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크리켓 세계 5위 국가다. 파키스탄은 6위다. 하지만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인도, 파키스탄 남자 크리켓 대표팀을 볼 수 없다. 자국 리그 일정 때문에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야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만, 일본은 정규리그가 한창 진행중이어서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유망주(대만), 실업야구 선수(일본)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꾸렸다. 한국만 리그를 중단하고 대표팀을 꾸렸다. 금메달 땄을 때의 달콤한 열매(병역 특례) 때문이다. 배구는 아시아 최강 이란이 최근 참가한 세계선수권대회 여파로 일부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빠졌다.
테니스에서는 일본, 중국 선수들이 프로 투어 일정 때문에 대거 불참했다.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유에스(US)오픈 결승까지 올랐던 니시코리 게이(6위·일본)가 대표적이다. 여자프로투어(WTA)를 뛰는 도이 미사키(36위), 나라 구루미(86위·이상 일본), 리나(5위), 펑솨이(23위·이상 중국)도 인천에 오지 않았다. 대한테니스협회 관계자는 "프로 선수들은 메달을 따는 것보다 투어 대회에 나가는 것이 더 실익이 있다고 판단한다. 에이티피(ATP·남자테니스투어) 쪽도 아시안게임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투어 일정을 바꿔주지도 않는다"고 했다.
한국이 3회 연속 전 종목 싹쓸이를 노리는 골프는 테니스와 다르다. 결혼을 앞둔 '골프 여왕' 박인비나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등은 아예 아시안게임 참가 자격이 없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규정상 아시안게임 골프에는 아마추어만 나설 수 있다.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16 리우올림픽에는 프로·아마추어 상관없이 세계순위 10위 이내 선수들이 참가한다. 박인비는 아시안게임에는 못 뛰지만 올림픽에는 뛸 수 있는 셈이다.
종목별로 프로·아마 출전 자격이 다르고, 아시안게임보다는 자국 리그나 투어 대회 참가를 선호하면서 일부 종목에서는 최고 기량의 아시아 선수들이 모여 경합하는 스포츠 무대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실정이다. "아시안게임은 순수 아마추어 선수들만 참가하는 대회로 만들자"는 의견도 심심찮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