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이 배출가스와 시험성적서를 조작하고 환경부 인증심사를 방해하는 등 각종 불법을 저지른 사실이 국내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검찰은 전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유로5' 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밝히고 한국 본사 대표 등 전·현직 임직원 9명(구속 1명·불구속 7명·약식 1명)을 재판에 넘겼다. 1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기식)는 배출가스 조작차량을 국내로 들여온 혐의(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으로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총괄사장(62·독일)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유로5' 환경기준이 적용된 경유차의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묵인한 채 해당 차량을 수입·판매한 트레버 힐 전 AVK 총괄사장(55·독일)은 같은 혐의로 벌금 1억원에 약식기소됐다.
박동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65)은 불구속 기소됐다. 양벌규정에 따라 AVK 법인도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사 결과 배출가스를 조작한 경유차 4만6300여 대(유로5 기준)를 수입하고 배출허용기준에 맞지 않는 경유차 102대(유로6 기준)를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압수한 차량 950여 대는 하자가 있기 때문에 폐기해야 하지만 비용이 드는 만큼 폭스바겐에 직접 독일로 가져가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폭스바겐 본사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2700억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고,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피의자와 참고인이 자진 입국해 조사를 받고 간 것은 성과"라고 덧붙였다. 또 "최근 닛산(캐시카이)과 포르쉐도 인증서류를 위조했다고 자진 신고해 조만간 수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9월 미국 환경보호청은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발표했다. 한국 검찰은 지난해 1월 환경부로부터 같은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8월 불법 인증 차량에 인증 취소 및 판매금지 처분했고, 공정거래위원회도 사상 최대인 과징금 373억원을 부과했다.
한편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 혐의로 미국 법무부에 43억달러(약 5조원)의 배상금을 물기로 합의했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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