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베에 이혼으로 고민하는분의 글을보고 힘내시라고 글올려봅니다.
저는 26살에 만나 1년 연애하고 결혼했습니다.
결혼생활 5년을 마지막으로 올해 이혼정리 했습니다.
저는 말단 공무원이긴 하지만 월급 받으면 용돈 30만원 빼고는(기름값 포함) 집에 모두 줬구요
공무원 되기전 친구들과 부동산쪽으로 손대놓은게 있어서 매달 수익이 월급까지 합치면 500정도는 됩니다.
월급외 수입은 노후대비로 인해서 제가 관리했습니다. (집사람한테는 말하지 않았구요)
결혼할 때 부터 처가집 사정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장인어른께서는 사고로 인해 집에 계속 누워계셨구요
장모님께서는 공장다니시다가 허리를 다치셔서 집에서 쉬고계셨구요
형제가 1남 2녀인데 막내였습니다.
첫째 언니는 결혼해서 그냥저냥 사는가 싶더니 가게한다고 해서 쫄딱은 아니지만 몇번 말아먹었구요
둘째 오빠는 저보다 3살 많습니다. 공무원시험 준비한다고 해서 책값이며 용돈이며 주면
맨날 술만 먹으로 다녔구요;; 집에가면 매일 게임하고있습니다.
그래도 집사람이 착하고 저한테 잘해주니까 결혼했습니다.
집에서는 반대가 좀 있었는데 그냥 제가 적당히 둘러대서 넘어갔습니다.
물론 처가댁에 문제가 생기고하면 분명히 집에서 빌렸다고 하고 제돈으로 해결을 몇번 하고는 했습니다.
근데 부모님에게 고맙다는말 전해달라는 말한번을 안하십니다.
근데 몇년 지나니까 돈문제만 생기면 저한테 얘기를 합니다.
한달 월급해봐야 200도 안되는거 알면서 그것도 오빠 학원비가 부족하니 용돈좀 줘라느니
저도 한달에 기름한번 넣고 나머지 20만원으로 아껴쓰는데 공부도 안하는 사람 용돈까지 줘야하나 싶더라구요
그래도 매달 20만원에 장모님 매달 10만원씩은 용돈도 드렸구요.
고맙다는 소리한번을 제대로 안하는게 섭섭해도 그래도 가족이라 생각하고 참고 살았습니다.
물론 집사람도 직장은 있습니다. 중소기업 계약직으로 근무하며 100만원정도 수익이 있어서
집사람 월급가지고 생활하고 제 월급 나머지는 저축하고 나름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다 저도 나이가 먹어가는지라 올해는 애를 가지자고 말을 했습니다.
집사람은 둘의 수입으로 낳기는 부담된다고 예전부터 말을 해온터라 개인적으로 모아둔 돈 이야기를 해주었죠
이정도면 애 낳고 집장만하는데도 충분할거 같다고 했더니 일단 알았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얼마후 처가집에다가 이야기를 했더군요;;
어느날 저녁을 먹자고 부릅니다. 뭔가 찝찝하더군요;;
둘째 오빠가 사실상 시험을 포기한 상태니 뭐라도 먹고 살아야하지 않겠냐고 합니다.
가게하나 차려주고 싶은데 돈을 좀 빌려달라고 하시네요
생각도 안해보고 거절했습니다. 둘째 오빠가 사회 경험도 없을뿐 더러 성격도 그렇게 융통성 있는 성격은 아니었기에
안될거 같다고 말했더니 그때부터 난리가 났죠.
허....
참.... 허망하더군요
전 그때부터 죽일놈이 됬습니다. 인정도 없는 놈이 되었죠.
집사람도 처가에서 그 난리를 치니까 중간에서 어쩌지도 못하더군요..
이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부모님 생각만하면 눈물이 나더군요 정말
또 주변사람들한테는 어떻게 말할지..
친구들은 뭐라할지..
이 나이에 이혼하면 다시 결혼은 할수있을지..
고민고민하다가 집사람 한테 먼저 얘기를 했지요
이혼하자고.. 부모님하고 인연끊고 산다는건 자식으로서 못할짓이니까
우리가 갈라서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협의 이혼했습니다. 물론 재산문제로 또 말이 많았지만
결혼후 모은 재산만 정확하게 분배하고 정리했습니다.
사람이라는게 참 간사한게 금방 괜찮아집니다.
물론 저는 아직도 모르고 배워야될게 많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행복해야 부모님께 효도도 하고 주변사람들 한테도 잘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정적인 마지막 순간에는 본인과 부모님을 생각해서 결정하세요.
부모님은 언제나 제편이라는걸 30살이 넘어서야 알게되었네요
세상이란게 무섭고 겁나도 일단 가보면 어떻게는 되더라구요
힘내시구요. 행복해지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