤 내가 외출할 시간이 돼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밖으로 나갈 때까지 그년을 다시 보진 못했어.
 내가 바보였지, 문 밖에 뭐가 있을지, 그리고 상쾌한 공기를 들이쉴 생각에 너무 흥분해서 간호사가 왜 아침식사를 다시 안 가져오는지 생각조차 안 나더라고.
 사실 여기부터 더더욱 이상해져. 일단 간호사가 내 눈을 가려버리더라고, 장난치는 거 아냐. 그리곤 나한테 말하길, 사실 내가 정말 위험하고 불안정한 환자들로 가득한 정신병동에 있는 거래. 그래서 혹여나 그런 환자들 중 누구랑 눈이라도 마주치는 날에는 무슨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게 확실할 거라는 거지. 솔직히 내 생각엔 그냥 복도가 어떻게 생겼는지 내가 모르기를 원한다고 생각했지, 특히나 여기가 병원이 아니라는 걸 내가 알고 있으니까.
 난 목소리를 낮출 수 있는대로 낮춰서 최대한 예의 있게 물어봤어.
"부탁인데 핸드폰으로 경찰에게 전화 좀 해도 될까요? 저한텐 아직 경찰과 접촉할 권리가 있는 것 같아서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환자분. 환자분께선 여기서 안전하실 수 있어요. 경찰은 당신의 상황과 여기서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되리라는 걸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내가 뭐라 반박하려고 했지만 망할 년이 바로 무시하더군. 눈가리개가 앞을 가리긴 했지만, 간호사 표정이 훤히 보였어. 그리고 그 목소리에 담긴 과장된 목소리도... 그 목소리를 묘사할만한 단어가... '연기하다' 밖에 없는 것 같아. 그러니까, 자기가 배운 그대로 대사를 읊조리곤 있지만, 그걸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하는 데에는 어설픈 것 같단 말이야.
 얼마 안 가 커다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그 소릴 들으니 굉장히 안심이 되는 것 같더라고. 이미 난 내 좁디좁은 콘크리트 방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가면 뭘 할지 구상하고 있었거든. 간호사는 날 문 밖으로 내보냈고, 잠시 뒤에는 문이 다시 닫히고 잠기는 소리가 들렸어. 근데 뭔가 이상했어, 내가 기대한 상쾌한 산들바람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거든. 눈가리개를 뜯어내자... 말 그대로 심장이 덜컹 내려 앉았어. 눈물이 차오르는 걸 겨우 참아냈어.
 벽에는 푸른 하늘과 나무들이 그려져 있었어. 바닥에는 초록빛 인조잔디가 깔려 있었고. 그냥 또다른 방에 불과했던 거야, 바깥세계처럼 보이도록 만든 4개의 벽일뿐인. 거의 내가 있던 병실만큼이나 작았어. 게다가 벽의 페인트 때문에 심지어 더 작아보이더라고. 그 안에서 거의 몇 시간처럼 느껴진 한 시간동안 혼자 갇혀 있어야 했어. 그리고 저들은 내 애원과 문 두드리는 소리를 또 완전히 무시했지.
 이런 말하는 것도 슬프지만, 내 원래 방으로 돌아오게 되니까 차라리 더 낫더라고.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여기 갇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니 너무 빡치더군. 이건 합법이 아니라고, 전혀! 저들에 따르면 우리 가족들도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고 내가 이 치료를 받고 있다는 거에 감사하고 있대. 내 폰에 대한 거나, 혹은 연락처 속의 번호가 전부다 바뀌어버린 사실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하지 않으면서.
 댓글란에 누가 써준 조언대로, 책상 위에 있는 책 같이 생긴 달력을 살펴보기로 했어. 첫 번째 장에는 '첫 번째 날'이라고 적혀 있었고, 다음 장으로 넘길수록 두 번째 날, 세 번째 날,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그리곤 다시 첫 번째 날로 돌아오더라고. 그리고 책의 남은 부분 내내 반복되고 있었어. 여섯 번째 날 이후의 일곱 번째 날은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았어. 그 점이 뭔가 나를 극도로 불편하게 했어.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겠지만.
 책상 위에는 더 많은 알약들이 놓여 있었고, 침대시트는 깨끗하게 빨아서 교체돼 있었어. 그래도 여전히 퀴퀴한 다락방 냄새가 나긴 했지만. 참, 침대 밑에 벽돌이 빠지는 부분이 있어서 내 폰을 숨길만한 좋은 곳을 찾았어. 거기다 내 약들도 숨겼지. 그 약을 먹었다간 내 몸에 무슨 변화가 생길지 몰라서 절대 안 먹으려고.
내가 여기 오기 전에 어디에 있었는지조차 기억을 못하는 것도 아마 이 약들 때문일걸, 엄청 강력한 종류의 진정제였겠지.

 경찰에 전화할 수도 없고, 가족들이랑 연락할 수도 없어. 혹여나 연락하더라도 내가 뭐라고 말해야 하나? 내가 어디에 있는지 나도 전혀 모르는걸. 내가 깨어나기 전에 얼마나 오랫동안 기절해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아마 내가 살던 곳과는 전혀 다른 주에 갇혀 있는 걸지도 모르지. 
 점심도 플라스틱, 저녁도 플라스틱이었어. 여기 온지 3일도 안 지났지만 벌써부터 배고파서 뒤져버릴 지경이야. 그나마 저들이 약이랑 같이 주는 물이라도 마실 수 있어서 다행이지, 그마저도 텁텁한 걸레빤 물같은 맛이었지만.
 새 소식이랍시고 들고온 게 이것밖에 없어서 미안하네. 누구도 다치지 않게 하면서 여기를 나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긴 한데, 선택지가 별로 많은 것 같진 않아. 부탁할게, 날 계속 도와줘. 날 제정신으로 붙들고 있는 게 너희뿐이라 여기마저 잃을까봐 너무 무서워.
 이제 가서 오늘밤에는 푹 자보려고 해, 뭐 당연히 안 되겠지만. 가능하다면 될 수 있는 최대한 빨리 새 소식을 갖고 올게. 어떤 것이든지 간에 상관없으니 나한테 쪽지 보내줬으면 한다.
다시 한번 고마워 모두들, 곧 다시 돌아올게.
출처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5jv8lr/i_think_that_im_trapped_in_a_fake_mental_hos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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