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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골동품 연구가의 유령 이야기-1.대성당 참사회원 알베릭의 스크랩북
게시물ID : panic_742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똥구리
추천 : 14
조회수 : 239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11/09 04:11:21
안녕하세요.
오유는 에서는 계속 글을 읽기만 하다가 저도 한번 올려볼까 하고 얼마전에 가입 했습니다.
이 글은 M.R. 제임스라는 작가의 단편집에 실린 소설을 번역한 것 인데요,
저자는 호러 소설의 대가이기도 하고, 케임브릿지 대학 학장도 한 역사학자 이기도 합니다.
저작권이 만료되었는데 우리나라에 출간된 책이 없어서 제가 직접 네이버 웹소설에 조금씩 번역을 해서 올리다가
첫번째 단편 번역이 완료되어서, 오유 분들도 보시라고 여기에 올립니다.
웹소설에 올릴때는 따로 검토를 안하고 올렸어서, 다시 읽고 수정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어요.ㅠ_ㅜ
두번째 이야기도 틈나는 대로 번역해서, 완료되면 검토 후 여기에 올리겠습니다.
비문, 오타가 남아있을 지도 모르지만, 너그럽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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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베르트랑 드 코망주는 피레네 산맥 돌출부에 자리한 오래된 마을로 툴루즈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바네르 드 류송과는 훨씬 가까이에 있다. 프랑스 혁명 당시 주교령이었던 이 도시에는 일정 수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성당이 있다. 1883년 봄, 영국 남자 하나가 이 고풍스러운 장소에 도착하였다.-거주자가 천 명씩 되는 곳은 아니므로 도시라고 거창하게 부르긴 어려웠다. 그는 케임브리지 출신으로 모처럼 툴루즈에서 생 베르트랑 성당을 보기 위해 방문하였는데, 툴루즈에 남겨두고 온 친구 두 명은, 그와 비교해서 덜 열정적인 고고학자들로, 호텔에 남아 있다가 다음날 아침 다시 합류하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세 사람은 한 시간 반 정도 성당에 머무는 것으로 만족 한 뒤, 다 같이 오슈로 향하는 여행을 계속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영국 남자는 문제의 그날 아침 일찍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코망주의 작은 언덕을 지배하는 이 멋진 성당 구석구석을 노트가 꽉 차도록 스케치하고 감광판 수십 개를 사용하여 사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계획을 만족스럽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성당 관리인을 하루 동안 독차지할 필요가 있었다. 성당 관리인 또는 안내인은(혹시라도 명칭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후자의 호칭을 선호한다.) 샤뽀 루즈 여관을 관리하는 다소 퉁명스런 아낙이 적당히 보낸 인물이었는데, 영국 남자는 막 도착한 안내인을 보며 예상과는 달리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안내인은 프랑스에 있는 수십 명의 다른 성당 관리인과 꼭 닮은, 작고, 건조하고, 지혜로운 노인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외모가 흥미롭진 않았지만 그가 풍기는 기이하고 은밀한 혹은 다소 쫓기는 듯하고 억압받는 듯한 분위기에 관심이 갔다. 안내인은 자꾸만 어설프게 뒤를 돌아보았는데, 그의 등과 어깨 근육은 계속되는 신경과민으로 굽은 것처럼 보였고, 마치 매 순간마다 적에게 사로잡힐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영국 남자는 그를 지속적인 망상에 사로잡힌 사람으로 보아야 할지, 또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으로 보아야 할지, 또는 못 견디게 바가지 긁히는 남편으로 보아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웠다. 가능성을 계산하자면 확실히 마지막일 경우가 가장 높지만, 그럼에도 전해지는 인상을 보자면 제멋대로인 부인보다 더 어마어마한 박해자가 있는 듯 해 보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영국 남자는(이제부터 그를 데니스턴 이라고 부르자.) 자신의 수첩을 채우는데 정신없이 몰두하며 사진을 찍어대기 바빴던 나머지 정작 성당 안내인은 어쩌다 한번 씩 흘끗 쳐다보았을 따름이었다. 데니스턴이 바라볼 때 마다 안내인은 그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벽에 등을 기대고 옹송그리고 있거나, 아름다운 가판대 위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데니스턴은 안내인이 신경 쓰여 작업에 집중 할 수 없었다. 상아로 된 주교장이나 현관에 걸린 먼지 가득한 악어 박제를 자신이 훔쳐 달아나기라도 할까봐 자리를 뜨지 못하는 노인을, 점심도 먹지 못하게 붙들어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복잡한 생각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가겠소?”
 

