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아프간 파병은 옳은가
게시물ID : sisa_792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뚝심송
추천 : 4
조회수 : 788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0/03/01 12:20:03
사람들이 모두 김연아 선수의 활약에 넋이 빠져 있는 동안, MBC 사장이 전격적으로 교체되었습니다. 물론 엄기영 전사장의 사임으로 어차피 새 사장을 뽑아야 될 상황이었고, 새 사장은 이명박의 수족이나 다름없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누구나 생각을 했지만, 누가 되어도 반발이 나올 상황에서 밴쿠버 이슈에 슬쩍 묻어감으로써 사람들의 이목을 피하려는 술수를 부렸다고 말이 많이 나오는 중입니다. 그러나 그런 문제로 인해 더 물밑에 숨겨진 일이 바로 아프간 추가 파병문제입니다. 같은 날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저는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역시나 해결책은 별로 없습니다. 그러면 파병에 대해서 좀더 생각을 해 보기로 하죠. 오유 시게에도 꾸준히 파병의 정당성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시는 분이 계시더군요. 한 국가가 군대를 보유하는 것은 일종의 필요악입니다. 사실 군대는 생산성이 전혀 없는 소비적인 집단입니다. 소비적인 수준이 아니라 사람들이 건설해 놓은 것들을 한순간에 날려 버릴 가공할 만한 위력을 가진 집단입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사람들이 만든 집단간의 의견충돌은 항상 있어왔으며, 그 과정에서 군대를 동원한 전쟁은 거의 인류사 전체를 장식하고 있을만큼 흔한 일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전쟁은 양측 모두를 심각하게 파괴하게 되지만, 특히나 패전을 하게 되면 존재 자체가 말살되는 무서운 일입니다. 결국 모든 국가는 서로 상대 국가의 침입을 걱정하며 자신들이 동원할 수 있는 예산의 제일 많은 부분을 군대에 투입하게 됩니다. 아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모든 국가가 통합되어 인류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이게 된다 하더라도, 아마 외계인의 침입 때문에라도 군대는 유지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군대들은 스스로 보유한 그 무서운 힘 때문에 항상 경계의 대상이 되기 마련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30년전 우리나라에서도 군대를 동원한 무력구테타가 있었습니다. 구테타는 선거를 통해 정당성을 획득한 정부가 아니라 자의적으로 정권을 탈취한 범죄라는 점으로 비난받는 대상이 됩니다. 이 문제 역시 군대가 가진 힘을 잘못 사용한 사례가 되겠습니다. 이렇게 문제가 많이 생기다 보니, 군대를 움직이는 것은 항상 고도의 합의와 신중함이 기반되어야 한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 것입니다. 국내적으로도 그렇고 국외적으로도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국내의 합의가 있다면 군대를 출동시켜 외국을 침략하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보다 약한 나라가 있을 때 쳐들어가서 점령하고 그 나라의 자원을 우리가 가져 버리는 것은 매우 욕심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사는 우리에게 그 어떤 침략도 결과적으로 양측 모두에게 피해만을 남겨준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역사로부터 배운다는 것이죠. 그래서 거의 모든 나라는 자국의 군대를 동원한 외국침략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습니다. 즉, 군대는 국내의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어서도 안되고, 외국을 침략하는 데에 이용되어서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외부의 침략을 방어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정당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현실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60년전 한반도에는 꽤 큰 규모의 전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해방이후 분단된 지 5년밖에 안되는 나라에서 벌어진 남북간의 전쟁이었으니 내전이라고도 볼 수있지만, 사실상 당시의 세계를 양쪽으로 나누던,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진영과,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진영간의 격돌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남한의 편을 들어 참전했는데, 미국의 실질적인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하는것입니다. 북한을 침략하려는 침략군도 아니고, 남한의 평화를 지켜주려는 방어군도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그저, 세계적으로 자국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을 막고자하는 파병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목적으로 미국은 그 이후에도 여러차례의 전쟁을 벌입니다. 베트남에서 그랬고, 이라크에서 그랬고, 아프간에서 또 그랬습니다. 베트남에서는 미국이 실패하고 철수했으며, 이라크와 아프간은 현재 진행중입니다. 결국 미국은 자국의 군대를 자신들에 대한 침략의 방어용으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의 자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시로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라고 좀더 도덕적일까요? 소련이야 뭐 이제 러시아로 쪼개져 버렸으니 관심없고, 중국은 지금도 실질적으로 대만을 상대로 침공 위협을 가하고 있는 중입니다. 유럽에서도 영국의 경우 아르헨티나하고 전쟁을 벌인게 얼마전의 일이고, 이스라엘은 지금도 연일 팔레스타인을 무력을 동원해서 괴롭히고 있습니다. 