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새벽에 자고 있는데..
와이프가 피가 흐른다는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듣고 기겁을 하고는 다니던 산부인과로 직행..
아직 예정일까지는 4주나 남았지만 양수가 터져서 낳을수 밖에 없다는 당직 선생님의 말씀에..
엄청 걱정됬지만 다행히 진통도 길게 안하고 순산했습니다..
대학병원으로 가는게 안전하긴 한데 결정을 엄마아빠가 내려달라는 당직샘 말씀에 잠시 고민했는데요..
애기 체중이 2.5에 근접했고 36주를 지나서 왠만하면 걱정할 일은 없을거 같다는 말씀에 안심하고 원래 다니던 병원에서 낳았어요..
낳고보니 2.56키로그램에다가 산모도 건강하고 걱정할 일 없을 줄 알았고..
병원서 퇴원하고 산후조리원에 들어갔는데..
이틀째 되는날부터 애기 황갈수치가 높아서 광선치료 한다고 눈에 안대 씌우고 있더라구요..
검색도 하고 조리원 신생아실 담당선생님이 크게 걱정은 안해도 된다해서 좀 속상하다는 정도 였는데..
오늘 출산휴가 마치고 출근한 저한테 와이프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해서는..
'애기 황달수치가 떨어지지 않아서 대학병원으로 옮겨야 된다'고 말하는데 어찌나 걱정이 되던지..
부리나케 차를 몰고 조리원에서 대전에 모 대학병원에다 애기를 맡기고 오는 길이네요..
애기 기저귀랑 물티슈 사다가 죠야 된다해서 사다주면서..
'우리 애기 잘 좀 부탁드려요.. 우리 애기 아직 이름도 없어요.. 태명은 뽀뽀예요..'
이 말 하는데 남자 체면에 챙피하게 울컥 눈물이 나대요..ㅠㅠ
병원에서도 큰 걱정은 안해도 된다했고 인터넷에 뒤져봐도 심각한 일은 없을거라 하는데도..
이름도 아직 없는 우리 애기.. 목도 못가누는데 안대씌워놓고 옷벗겨놓고 치료시킬 생각하니까 너무 속상하네요..
와이프가 조리원에서 애기 건네주고 울길래 속으로 '별거 아닌데 잘 몰라서 우나보다..' 했거든요..
미숙아인데 너무 멀쩡하길 기대한게 바보같았던 건지..
엄마아빠가 부덕해서 애기가 고생하는건 아닌지..
여러가지로 속상하고 미안한 마음입니다..ㅠㅠ
저 보다 더 아픈애기 키우시는 엄마아빠들도 계신데 푼수떠는거 같아 그 분들께 죄송하네요..
병원에 갔더니 아픈애기들이 넘 많더라구요ㅠㅠ
이 땅에 아픈 아가들이 없는날이 오길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