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펌 감사합니당
"짐승만도 못한 놈!"
"살인자야!"
"아이를 죽이다니!"
증언대에 선 남자의 말에 분노에 찬 목소리가 법정을 가득 채웠다.
증인의 목소리에도 날이 서 있었다.
그는 사건 현장에 없었고 사건을 직접 목격하지도 않았는데.
하지만 나는 혼자다.
나는 다르다.
나는 이방인이다.
얼마 전 숲에서 시체 여러 구가 발견됐는데 마침 내가 그 근처에 산다.
친구 하나 없는 외톨이로.
판결이 나기 전에 내가 법정을 나서지 못하게 하려는지
마을 사람들은 반원을 그리며 나를 둘러쌌다.
도망칠 마음도 없었는데.
사람들이 교훈을 주겠다며 내 다리를 잘라갔다.
"네 죄에서 도망칠 수 없어."
잠시도 지체하지 않았다.
그 날 사냥꾼들이 팔다리가 분리된 시체를 발견했다.
마치 어떤 의식을 치르기 위한 제물과 같아 보였다며 모두가 나를 지목했다.
헌데 나는 이곳 사람들이 쓰는 언어를 거의 할 줄 모른다.
그들이 믿는 신도 나는 믿지 않는다.
나는 다른 곳 출신이다.
또 한 사람이 증언대 앞에 올랐고 나는 어색하게 자리를 옮겼다.
나를 고소한 두 명이 내 어깨를 힘껏 눌렀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증인을 한 대 치려는 줄 알았나 보다.
맞서 싸울 힘도 없는데.
사람들이 교훈을 주겠다며 내 팔을 잘라갔다.
"네 죄를 돌이킬 순 없어."
내가 이상한 책을 읽는 모습을 봤다는 증언에 분노와 모멸감이 밀려와 내 뺨이 붉어졌다.
평범한 책이 아니었다며 악마의 문자가 쓰여 있었다고 했다.
그 악마에게 아이들을 제물로 바친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어렸을 때 배운 언어였을 뿐이라고 설명하고 싶었다.
어릴 적 살던 집에서 가져온 몇 안되는 소지품이었다.
하지만 말할 수 없었다.
사람들이 교훈을 주겠다며 내 혀를 잘라갔다.
"거짓말을 한다고 네 죄가 없어지진 않아."
내게 가르쳐준 세 가지 교훈은 결국 저들의 아이들이 당한 짓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때 법정의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났다.
한 사람이 들어오고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려 그쪽을 쳐다봤다.
피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마을에서 사라진 아이들을 더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마을 사람 몇 명과 함께 떠났던 사람이었다.
숲 속을 좀 더 들어가 어느 오두막에서 아이들을 발견했다고 했다.
어떤 사내도 거기에 있었고 모든 것을 자백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공포에 휩싸인 채 나를 쳐다봤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판사가 조용히 말했다.
"무죄를 선고합니다."
흐르는 눈물을 닦을 팔이 없다.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일어설 다리가 없다.
이제 다 끝났다고 말하고 싶지만 혀가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죄를 되돌릴 수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