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상황
천둥소리에 놀라서
풀 뜯던 소 날뛰고
마당에 펴 놓은 벼
내리는 비에 젖고
뭐 잘못 먹은 탓에
또 화장실 급하고
정신없이 쫓기던 닭
지붕 위 올라 피신
생쥐도 급하면 천적
고양이와 맞서는
뭐도 달아날 구멍
보고 쫓는다는데
제 욕심 채우려고
마구잡이 휘두르는
충고
말할 입은 있는데
듣는 귀는 없다는
제 하고 싶은 말만
주저리주저리 하고
제 편 말 아니면
듣고 싶지도 않은
하긴 제 편 말도 입맛
맞는 것만 골라 듣는
옛날 들춰 울먹이는
얼마나 급했으면
그랬을까 싶은
순리
세상 순리대로
옛말 생각나는
주변 생각 않고
제멋대로 행동
곳곳 들쑤시더니
이젠 되 올 길 없어
제 편 찾아 눈짓
도움 요청하는데
멀지 않아 해지면
양달이 응달 되는
그런 날 생각하면
그들도 나름 살길
찾느라고 계산
참 복잡해진
두드려라
“ 두드리면 열린다 ”
또 웃긴 옛말에는
“ 열려라 참 깨 ”
누구든지 급하면
두드려 열어 보는
꿈에 그리던 세상
그곳에 있길 희망
민초 하려는 말 꽉
막으려 광장 허물어
민심 천심이라는
세상은 돌고 도는
누가 했던 말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