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생각해보자 마대자루,드라이버, 몽키, 해머.. 나사는 좀 챙기기 그런가?.."
추운 겨울 밤이였다 업무를 보기위해 매일밤 가던 그 골목길을 걸었다.
가로등의 오렌지빛 불빛이 문득 난로 불빛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사나 볼트는 그쪽이나 나나 쓰기는 그렇겠지? 매너가 아니니깐.."
입김에서 뿜어지는 수증기가 공중에서 얼어버리는듯한 착각이 자주들었다.
마치 요정의 나라에서 나올법한 그런 장면이 어디선가 본듯해 자주 입김을 불었다.
골목길은 좁고 미로같다 업무를 보기위해서는 당연시하게 가야하는곳이지만..
오늘은 나의 눈길을 잡는것이 떡하니 벽에 붙어있었다.
'현상수배 연쇄 여자살인범'
빨간바탕에 하얀글씨로 쓴게 강렬히 눈에 들어왔다.
"진짜인가?... 이거 끔찍한데 이런게 붙어있고.."
여자로 추정되는 연쇄살인범이 근5일동안 골목길에서 살인을 펼치고있다 그것도 골목길에서..
"몽타주라고 그린건가? 참나 웃기지도 않네.."
키는 160cm로 추정, 주로 혼자다니는 사람을 노리며 주사인은 둔기에 의한 타박상, 둔기를 가지고 있을것이 분명하니 조심할것.
"여자연쇄살인범이라고?.. 아니 아니 반대이지.."
사실 별 관심은 없지만 그려려니 하고 골목길을 들어섰다.
어쩐지 요즘 업무를 보려 골목길로 들어서면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 이유가 있었다.
뭐 나는 남자니 여자따위가 덤비면 어쩌겠나 라는 상상을 잠깐 동안했다.
왜 있지않은가? 남자들이라면 학교에서 직장에서 괴한이 쳐들어오면 어찌 무찌를까? 그런 류의 생각 말이다.
헤헤.. 근데 여자살인마라니 예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괸시리 웃음이 났다.
"따르릉"
주임님이다 왜 전화했지? 일도 없을텐데...
"여보세요 무슨일이십니까? 주임님?"
"아니 요즘 잘 지내고있지?"
"물론이죠 새삼스럽게 왜그러십니까? 오늘도 공장에서 보셨으면서.."
핸드폰을 들기위해 밖에 노출된 손이 시려웠다 얼른 끊고 싶었다.
"야 임마.. 내가 너 걱정되서 하는 말이야.. 젊은사람이 말야 너무 일만하고 그러면 안돼요.."
주임의 설교는 10분이나 계속되었다. 지겨웠다.
"아무튼 요점은 꾸미고 다니고 좀.. 머리도 자르고 응? 짝도 만나고 그래야지 ...알았지?"
"예.. 내일 뵙겠습니다"
"그래 잘들어가고"
내짝은 그림속에서나 있을법한 사람이란 말야 가령... 포스터속 여자
또각.
차가운 공기 사이로 하이힐 소리가 울렸다. 정신이 번쩍들었다.
설마... 하는 생각에 뒤를 힐끔보았다.
좁은골목길에서 여자가 보였다 그것도 하이힐을 신은채로.
"꿀꺽.."
침넘기는 소리가 들릴꺼같아 긴장됬다. 포스터의 그 말이 진실이면 어쩌지?
아무리 봐도 둔기는 보이지않는다 일단은 자연스럽게 행동하는것이 먼저다.
갑자기 웃기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과민반응 아닌가? 골목길에서 여자를 봤다고 연쇄살인마라고 바로 생각하다니.. 애초에 절대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상상은 자유다 일단 가정해보자 그녀가 살인마라고.
일단은 여자는 거리를 좁히려 뛸지도 모른다 그때에 나도 뛴다.
육상은 50m를 6.1초에 끊었다 업무에서도 빛을 발하는 무기이다.
그리고 나한테는 공구도 있다 여자가 하이힐이나 또다른 무기를 든다 해도 나에게도 같은 무기가 있다.
절대 지지 않아!라고 생각할 무렵 골목길에서도 좁은 길이 나왔다.
어둠이 집어삼킬만한 그런 공간이였다. 하지만 두렵지 않다라고 생각했다.
추위는 감각을 여리게 만들었고 나에게는 시나리오가 있었다.
장난인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질문을 하고 싶어졌다.
반쯤 미쳐있었다고 생각했다.
뒤돌아 물어보았다.
"혹시 살인마세요?"
경계심, 처음 여자가 취한 감정은 바로 그것이리라.
"아니겠죠... 죄송합니다"
여자는 당황했나? 그럼 안되는데.. 여자가 뒷걸음질 쳤다.
"그럼.... 업무 시작하겠습니다!"
그래 달리기는 내가 빠르지
10초면 됬다 골목길은 내가 더 빠삭하니... 몽키스패너가 여자의 머리를 내리쳤다.
아아 휘날리는 핏방울이 요정처럼 보여..
"아쉽네 이상형이 아니라서.. 이상형이라면 같이 했을텐데.."
장갑을 끼고 긴머리카락을 뒤로 넘겼다. 그리고는 수첩을 꺼냈다.
업무 체크란: 벽에 붙은 포스터 떼지말고 머리카락을 자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