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앞두고 본인 동의 없이 중량 훈련 공개 “경쟁 상대에게 얼마나 드는지 알려준 셈” 비판
역도대표팀 지도자의 문제는 김 모 감독의 선수 물품 횡령 및 갈취 의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2개월 앞둔 7월 역도대표팀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국가대표 에이스 B선수의 훈련 동영상이 유출됐기 때문이다. 이 영상에는 B선수가 용상 213kg, 인상 160·163·165kg의 무게로 중량 훈련을 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는 여자역도대표팀 염 모(한체대) 코치가 6월말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세계역도인들의 자료 공유 사이트 관리자에게 전달한 것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역도 관계자는 “경쟁 상대에게 우리가 어느 정도 수준을 드는지를 그대로 알려준 꼴이다. 상대의 작전이나 훈련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라며 명백한 ‘대표팀 기밀 유출’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해당 선수 역시 극렬하게 반발했다. “어떻게 본인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그런 일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염 모 코치는 5일 전화통화에서 “필요한 정보와 자료들을 수집하기 위해 교환한 것이다. 내가 받은 자료들은 보고서와 함께 대한역도연맹에 제출했다. 개인적으로 쓰기 위함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 동영상이 문제가 되자 염 모 코치는 사이트 관리자에게 연락해 동영상을 지웠다. 그러나 이미 ‘퍼 나르기’가 많이 돼 있는 상황이었다. 정보 유출은 돌이킬 수 없었다. 대표팀 지도자의 물품 횡령 등으로 인해 누적돼 있던 선수들의 분노는 이 사건을 계기로 폭발했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던 차에 큰 충격을 받았고, 결국 B 등 2명의 선수가 태릉선수촌에서 나왔다. 관계자들의 설득 끝에 다시 바벨을 잡았지만, 중요한 시기에 무려 2주 동안이나 훈련 공백이 생겼다. 결국 염 모 코치는 11월 열리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코칭스태프에선 제외됐다. 대한역도연맹 고위 관계자는 “6∼7월 동영상 유출 및 선수 이탈과 관련해 지도력에 대한 평가를 내린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