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째깍...째깍...
「시곗바늘은 언제나 돌아가지. 늘 그렇듯. 규칙적이고 일정하게.
그리고 감겨있던 태엽이 허락해준 시간이 다되면, 멈추는거야.」
오늘밤도 잠을 설친다. 이 째깍 거리는 시곗바늘 때문일까?
학업에 열중하다 밤늦게 돌아와 새벽까지 공부하다 잠 못이루는 밤을 맞이한다.
매일, 그리고 매일. 늘 언제나 그렇듯이.
그렇다. 고3은 언제나 피곤하고 기계같은 삶을 살 수 밖에 없는것이다.
왜냐고? 고3이니까. 사실 잘은 모르겠지만 고3이라는 생물은 본인 스스로의 모든 생명활동,
즉 내가 말하는 생명활동이란, 단지 먹고 말하고 숨을 쉬는 그런 단순한 의미의 화학적 반응이 아닌, 자칭 영혼을 지녔다고 말하는, 그런 생명체의 유기적이고 능동적인, 삶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그런 생명활동을, 멈추지 않으면 안되는 까닭일까.
공부를 마치면 대략 10시쯤, 아마도.
그리고 집에오면 보통 10시 반.
그리고 씻고 대충 허기를 때운후 다시 펜을 잡는 시간 11시.
그상태로 새벽 2시까지. 그리고 다시 잠 못이루는 밤.
언제나 같은 패턴, 같은 리듬으로 생활한다. 모든 고3이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들리는 말에 의하면 대부분의 고3이라는 것들은 그런식으로 사나보다.
이제 수능이 얼마 남지않았다는데, 그것 때문일까?요즘들어 부쩍 피곤해진 모양이다. 수능은 시험인 모양이다.
내가 만들어질때 겪었던것과 같은.
인간이란 세계에 발을 들일 자격이 있는지, 시계로서, 인간의 삶의 리듬과 언제 어떤 일을 해야할지 알려주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그런 시험 말이다.
뭐, 나는 괘종시계라 딱히 문제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상관없지만, 인간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물론 우리도 싸고 비싸고의 차이는 있지. 하지만 그것으로 내가 시계라는 근본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3은? 아니다.
그들은 점수에 의해 나뉜다.
비싼 인간, 싸구려 인간, 인간도 아닌 인간.
그것은 마치 시계로 태어나 고물취급을 받고 바로 쓰레기장으로 직행하는것과 비슷하다고 해야할까나.
그것만 빼면 그들도 우리들과 다를바가 없다.
언제나 돌아간다.
째깍...째깍...째깍...
늘 그렇듯. 규칙적이고 일정하게.
그리고 감겨있던 태엽이 허락해준 시간이 다되면, 멈추는거야.
그리고, 너도 이제 시계가 됬네.
인간들의 시험은, 어려웠나 보지?
너도 불합격 판정을 받은 모양이구나, 불쌍한 고3.
그래서 시계가 되는 길을 택한거야,
흔들, 흔들, 흔들...
마치 괘종시계처럼.
작가의 한마디 : 저도 이제 고3이네요. 열심히 해야죠. 급하게 쓴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