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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
게시물ID : panic_914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풔플
추천 : 45
조회수 : 6810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6/11/12 11:26:27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살았었다. 
오원춘의 뉴스로 한동안 시끄러웠던 동네..
가정에 속해있다가 혼자 나와서 살면서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걸 깨닫게되고
참 궁핍하게 살았던것같다. 밥을 못먹었던 일들도 밥먹듯 잦았었고
뭐.. 누구나 겪을 그런 빈곤하고 배고픔들이였다.
지동은 집값도 비싼편이 아니였고 번화가도 아니여서 그냥 어디나 있을법한
조용한 동네였다. 그래서 빈곤했던 내가 선택하기에 가장 알맞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살았던 그 집은 작은부엌 그리고 거기에 바로 딸려있는 변기
그리고 나뉘어져있는 작은 방 하나 , 쉽게말해 방하나에 화장실에 부엌이 있던 곳이였다.
밖에도 공용으로 쓰는 화장실이 하나 있었는데 내가 살던방은 그래도 안에 화장실이있어서 좀 좋은쪽에 속했었다.
처음에 이 집을 얻었을때 엄청 울었었다. 빈곤했던 나지만 부엌에 변기가 함께 있는것을 보니 정말 너무
서러웠던것같다. 하지만 금방 다시 웃었다. 전세 천에 나가는돈없이 이정도에 살수있다는것도 복이니까
그리고 방에 비밀스럽게 딸려있는 작은 다락방도있었다. 방이라고하기엔 뭐하지만 사람이 엎드려서 머리 약간 
들수있는 정도의 높이로 물건을 넣기에는 창고처럼 너무 좋았다. 다락방에 작은 창문도있어서 밖을 볼수있었다.
천만원은 빌렸었고 이자를 내면서 살았다. 그게 월세보다는 더 저렴했다.
내가 살던 방은 건물에 문이 하나씩 다섯개정도 줄지어있는 있는 주택이였다. 문 앞은 바로 골목길이였다. 
말하자면 옆방에 사람이 살고 또 그옆방에 사람이 살고 또 그옆방에도..
내 왼쪽에는 중고생 남자아이 두세명과 아저씨 , 그리고 오른쪽에는 자주 사람이 바뀌었는데
내가 한참 살때는 주인집어르신의 조카라고 했었다. 20대정도 남자..
자세히 본적은 없어서 누가누가 사는지는 정확하게 몰랐지만 왼쪽 방에 사는사람들은 그래도
인사도 하기도하고 말을 해본적은 있었다. 전기가 함께 연결되어있어서 사람수대로 나눠냈었기때문에..
왼쪽집과 함께 내야해서 그럴수있었던것같다. 여담이지만 전기세가 누진세때문에 많이 나오는건데
내가 전기를 많이써서 그런다고 신경질을 내시곤 하였다.
그리고 오른쪽 집에 사는 20대 초중반인지 후반인지 모를 남자는 매일 친구들과 집에서 술판을 벌렸다.
방음하나 안되는 건물에서는 정말 곤욕이였지만 한번도 이야기를 꺼내진 못했다.
부엌 변기에서 앉아서 일을 보고있는데 그쪽집에서 남자들끼리 하는 이야기가 들렸었는데
옆에? 몰라 여자 머리길고 .. 이런 이야기가 들렸었는데 부득이하게 내가 머리가 길었고 여자였다. 그리고 옆이였고
기분이 상하기도했지만 우선 무섭다는 생각부터 들고 불안했고 심장이 뛰었었다..
어쩌면 내가 정말 잘못들었을수도있다 잠결이였으니까 어찌되었던 그옆집사람과는 안마주치도록 노력했다.
내가 살던 집의 현관문이라고 할수있는 문은 그냥 철문이였고 파란색 칠이 되어있었지만 많이 녹슬어있었다.
문을 열면 바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골목길이였다. 차가운 바람이 그냥 관통하는 곳이였고 그마저도 바람에
덜컹덜컹 항상 시끄러웠다. 내가 살았었던 그 집 자체로도 나를 더 빈곤한 느낌이 들게 해주었고
조금 공포스러웠다. 밤이 너무 싫었다. 방에 누워있으면 바로 눈에 보이는곳이 현관문이였고 방문도없었다.
잠을 자려고 누우면 그 더러운 철문이 덜컹덜컹 거리는 소리들도 너무 싫었고 골목길에서 누군가 발소리를 내며
다가왔다가 주춤주춤 거리는 그런 소리들도 신경쓰여서 너무 싫었었다.
내가 힘이좋은 남자였다면 덜 무서웠을수도 있었을것같다.
내가 정말 공포스러웠던 이유는 내가 힘이 없다는걸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기때문이였던것같다.
남자를 당해낼수는 없을테니까 여자들이나 힘이 약한 남자들이 다른사람들보다 어떤 무서운것에 더 공포스러워하고
더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아마 그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새벽까지 잠못드는 날들이 많았었고 그날도 그랬던것같다.
그냥 새벽에 눈이 떠졌고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았다. 내가 말하는 화장실은 부엌 변기다.
그리고 다시 이불에 누었는데 문득 현관 문고리가 보였다. 아무생각없이 .. 그냥 멍하게 ..
아, 그리고 우리집은 정말 환했다. 창문에 뽀로로 담요 한장 고정해놓은것이 전부였는데
바로앞은 2층으로 보이게 되어있는 건물이였다. 길가라서 가로등이 아주 밝았었다.
지금생각해보면 그래서 잠을 더 못들었나 싶다.
그날도 문득 멍하게 현관의 문고리를 바라보느데 너무 잘보였다. 가로등은 참 밝게도 해놨네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순간 문고리가 돌아갔다.
내 눈을 의심했다. 정말 너무 당황스러웠고 등에서 바로 식은땀이 맺히는 쏴한 기분이였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입이 바짝 말랐었다. 순식간에 그 모든 느낌과 감정이올라왔다.
아무리 바람이 불더라도 문고리가 돌아가다니 제정신인가 싶었다.

