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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인터스텔라는 사랑을 기만하는 영화다.
게시물ID : movie_365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남이
추천 : 10
조회수 : 1334회
댓글수 : 35개
등록시간 : 2014/11/19 12:52:58
놀란감독은 원래 인간의 시니컬한 면을 잔인하리만치 현실적으로 잘 표현하는 감독입니다.
그런데 그런 놀란감독이 영화 내내 오그라들 정도로 사랑을 외치며 감성을 자극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상에서 사랑이 하는일이 무엇이었을까요.
 
영화를 보고 너무 큰 감명을 받아 수많은 리뷰를 읽고 해석글을 보고 영화를 곱씹어보다가
문득 이게 과연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인지 
아니면 사실은 사랑따위는 비현실적인 어리석은 감정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싶은건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몇가지 근거들을 나열해보고자 합니다.





근거 1.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는 아버지 쿠퍼와 딸 머피가 있습니다. 
 
브랜드 박사는 지구에 있는 인류는 구할 방법이 없다는걸 알지만 
쿠퍼에게 딸을 사랑한다면 그녀를 살리기 위해 떠나라며 거짓말로 설득을 하죠.
 
브랜드 박사는 쿠퍼가 딸을 사랑하는 마음을 이용해 
결국 자신의 목적(능력있는 항해사를 고용)을 이룹니다. 
 
그러면서 정작 자신의 딸 에밀리아는 우주로 보내 살수있도록 하구요. 
 
쿠퍼는 영화 후반부에 브랜드 박사에게 속아 딸을 떠난 자신을 원망하고 과거를 후회합니다.
 
딸 역시 자신을 배신하고 떠난 아버지를 오랬동안 용서하지 못하고 
아버지와 같은 나이가 되도록 메세지 한번을 보내질않습니다.
 
쿠퍼와 딸은 둘 다 서로를 너무 사랑하는 나머지 
결과적으로는 서로에게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말았죠.
 
둘은 결국 약속대로 극적인 재회를 하게되지만 
이는 둘의 사랑의 힘이 아니라 '그들'이 쿠퍼를 토성근처에서 구해지도록 셋팅해 준 덕분입니다.

 


근거 2.
아멜리아 박사 역시 이성적인 과학자이지만 
에드먼즈에 대한 사랑 때문에 이성이 아닌 감성적인 태도를 보이고
우리가 아는 자원중 유일하게 시공간을 넘나드는게 사랑이 아니냐며 
과학적으로는 말도안되는 말을 합니다.
 
현재 초끈이론에 의해 이 우주가 11차원까지 있다고 예상되는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차원 중 하나가 감정이라한들 아니라고 단정지을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아멜리아는 그냥 에드먼즈가 보고싶어 떼를 쓰는것 뿐이죠.
 
이건 선원들의 목숨을 생각하지 않은 그냥 생떼에 불과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에드먼즈행성이 유일하게 사람이 살수있는 행성이었지만 
이건 사실 사랑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입니다.




근거 3.
블랙홀에서 사랑의 힘으로 머피의 방까지 도달했다?
 
실제로 쿠퍼는 영화상에서 비슷한 발언을 합니다만 
이건 영화상에서 증명된 사실도 아니고 그냥 쿠퍼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난 딸을 너무 사랑하니까 내 사랑의 힘으로 이렇게 딸의 방이 보이는건가?' 라고 착각한거죠.
 
근거도 없고 그냥 자기가 그렇게 믿고 싶은겁니다.
 
실제로 '그들'이 쿠퍼를 블랙홀에서 구해 테서렉트 안으로 넣어준것은
그냥 쿠퍼가 인류에게 중력방정식의 해를 보내게 하기 위해 
그 공간을 만들어준것뿐이었습니다.
 
 
여기에서 '머피에게 신호를 보내던건 사실 나였구나' 라고 깨달은 쿠퍼는 
한단계 더 비약적인 착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나에게 메세지를 보내는 그들은 우리 인류의 미래인거구나!'라구요.
 
이 역시 말도 안되는 착각입니다. 
 
미래에서 중력방정식을 보내줘서 인류가 구원받고 
그 인류가 나중에 과거에 중력방정식을 보내주면 다시 그 인류가 구원받고 
그 인류가 나중에 과거에 중력방정식을 보내주고 이런식의 계속해서 돌아가는 로테이션인데 
이 로테이션의 시작을 생각하면 
미래가 아직 오지않은 인류에겐 중력방정식을 보내줄 미래의 인류가 존재하질 않습니다.
 
'최초의 인류는 웜홀이 없어도 어떻게 블랙홀에 들어가서 특이점을 해석하고 중력방정식을 풀어낼수도있지않나요?'
 
이는 말도 안되는게 애초에 웜홀이 존재했기에 나사가 비공개로 다시 모여서 
우주선을 만든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웜홀을 뚫어주지 않았더라면 
인류는 그냥 지구에서 굶어죽었을껍니다. 꿈도 희망도 없이요.
 
 
그리고 한가지 더 영화상에서 강조되던 머피의 뜻인 일어날 일은 어차피 일어난다.
 
이 말의 의미는 미래의 개입으로 과거 현재 미래를 바꾸거나 할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즉 쿠퍼가 노력해서 인류를 구한게 아니라 
원래 쿠퍼는 거기서 그렇게 인류에게 중력방정식을 전달할 운명이었던겁니다.
 
만일 쿠퍼가 딸에게 stay가 아닌 dont go라고 메세지를 바꾼다던가 
모스부호가 아닌 다른방법으로 stay를 전달했다면 
미래의 개입으로 과거가 변한다고 할수있었겠지만 
쿠퍼는 과거의 현상을 완벽하게 그대로 재현할뿐이었습니다.
 
결국 일어날일은 일어났을 뿐이고 여기에 어떤 변화도 감동도 사랑도 없었던거죠.




근거 4.
머피역시 사랑때문에 큰 착각을 하게 됩니다.
 
고스트가 아빠였구나 라는 착각을 말이죠.
 
머피가 너무 확신하고 사실 진짜로 쿠퍼였기 때문에 
머피의 깨달음이 진실인것처럼 영화상에선 비춰졌지만
사실 이 착각에는 어떠한 근거도 없고 확신도 없습니다. 




근거 5.
사랑때문에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되는 가장 극단적인 예로 쿠퍼의 아들 톰을 들 수 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때문에 톰은 처자식이 죽어감에도 
아버지의 농장을 놓지 못하고 사랑하는 두 사람을 그냥 죽게 두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말죠.
 
심지어 이미 자식 한명을 잃었음에도 말입니다.




이처럼 인터스텔라에서 나오는 사랑은 의미상으로는 겉보기에는 아름다워 보이지만 
전혀 근거가 없고 오히려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만드는 감정으로 표현됩니다.
 
사랑 때문에 속고 착각하고 고집을 부리며 주변사람들을 혼란에 빠트립니다.
 
위와 같은 근거들을 통해 놀란감독이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인것 마냥 표현해놓고 
사실은 사랑을 기만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혹시 제가 놓친 부분이나 간과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긴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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