결국 데니스턴이 입을 열었다.
 

나는 혼자서도 기록을 마칠 수 있고, 원한다면 날 여기 가둬도 좋소. 나는 적어도 두 시간은 더 여기에 있고 싶은데,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기에는 제법 쌀쌀하니 말이오. 그렇지 않소?”
 

아이고 세상에!”
 

안내인은 차마 이루 표현하기 힘든 끔찍한 제안을 들었다는 듯이 말했다.
 

그럴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습니다. 나리를 성당에 혼자 둔다굽쇼? 절대 안 됩니다. 두 시간이든 세 시간이든 저한테는 다 똑같습니다. 나리 덕분에 아침도 먹었고 춥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알겠소.”
 

데니스턴이 대답했다.
 

나는 충고 했으니, 결과는 당신 책임이오.”
 

두 시간이 채 지나기 전, 가판대, 거대한 망가진 오르간, 존 드 몰레옹 주교의 성가대석 칸막이, 남아있는 거울과 태피스트리의 조각, 보물창고 속 물건들에 대한 조사가 완전히 끝났다. 그때 낮선 누군가의 목소리가 건물을 울리며 그의 귀에 내려앉았고 줄곧 데니스턴의 근처에 있던 안내인은 벌에 쏘이기라도 한 듯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그 소리는 데니스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때
 

데니스턴이 내게 말했다.(역자주: 이 작품은 저자가 데니스턴에게 들은 내용을 전달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해설에 등장하는 는 저자 본인을 지칭합니다.)
 

나는 탑 안을 크게 울리는 가느다란 금속성의 웃음소리를 들었다고 맹세할 수 있네. 나는 설명을 요구하는 눈으로 안내인을 쏘아 보았지. 그는 입술까지 하얗게 질려 있었어. ‘그 남자다. 그 남자 외에는 없어. 문은 잠겨있어.’ 안내인은 고작 이렇게만 말 할 따름이었고, 우리는 한동안 서로를 바라보고만 있었다네.”
 

또 다른 작은 사건 때문에 데니스턴은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데니스턴은 제단 뒤에 걸린 크고 어두운 그림을 살피고 있었는데, 생 베르트랑의 기적을 묘사한 작품들 중 하나였다. 그림의 구성은 난해하기 그지없었지만, 다음과 같은 라틴어 제목이 하단에 붙어있었다.
 

Qualiter S. Bertrandus liberavit hominem quem diabolus diu volebat strangulare
(악마가 오랫동안 목을 조르고자 했던 남자를 인도하는 생 베르트랑)
 

데니스턴은 미소를 띤 채 농담을 입에 올리며 안내인을 돌아보았지만, 안내인의 모습을 보고는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는데, 이 노인은 무릎을 꿇고, 고통을 호소하는 눈으로 그림을 응시하며, 두 손을 단단하게 앞으로 모으고 있었고, 눈물이 그의 뺨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데니스턴은 자연스럽게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척하면서도 의문을 생기는 것을 떨쳐내지 못 했다.
 

왜 어떤 이들은 이런 종류의 현상에 그토록 연연하는가?’
 

데니스턴은 하루 종일 자신을 혼란스럽게 했던 안내인의 이상한 태도가 무엇 때문이었는지 단서를 찾기 위해 혼자 골몰하는 듯 보였다. 안내인은 편집광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가 집착하는 대상은 무엇인가?
 

