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5살 때의 일입니다.
어렸을 때 가정형편이 어려워 시골마을에 살았습니다.
동네에 또래 친구가 없었던 전, 여느 때처럼 곤충을 잡으며 놀고 있었습니다.
해가 지고 달의 실루엣이 짙어질 무렵, 아버지께서는 친구분을 만나러 가셨습니다.
그날따라 아버지가 얼마나 보고 싶던지.. 어머니께 말씀을 올렸습니다.
나 "엄마, 나 아빠한테 갈래"
어머니 "안돼"
나 "아.. 갈 거야.. 가고싶어.."
어머니 "니 알아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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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선 그냥 뚝 던진 말인데... 어린 마음에 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어두운 시골 길을 혼자 걸으며 아버지 친구분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아버지 친구분의 집은 나즈막한 산을 깍아서 만든 몇 가구 안 되는 마을)
몇 분 걷다보니 어느새 아버지 친구분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들어가려는 순간,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부터 제정신이 아닙니다.
아버지 친구분 집쪽에 무덤이 많았습니다.
저는 한 무덤에 멈춰서서 3번 절을 하고, 슬리퍼를 무덤 앞에 벗어 놓고, 눈물을 흘리며 맨발로 산길을 걸었습니다.
(이 나즈막한 산을 넘으면 공동묘지를 깍아 만든 버스차고지가 있었습니다. 버스차고지에서 2~3km를 걸으면 번화가가 나옵니다.)
산을 넘고, 버스차고지를 지나 번화가로...
다행이도 그 날, 번화가에서 장사하시던 오다리 아주머님이 저를 발견하시고 어머니께 연락을 했고..
어머니는 저를 데리러 오셨습니다.
그 후 저는 정신을 차렸고, 어머니 품에 안겨 울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