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튼튼한 운동화를 신고 왓으니, 음슴체.
어제 아침 10년 넘게 신발장의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구두. 엔지니어이다보니 주로 운동화나 캐주얼 신발을 신다보니 먼지가 뽀얗게 앉아있길래, 불쌍하다 싶어 신어줫슴. 아침엔 정말 멀쩡하던 구두라 따로 사진을 찍을 필요도 없었고요. 화장실을 갔다오면서 깨끗한 사무실 카페바닥이 더러워진 것을 보고도 그것이 나로인해 벌어진 것인지도 전혀 인지 못했슴. 그러다가 발 밑에 뭐거 걸리적 거리길래 머리를 숙여 책상아래를 보았더니 왠걸 구두의 밑창에서 셀프디스럭션이 벌어지고 있었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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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왼쪽은 그나마 괜찮길래 오전/오후 미팅 몇번 갔다오고 책상에 꼭 붙어있어야겠다고 다짐했었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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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움직일때마다 부스러지는 느낌. 발을 고정하고 있으면 경련이 일어날꺼같구...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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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첫 회의를 갔다와서 왼쪽 구두에서도 붕괴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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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는 계속되고 그나마 퇴근까지 버텨보고자 마침 사무실에 돌아다니던 박스테입을 붙였슴. 그나마 밑창 뒤부분은 테입이 붙지도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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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도 반 붕괴가 되고 테입은 그나마 매끈한 부분에만 붙어 있다가 아예 중간 한덩어리를 부여잡고 떨어져 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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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뭔일이지 사무실바닥에 벌어진 찌꺼기들을 가지고 웅성거리기 시작했슴. 책상에서 벗어나는 것을 최대한 줄여보려해도 어찌할 수 없는 지라, 커밍아웃을 해버림. 바닥에 다시 테입을 닥지닥지 붙이고 진공청소기 빌려다가 대충 수습. 오후 중반 임계점에 다다랗다고 생각하고 퇴근하는데 누가 뭐라하는 사람 없었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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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창으로 가면서 마지막 샷. 가죽은 아주 멀쩡함.
그나마 하나 있던 구두인데... 새 구두는 진공포장해서 변질됨을 막아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