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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재수생입니다 수능 결과가 별로 안 좋아요
게시물ID : gomin_12638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만아파해라
추천 : 2
조회수 : 107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11/19 02:25:10
제목을 뭘로 해야하나 싶다가 그냥 이렇게 썼어요
제목처럼 저는 재수생이구요 올 해 수능을 봤습니다
공부는 집에서 했고 기출문제집이랑 이비에스만 끼고 했어요
수능 볼 때.. 문제를 풀 때는 잘 못 풀었다는 생각은 안 했는데
어제 피시방가서 채점 했는데 결과가 생각보다 안 좋더라구요
허무하네요 허무하고 슬프고
그렇다고 제가 공부를 안 하고 놀았냐. 그건 아니예요
물론.. 그 정도로 돼? 더 빡세게 했어야지!하실 수도 있겠지만 생리통, 감기몸살때문에 앓아누웠을 때 빼고는 매일 9~10시간씩 공부했거든요 그 이상도 했지요
꾸준히만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서..
변명하기에도 지치네요 밤이 되면서 미래가 두렵고 가족들 친척들 친구들 선생님들께 성적을 말했을 때 돌아올 표정과 말들이 두렵고요 그래서 여기에 글 써봅니다
작년 이 맘 때 정말 고등학교 3년 내내 열심히 공부했지만 내신은 좋았어도 수능을 못 봐서 수시강탈되고 자괴감에 빠져있을 때.. 엄마한테 그럼 더 열심히 하지 그랬어!!하는 소리를 들었을 때 많이 슬펐어요 정말 많이 고민했고 그리고 그래. 성적맞춰 가느니 한번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재수를 했습니다
저희집이 좀 가난한편이고 부모님도 밤낮으로 고생이 많으셔서 세뱃돈으로 책 사고 독학으로 하고 그랬어요 재수하면서 배운 것도 많고 깨달은 것도 많아서 결과가 아쉽고 속상해도 제 스스로는 받아들이고 좀 더 후련합니다만
세상은 그걸 봐주지 않지요.. 그게 참 슬퍼요
동생은 제가 재수하는 걸 탐탁치 않아했어요 돈이나 잡아먹는다고 자기는 수능 망쳐도 절대 재수 안 할 거라고 그리고 동생은 머리도 좋아서 쫌만 공부해도 저보다 성적이 잘 나와요
어제 동생이 국어성적 물어보길래 말했더니 표정이 구겨지더군요
저는 일 년 내내, 그리고 성적을 말하는 순간에도, 죄스러운 표정을 지었었어요
동생이 너 진짜 공부 왤케 못 하냐?! 그러는 거 있죠
왈칵했어요 내가 못 보고 싶어서 못 봤냐 내가 일 년동안 공부한 거 모르느냐
그랬더니 그럼 잘 보든가!!! 그러는 거예요
말하니까 또 서럽네요
내가 
못 보고 싶어서
못 봤나요?
진심으로요 죽고싶다는 생각 처음 들었어요
나 혼자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한테 그런 소리 들으니까 진짜 죽고싶더군요 잘 모르겠는데.. 그냥 아무 생각 안 들고.. 그것도 가족한테.. 친한 사람한테.. 그 경멸을 받으니까 날 향해 쌓아놓은 그 겨우 쌓아놓은 자존감이 전부 무너지면서 진짜 난 왜 사냐. 하는 생각 밖에 안 들더이다.
울었어요 채점하고.. 집에 오는 길에 울고.. 잠든 아빠가 미안해서 울고.. 동생한테 그런 소리 듣고 울고.. 나 수능 못 본 거 모르는 엄마가 무서워서 울고..
인생은 기니까. 뭐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니까. 라고 해도 두려워요
제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은
괜찮아 너는 충분히 했고 고생했어
대학이 다가 아니야
우리 같이 찾아보자
좋은 길이 또 있을거야
부지런히 살아보자
였어요
다 필요없고
내가 도와줄게 같이 찾아보자. 이거.
이거 이 말이 저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근데 아무도 안 해줬어요 누가 해주면 좋겠네
의식의 흐름이죠 완전 글이 죄송합니다
친구들한테는 말을 잘 못 해요 친구들이 어쩔 줄 몰라하는 게 미안하더라구요 이렇게 많이 징징대기 미안하고
참 세상은 불공평해요 저는 노력을 했는데 왜 안 돼?가 불공평하다기보다는 왜 쟤는 나보다 놀고 공부도 덜 하는데 성적도 잘 나오고 대학도 잘가? 그게 억울하더군요
그래서 열등감도 심해졌고
개인마다 특성이 다른 건 당연한건데 그걸 줄세우고 뒤쳐지면 인생 망한 것처럼 말하니까 슬픈 거예요..
 초딩 때는 하도 주변에서 영리하다길래 똑똑한 줄 알았지 내가 근데 커보니까 주입식 교육에 뇌가 굳은 헛똑똑이네
무슨 말씀이든 좋아요 그치만 채찍보다는 그냥 안아주시면 안 될까요 그런 말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저는 소중한 사람이에요 저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그래서 저는 저를 아낄거고.. 제 성적과 대학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의 말을 그저 받아들이고 수렴하고 죄송한 어른분들께 죄송하다고 그치만 재수를 하면서 많이 배웠고 이를 인생의 거름 삼아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 할 수 있는 제가 되고 싶습니다
저를 상처 준 동생. 같이 있으면 정말 즐겁고 행복하지만 저를 위해 조금 멀리할 거예요.
그만아파하고 싶어서 지은 닉네임인데 그만아프고싶네요:(
아 그리고 노무사라는 직업에 관심이 있는데.. 혹시 잘 아시면 어떤 학과가 좋고 공부기간이나 취업상황이나 성격은 어떠면 좋은 지 사회속에서 살아가기 어떠신지 아시는 분 말씀해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떠오르는 대로 막 썼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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