다섯 시가 다 되어갈 때 즈음, 짧은 하루가 저물어 갔고, 성당이 그림자로 가득 차기 시작했는데, 그동안에 기묘한 소음이-하루 종일 들렸던 멀리서 말하는 듯한 목소리와 희미한 발소리- 들렸던 이유가 약해지는 빛 때문에 예민해진 청각이 소리에 더 자주, 지속적으로 반응했기 때문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안내인은 처음으로 조급하게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데니스턴이 노트와 카메라를 정리하여 챙겨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데니스턴 에게 탑 아래 자리한 성당의 서쪽 문으로 오라며 급하게 손짓하였다. 삼종 기도의 종소리가 울릴 시간이었다. 몇몇 이들이 팽팽한 밧줄을 당기자, 높은 탑에 있는 거대한 베르트랑 종이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는데, 종소리는 저 위의 소나무들 사이와 저 아래 계곡을 오가고, 산골짜기 시내를 따라 크게 울리며, 여자들 중 가장 축복받은 이라 불리는 이에게 천사들이 건네는 인사를 기억하고 반복하라고, 이 외로운 언덕들의 거주자들에게 이야기했다. 그날 처음으로 이 작은 마을에 엄청난 침묵이 내려앉은 듯 보였고, 데니스턴과 안내인은 성당을 나섰다.
 

문 앞 계단에서 그들은 대화에 빠져들었다.
 

나리께선 성당에 있던 오래된 성가대 합창집에 관심이 있으셨던 것처럼 보입니다요.”
 

의심할 여지없이 그렇지. 마침 이 마을에 도서관이 있나 물으려던 참이었다네.”
 

없습니다요, 나리. 아마 사제단에 속한 도서관이 있었던 듯도 하지만 지금은 장소가 협소하기 그지없어서-.”
 

안내인은 우유부단함에 말을 멈추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다시 열심히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만일 나리께서 고서 수집가이시라면 흥미로워 하실 만한 것이 저의 집에 있습니다요. 그리 멀지도 않습니다.”
 

데니스턴은 발길이 닿지 않은 프랑스의 구석에서 귀중한 책이나 악보 원고를 찾는 꿈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는데, 그 꿈이 단번에 떠올라 곧바로 애가 닳기 시작했다. 안내인의 집에 있는 것은 1580년경 플랜틴이 출판한 멍청한 미사전서 일수도 있었다. 툴루즈와 이렇게 가까운 지역을 수집가들이 이미 오래전에 뒤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그렇다 해도 가지 않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고, 제안을 거절한다면 이후 평생 자책할 것이다. 그리하여 둘은 안내인의 집으로 향했다. 이동 도중 데니스턴은 안내인이 보였던 수상한 우유부단함과 갑작스러운 결정을 다시 떠올렸고, 다소 겸연쩍긴 하나 안내인이 부자로 추정되는 영국 남자인 자신을 도적 소굴로 유인하여 해코지하려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때문에 데니스턴은 안내인에게 말을 붙인 다음, 내일 이른 아침 두 명의 친구와 합류할 것이라는 사실을 다소 어색한 방법으로나마 어떻게든 대화에 집어넣었다. 놀랍게도 데니스턴의 말은 안내인을 짓누르던 근심에서 벗어나게 한 듯 보였다.
 

좋은 일입니다.”
 

안내인이 꽤 밝게 말했다.
 

아주 잘 되었습니다요. 나리께서는 친구들과 여행을 하실 테고, 친구들은 나리 가까이에 항상 계실 테지요. 여행은 일행과 함께 하는 것이 좋지요. - 때때로는 말입니다.”
 

이 불쌍하고 작은 노인은 나중에 생각이 난 듯 덧붙인 말 때문에 우울함이 재발한 듯 했다.
 

얼마지 않아 도착한 안내인의 집은 이웃에 비해 다소 큰 석조 건물로 문에는 방패가 조각되어 있었는데, 데니스턴이 내게 이야기해준 바에 따르면, 존 드 몰레옹 주교의 방계 후손인 알베릭 드 몰레옹의 방패였다. 이 알베릭 이라는 자는 1680년에서 1701년 까지 코망주의 대성당 참사회원이었다. 위쪽 창문들은 판자로 막혀있었는데, 코망주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온 저택이 쇠락하는 시대의 모습을 쏘아보고 있었다.
 

집 앞에 도착했을 때, 안내인은 잠시 머뭇거렸다.
 

아마도.”
 

안내인이 말했다.
 

아마도, 나리는 시간이 없으시겠지요?”
 