순간 숨을 죽이고 설마 하며 다시보고 또 다시보았다.
참 기가 찰 노릇이였다. 지금생각하면 어처구니없어서 실소가 나오는데 그 순간에는 정말 너무 무서웠다.
문고리가 돌아간다. 계속해서 .. 그리고 멈췄다. 그리고서 살짝 덜컹덜컹
바람때문일까 문밖의 누군가가 열고 닫는 것일까. 침이 바짝 마르고 손은 차가워지고 식은땀은 나고
내 눈은 정말 커졌다. 그리고 온 신경이 문고리에 집중해있었다.

또다시 문고리가 돌아가고 덜컹덜컹 마치 바람처럼.. 사람이 아닌듯 조용하게.. 

나는 벌떡일어나 문앞으로 다가가서 소리를 지르듯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누구세요?

순간 조용해졌다. 원래 바람에 부는 덜컹거림이 있는 문이였는데 항상 익숙한 리듬이였는데
그마져도 없이 조용해졌다. 문앞에 뭔가가 서서 바람을 막고있는것처럼..

누구냐고!! 역시나 아무말도 없었는데 순간 사람이 피식? 하는 그런소리를 분명 나는 들었다.
내가 겁먹은 목소리를 내고있었고 이미 알고있었겠지만 여자라서 였을까?
정말 기분이 더러웠다. 내가 제정신이 아니였을지도 모르지만 분명히 문밖에 누군가 있었다.
슬리퍼같은 신발 소리로 주춤주춤하는 소리도 분명 들었다.

그 적막속에서 다시 소리를 질렀다. 욕도했던것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새벽에 옆집 사람들이 정말 시끄러웠을것같은데 그날은 아무도 없었나보다.
계속해서 울듯하면서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누구냐고 물으며 소리를 질렀다.
나는 차분한 편에 속했었는데 그당시에는 차분할수가없었다. 정말 두려웠다.

