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개봉한 지 하루가 지난 11월 7일이었습니다. 인터스텔라가 나오기 전부터 영화를 보러 가자 했지만 이 정도까지의 열기일 줄 모르고 예매를 안 한 탓에 아이맥스는 보지 못하고 일반 영화관에 예매를 했습니다. 그 때가 아마 7일 오후 8시 쯤이었고, 오후 10시 이전의 영화들은 시간도 안 맞았지만 좌석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10시 영화를 예매했는데 당시 앞 자리에 좋은 좌석들은 많이 빠졌기에, 그래 겸사겸사 맨 뒤에 차라리 앉아서 발길질이나 당하지 말고 영화 보자라고 생각하고 맨 뒤 가운데 좌석을 예매 했습니다.
10시 영화여서 9시 58분쯤 광고가 한참 하고 있을 때 들어가보니 이미 많은 분들이 앉아계셨습니다. 제 줄 좌석의 왼쪽에는 아이를 동반하신 부부가 계셨고, 좌석의 오른쪽에는 부부 2커플이 계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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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부모님 | 아이부모님 | 아이 | 저 | 동행인 | 부부A남편 | 부부A부인 | 부부B부인 | 부부B남편 |
뭐 대충 이렇게 앉았습니다. 영화 시에는 휴대폰을 진동이나, 꺼주시고 앞좌석을 차지 말라는 안내 멘트 후 영화가 시작했습니다. 영화가 시작 되었는데, A부인 분(이하 아주머니)께서 문자를 보내시고 계시더군요. 아 저거만 보내고 넣으시겠지 하면서 영화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 interstellar 라는 글씨가 뜨는 장면에서 폰을 꺼내셔서 찰칵! 화면을 한 번 찍으시고 카카오스토리에 올리시더라구요. 영화를 본 지 채 5분도 안 되었는데, 아주머니가 다시 휴대전화를 꺼내셔서 문자를 보내시더라구요. 그냥 그런가보다. 이번이 끝이겠지. 보통 영화 상영 시간이 10시이면 10시 10분에 시작하던 영화관이었는데 그 날은 5분쯔음에 시작한 탓에 그 때까지도 관람객이 들어오시더라구요. 그냥 그 관람객이 들어올 때 마다 밝아지는 불빛이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되는 30분도 안 되었는데, 아주머니께서 자꾸 휴대전화를 꺼내셔서 문자도 보내시고 카카오스토리 댓글도 달고 하시더라구요. 휴대전화 밝기는 최대로 해 놓으신 것도 보이고. 하... 그 때부터 분노의 게이지는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딱 세 번만 넣었다 다시 꺼내면 영화관람에 방해된다 말씀드려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을 한 지 채 10분도 안 되어서 아주머니께서 네번째 휴대폰을 꺼내시더군요. 그 때부터 영화는 보지도 않고 그 아주머니 화면에 정신이 팔려있었습니다. 화가 나는데 아주머니께서 약 40대 후반? 50대 초반으로 보이시는데 제 어머니 또래라 최대한 공손하게
"아주머니, 휴대전화 좀 넣어주시면 안 될까요?"
라고 하니, 옆에 남편 분께서
"문자가 오면 답 좀 할 수 있지 뭘 그래 바쁘니까 그래"
라고 하시더라고요. 아주머니는 묵묵히 휴대전화 ing 시고, 아주머니는 들은 척 만 척 하시는 듯한 태도에 아저씨가 되려 대답을 하시니 더 열 받더라고요. 아니 밤 10시에 바쁜 일이 뭐가 있냐는 생각과, 그렇게 바쁘면 영화를 왜 보러 오냐는 생각이 올라오면서 뭐라 대꾸할까 하다가 제가 자꾸 말을 하면 다른 분들도 방해될 거라 생각과 아주머니가 이내 폰을 집어 넣으시길래 별 대꾸 안하고 드디어 영화를 다시 보았습니다. 앞 부분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지만 이제 그.. 있잖아요.. 출발.. 스포가 될까봐 하여간 중요해지는 장면이였거든요. 그런데 채 영화 장면이 바뀌기도 전에 아주머니께서 휴대전화를 꺼내시더라구요. 그 때 부터 분노게이지는 거의 후반을 달리고 아주머니 앞에 분들도 뒤돌아서 자꾸 쳐다보는데도 모르시는 건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건지 묵묵히 그 영화 사진을 올린 카카오스토리 댓글을 다시더라구요. 도대체 무슨 내용을 알고 댓글을 다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럼 밝기라도 줄여달라하자라는 생각에(-밝기가 최대였습니다. 카스 달다가 문자가 와서 화면을 내릴 때 보니 최대더라구요.)
"아주머니 밝기라도 줄여주시겠어요?"
하니 또 아저씨가
"밝기를 줄이면 어떻게 보고 답장하냐"
라고 대답하시더라구요. 하.. 말도 안 되는 억지에 부들부들 떨면서 나갈까라고 고민하는 찰나에 남편분 께서 전화를 받으시더니 딸로 추정되는 분과(음량이 최대여서 다 들렸습니다.) 어 아빠 오늘 영화보고 엄마랑 늦게 들어가 먼저 자라 라고 하시고 전화를 끊더라구요. 아 대화가 통하는 상대가 아니란 걸 알고 어차피 놓쳐버린 영화 그냥 나와야겠단 생각 밖에 안 들더라고요. 아 내 인터스텔라를 이렇게 못 보는 구나 분노에 바들바들 떨면서 나왔네요. 나와서 바로 프론트 찾아가서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다니까 프론트에서는 말 해봤냐 하더라구요. 그래서 두번이나 말했다고 하니 죄송하다 하면서 환불 받고 나왔네요. 나오니 11시를 좀 지난 시각이더라구요. 시간 버리고 분노의 덜덜.. 덜덜덜덜 그래도 아주머니 덕분에 아예 안 본 것만 못해서 조만간 다시 보러 갈 수 있겠네요. 처음 겪었는데 제발 영화관 진상 좀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