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으로 손연재는 김연아(24)와 같은 시대를 산다. '연아의 라이벌' 또는 '제2의 김연아'라는 수식은 손연재에게 독이 됐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따내면서 세계 정상에 올랐다. 단군 이래 최고의 여성 스포츠 스타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연아 팬들의 상당수는 손연재의 안티다. 전자·휴대전화 등 시장 경쟁이 치열한 제품 광고를 김연아와 손연재가 양분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광고 찍을 시간에 훈련이나 더 하라'는 댓글이 넘쳐났다. 그럴수록 손연재는 눈 감고 귀 막고 훈련에만 전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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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가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어도 '국내에서 금메달 따면 뭐 하나' 같은 악플이 많았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손연재 악플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는 김연아가 이룬 업적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손연재가 악플에 시달리는 건 '확실한 최고' 말고는 깎아 내리길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이 반영된 현상이다. 금메달을 목에 건 손연재는 "나도 사람이라 악플 때문에 많이 속상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게 내 몫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꿋꿋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