아무소리가 안들리자 내가 미쳤나 정말 착각한것인가싶고 스스로 바보같고 어처구니 없고
오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문을 열어보고싶다는 한심한 생각도 했었다.
너무 답답했으니까..
칼을 들고 열어볼까 생각도 했지만 지금생각해보면 정말 다행이도 용기가 나질않았었다.
내가 착각한것이겠지 라고 믿고싶었던 그때
내 눈앞에서 다시는 그런일이 없었으면 좋겠을 일이 벌어졌다.
명함이였을까? 문앞에 흔하게 있는 전단지였을까? 아니면 다른 얇은 무엇이였을까?
문이 다물어져있는 그부분에 전단지를 끼우듯 내 머리 위부터 발목까지의 길이만큼
쓸고 내려왔다. 그 소리들이 지나는 지점들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귀로 듣고 느끼고있었다.
너무 소름끼쳤다. 닭살이 순간 몸의 모든곳에 돋아나는 느낌이였고 울음이 터져나올것같았다.
미칠노릇이였다. 뭘 더 망설여 ..  나는 방구석에 들어가서 조용히 경찰서에 신고를했다.
그리고 다시 문앞으로 와서 시간을 끌었다. 
참 아무것도아닌 더러운 문이였지만 문을 어떻게 하진 못하겠다는 생각에 안도하며
슬슬 열이 받기 시작했다. 무서웠지만 너무 짜증이나고 저 밖에있는 엿같은 것이 너무 괴씸했다.
그때 문을 발로 걷어차듯 쾅쾅거렸다. 
내 입에서는 육두문자가 쏟아져 나왔고 너무 놀라고 무서웠지만 신경질나고 화가났다.
당장이라도 문을열고 언제 손에 들었는지 모를 칼로 시원하게 쑤셔버리고 싶은 심정이였다.
그생각을 하는 동시에 나는 다락방으로 기어 올라갔다. 빠르게 하지만 조용하게
창문.. 창문으로 어떤인간인지 볼거라고 올라갔다 정말 빨랐다.
창문을 내다보는순간 밑에서 나를 올려다 보는 무엇을 보았다. 분명히 사람이였고 남자였다.
얼굴.. 그 빌어먹을 얼굴을 보고싶었는데 창문이 너무 더러워서 잘보이지않았다. 누군가 나를 올려다보고
형체가 남자느낌이라는것 그리고 다락방에 올라갈것을 어떻게 알았지 저렇게 노려보고있었지?
나는 순간 너무 무서워 숨었고 긴장했다. 잡스러운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다시 문앞으로 갔다. 경찰차 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다. 그 무전기같은 위잉위잉 하는 소리도 들렸다
아주 광고를 해주는구나 .. 하긴.. 내가 무슨일을 당하고있었다면 일을치고있는 범인을 도망가게 해주는 어떤 메뉴얼이겠지..
경찰이 왔다고 했다 못찾았다 한참을 서성거리며 찾고있는듯했다 건물이 빌이먹을 구조라
앞은 2층이고 뒤에는 1층인데 입구도 헷갈리게 되어있어서 어쩔수없지.. 
전화가 왔다. 경찰이란다. 설명을했고 내 집 문앞에왔다. 두명이였다. 경찰인것을 확신했다. 문을 열었다.
문을열고 바로 물었다. 남자가 있었느냐고 못보았느냐고 ..
못보았다고 했다 골목길 구석구석을 찾았다. 경찰들이 집안으로 들어와 상황 설명을 하였다.
이렇고 저렇고 저렇고.. 아이고 많이 놀라셨겠네요 했다. 당연하지 디지는줄알았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후에 차분하게 경찰들 얼굴을 둘러보았다. 20대 중반 내 나이또래 어려보였고
그다지 믿음이 가보이진 않았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고생하셨다고 보내려던참에 뭐하려하셨냐기에
그냥 이젠 씻어야지요 했다. 무서울텐데 자기들이 있어준단다. 집꼴을 보라..
창피하게도 허름하고 부엌에 변기에 맞다.. 깜빡하고 말 안한게있었네.. 거기에 샤워기까지 달려있다.
부엌에 욕실이지 화장실이고.. 방에 문도없는데 내가 씻을동안 뭘 어떻게 도와줄거냐..
그런데 내가 꼬였는지 상황때문에 기분이 더러워 있었는지 그들 눈빛도 실실거리고 비웃는것같다 짜증났다.
하지만 정중하게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하고 보냈고 경찰들은 철수했다.
무슨일이 있으면 또 연락하라는 말을 남기고. 그리고 자주 동네를 순찰해주겠다고 말해주었다. 
경찰차는 소리를 내면서 떠났고 이미 쇼를 하는 와중에 새벽이 밝아왔고 사람도 다니기 시작한것같다.
날이 밝아오자 무섭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경찰이 떠난 소리를 듣고 바로 현관문을 열고 다시 밖을 빼꼼히 둘러보았다.
밖에 공용 화장실이 보이네.. 문열면 변기하나 있는 작은 구조.. 옆으로 보면 바로 있는 화장실.. 
경찰이 화장실 조사를 했었나? 경찰이 왔을때 사람이 다급하게 도망가는 신발소리는 없었다.
그래서 경찰이 당연히 발견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 어디로 숨었는지 금방 안보였다. 구조상 그렇게 소리안나게 빠르게 
도망가긴 힘든데.. 화장실이 있었네.. 저곳에 숨었을수도 있었겠다. 
너무 긴장을 했던게 풀려서 헛것을 보았을까.. 화장실에 형체가 일어나는듯하다.
더이상 아무꼴도 보고싶지않고 무섭고 힘도남아있질않아서 그대로 그냥 내 철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나는 사람들이 모여있고 층으로 되어있는 월세내고사는 원룸으로 없는돈에 이사를 갔다.

미용실에서 아줌마들이랑 수다를 떠는데 
이 작은 동네에 성범죄자가 30명이나 살고있다고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고 했다.
아이들을 조심시키라고..  나에게도 조심하라고 했다.
나는차마 그날 밤의 일을 입밖으로 꺼낼수없었다.


이사간 집에서도 어처구니 없는 사건들이 많았지만.. 혼자사는 여자들은 흔하게 겪어볼수있는 이야기들인것같다.
내가 살아오면서 무슨일은 딱히 당한것없었던 사건이지만 문을 쓸고내려갔던걸 눈으로 바라보고 귀로 생생하게 들었던
저 사건은 내 인생에서 최악으로 .. 그리고 정말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을 사건으로 남았다..



처음으로 글을 쓰는것이라 모자른것이 많고 재미 없으셨을텐데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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