결국 알고보니, 말은 침략전쟁을 안한다고 다들 그러면서 실제로는 많은 나라들이 침략전쟁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땅뺏기 싸움만 침략이라는 것은 아니죠.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에서 전쟁을 벌인다면, 그것이 바로 침략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다면,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자국의 평화를 위한 방어에만 군대를 사용해야 한다는 명분은 사실상 공허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인류사회는 모든 국가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전쟁도 불사한다는 원칙앞에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죠. 그게 현실입니다. 그 현실 앞에서 침략전쟁을 부정하는 명분은 한없이 약해지기만 합니다만, 그래도 인류의 문명이라는 차원에서 생각해 보자면 침략전쟁을 부정하는 것을 포기해 버릴 수는 없겠죠.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과연 우리나라가 이라크나 아프간에 파병하는 것은 정당한 일일까요? 미국이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벌인 명분은 테러와의 전쟁입니다. 실제 이유야 뭐 여러가지 있겠습니다만, 미국의 부시정부는 자국민을 테러의 공포에서 구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다른 나라에게 공동 파병을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 파병을 앞두고 선택을 할 때, 우리는 두가지 관점을 따져봐야 합니다. 좀 약하기는 하지만, 침략전쟁을 부정해야 한다는 대의 명분에 맞는가 하는 점과, 좀더 중요한 부분, 즉 과연 이 파병이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유리한가 하는 부분입니다. 대의명분의 차원에서는 해외 파병은 원칙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결국 어떤 나라의 전쟁에 우리 군대가 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상대편과 생명을 건 싸움이 벌어지고, 결국 그들과 우리의 젊은 병사들의 목숨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 목숨이 어떤 경제적 가치보다 크다고 생각한다면, 해외 파병은 원칙적으로 명분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실리를 따지는 관점으로 오면 매우 복잡해집니다. 우리나라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력이 있는 미국이 요청한 파병을 우리가 거절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잠재적 손실까지 고려한다면, 자존심 상하거나 말거나 무조건 파병하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우리 나라는 국가의 이익을 위해, 아니 국가가 받게 될지도 모르는 피해를 막기 위해 젊은이들의 목숨을 팔아먹었다는 역사의 비난을 받게 되겠죠.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아프간 파병은 어떨까요? 전투병력이 아닌, 재건팀 보호를 위한 경계병력이 약 350명 정도 가게 되는 모양입니다. 재건팀은 제외한 숫자입니다. 경계병력은 화력을 보유한 병력이며, 경계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 자체가 무장공격이 있다는 뜻이 되겠죠. 이라크와 달리 아프간은 갈수록 탈레반의 세력이 강해지는 중입니다. 현재 80% 정도의 지역이 탈레반 관할이라고 하더군요. 미국이 곤혹스러워 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잡아야 되는 테러범을 잡기는 커녕 갈수록 미국이 장악한 지역도 줄어들고 아프간 일반인들은 점점 더 탈레반을 돕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아프간에서의 미군 누적 사망자수는 1,000명이 넘었습니다. 마치 베트남 같은 형국이라는 거죠. 거기다가 현실적으로 아프간에서의 전투는 주로 IED에 의한 공격입니다. 전면전이 아니라 게릴라들이 원격조정 가능한 폭탄을 설치해두고 병력 이동시 폭발을 시키는 식으로 저들로써는 매우 효율적인, 그러나 당하는 쪽으로는 참 골치아픈 식의 공격이 수시로 벌어집니다. 거기다가 이 IED 라는 게 급조폭발물이라고 번역되지만, 허름한 사제폭탄 수준이 아니라, 155미리 포탄 정도의 위력을 가진 살벌한 것이라고 하네요. 미군은 그로 인해 일반 험비를 사용하지도 못하고, MRAP라는 대지뢰 장갑차량을 수천대 들여와 쓰고 있다는군요. MRAP라고 해도 IED 공격을 항상 막아주는 것도 아니지만, 그나마 그게 제일 낫기 때문에 쓴다고 합니다. 첨부한 동영상에서 보면 IED가 터지면서 미군 험비가 하늘로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장비를 미국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해서 한 열대나 스무대 사거나 임대를 하려고 그러는 중입니다. 하여간 현재 아프간 상황은 이라크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봐야 합니다. 덜 위험한 이라크 파병을 놓고 참여정부 시절 엄청난 논란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에 저의 지지를 접게된 원인중에 가장 큰 부분중의 하나입니다. (다른 하나는 FTA 문제입니다.) 그런데 훨씬 더 위험한 곳에, 그것도 얼마전 샘물교회 선교단으로 갔던 수십명의 우리나라 인질까지 잡혔다가, 한국군의 아프간 철수를 약속하고 겨우 풀려난 그 ㅤㄸㅑㅇ에, 테러범들이 우리에게 다시 파병하면 보복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떠들고 있는 그 곳에, 350명이라는 우리 젊은이들을 보내는 파병안을... 국민들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김연아 선수를 지켜보는 동안 슬그머니 통과를 시켜 버렸습니다. 기사도 몇개 안나왔더군요. 사실 이 파병안은 작년 11월달 민주당이 올 2월에 통과시켜 주기로 약속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다른 것은 다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무능하고 무력해서, 힘이 없어서 끌려 다니면서 다시 우리 젊은이들을 사지로 내 몰았습니다. 미안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무사히 돌아오게 되기만을 빌도록 하겠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