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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강박
게시물ID : panic_916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꼬마글요정
추천 : 14
조회수 : 160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12/05 03: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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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아침엔 늦잠을 자버렸다. 

최대한 서둘러도 지각이다. 나는 씻고 허둥지둥 집을 나섰다. 

문을 쾅닫고 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향한다.

다행히도 내가 타야할 버스는 정류장에 도달하자마자 도착했다. 

다행이다. 지각은 안하겠군. 중얼거리며 버스에 올라탔다. 

근데 가만, 내가 가스벨브를 잠갔던가?
서두르느라 안 잠근것 같다. 어쩌지. 안잠궜으면 큰일인데.

그래도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잠그고 와도 아슬아슬할 것 같다. 

서둘러 다시 집으로 달려간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가스벨브는 잠겨져있었다. 



뭐야, 괜히 헛걸음했네. 하여간 멍청하면 몸이 고생이라니까.

중얼거리면서 다시 나가려는데 거울에 비친 모습이 너무 이상하다. 

아무리 아침에 대충준비했다지만 이 스타킹에 이 스커트라니. 진짜 아니야.

스타킹만 갈아신으면 2분도 안걸리니까 스타킹을 갈아신어야겠다. 

아차. 스타킹 안빨았지. 드는 스타킹마다 올이나가있다. 시간도 없어죽겠는데 짜증이 미친듯이 솟아오른다. 

아, 그냥 어제 신던거 신어야겠다. 대충 꿰어신고 또 다시 나왔다. 뭔가 그래도 이상한거같은데 이제 진짜 신경쓸 여유가 없다. 



근데 내가 다리미 콘센트를 뽑았던가? 


아까 달군답시고 콘센트 뽑아놓고 다른 준비했는데. 

화재가 나면 큰일이다. 안그래도 자주 콘센트를 안뽑아서 큰일날뻔한적이 많았다. 평소같으면 가족들이 집에 있겠지만

지금은 주말에 출근하는 나를 뺴놓고 다들 시골에 내려갔기 때문에 콘센트를 뽑아줄 사람도 없다. 

그래. 집에 불나는거보다는 그냥 내가 한번 지각하는게 낫지. 아니면 택시라도 부르면 되니까. 

화장이고 뭐고 얼굴이 땀 범벅이다. 다시 집으로 달린다. 가슴이 숨차서 터질것 같다.



헐 안뽑혀있었다. 
하마터면 큰일날뻔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 

하여간 누가 챙겨주지 않으면 큰일날 일만 저지른다. 만약에 집에 불났으면 어쩔 뻔했어. 

일찍들어와도 일곱시인데.

다시 돌아온 내가 그나마 대견스럽다. 

택시를 부른다. 다행히 주변에 택시가 있다. 3분내로 온다고 뜬다. 

발을 동동구르며 택시를 기다린다. 

아, 저기 온다.


그런데 내가 고데기 콘센트를 뽑았나?
보일러는 잠궜나? 
안했으면 어쩌지? 
보일러세 더 나오면 큰일인데.
고데기도 계속 꽂혀있으면 화재 날텐데. 
그거 이불옆에 놔뒀는데.
아냐 했을거야
아냐, 아까도 다리미 안뽑았잖아. 안뽑혀있을거야. 

아 택시왔는데 이제타고가야하는데. 
근데 아니면 하루종일불안하잖아. 
분명히 뽑은 기억이없는데. 
아냐 뽑았을거야
안뽑았을거야. 

그러고 보니 어제 usb가져왔던거 같은데 챙겼나? 아까는 없었는데. 
회사에있나? 없으면 어떡하지?
챙겼나? 안챙겼나? 

고데기는? 
보일러는? 
usb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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