결코 그렇지 않다네-무척 시간이 많지-내일 까지 할 일이 아무것도 없거든. 자네가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기로 하지.”
 

그 때 문이 열리고, 안내인보다 훨씬 젊지만, 안내인의 것과 동일한 고통스러움을 다소 담고 있는 얼굴이 보였다. 단지 이쪽은 누군가로 인한 극심한 불안에 시달린 나머지 신변의 안전 우려하는 기색은 크게 보이지 않았다. 그 얼굴의 주인은 안내인의 딸임이 틀림없었고, 내가 설명한 표정만 아니라면 어여쁜 소녀였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사지 멀쩡한 낮선 이와 동행한 것을 보더니 꽤 밝아졌다. 부녀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말 중, 데니스턴은 안내인의 말 일부 밖에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가 성당에서 웃고 있었다.’라는 안내인의 말에는 충격에 빠진 소녀의 모습만이 대답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들은 곧 저택의 거실로 자리를 옮겼는데, 바닥이 돌로 된 좁고 높은 그 방은, 거대한 난로에서 명멸하는 장작불이 던진, 움직이는 그림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조금 예배당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커다란 십자가상은 한쪽 면이 거의 천장에 닿을 정도였으며, 인물은 천연 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십자가는 검은색이었다. 오래되고 견고한 궤가 그 아래 있었는데, 램프가 밝혀지고 의자가 준비되자, 안내인이 궤로 다가가 커지는 흥분과 근심을 안고 꺼낸 것은, 데니스턴의 생각대로, 거대한 책이었고, 십자가가 빨간 실로 조잡하게 수놓인 하얀 천에 감싸여 있었다. 심지어 천을 벗기기 전부터, 데니스턴은 책의 크기와 모양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미사전서 치고는 너무 크군.’그가 생각했다. ‘성가집의 모양도 아니니, 아마 좋은 물건일 수도 있겠군.’ 다음 순간 책이 열렸고, 데니스턴은 마침내 그가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한 물건을 발견했음을 느꼈다. 그의 앞에 놓여있는 커다란 종이 묶음은, 아마도 17세기 후반의 것으로, 옆면에는 대성당 참사회원 알베릭 드 물레옹 이라는 도장이 찍혀있었다. 책은 150장 가량 되어보였고, 거의 모든 장을 채색된 원고들이 채우고 있었다. 데니스턴이 그 어떤 순간에도 꿈꿔본 일 없는 수집품 이었다. A.D. 700년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삽화가 그려진 창세기 사본이 열 장 있었다. 게다가 1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최고급 영어판 시편의 그림이 완전한 세트로 있었고,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것은 라틴어가 언셜체로 적혀있는 20여장 이었는데, 여기저기에 보이는 몇몇 단어들이 단번에 말해주길, 그것은 아주 이른 시기에 저술된 초기 그리스도교 교부 관련 논문의 일부였다. 님므에 12세기까지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진 파파이스의 작품, ‘우리 주의 세상에서사본 조각일 수도 있을까?[1] 어찌 되었든 그는 결정을 내렸다. 은행 잔고를 몽땅 털고 돈이 올 때 까지 생 베르뜨랑에서 머물러야 하는 일이 있더라도, 이 책은 그와 함께 케임브리지로 돌아가야만 했다. 데니스턴은 안내인을 응시하며 그의 얼굴에 책을 팔 의향이 나타나 있나 살펴보았다. 안내인은 창백한 얼굴로 입술을 움직이고 있었다.
 

[1] 지금 우리는 그 책에 파피아스의 작품 우리 주의 세상에서의 전부, 또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들어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리께서 마지막까지 넘겨보신다면.”
 

안내인이 말했다.
 

안내인의 말에 따라 책장을 넘기며, 등장하는 각 장에서 새로운 보물을 만났다. 그리고 책의 말미에 이르러 두 장의 종이가 나타났는데, 이제껏 보아온 모든 작품들 보다 훨씬 최근의 것으로, 그를 꽤나 헷갈리게 했다. 데니스턴이 결론내리기에, 이 귀중한 스크랩북을 만들기 위해 생 베르트랑의 사제단 도서관을 약탈했음이 확실해 보이는 방종한 참사회원 앨버릭과 동 시대에 제작된 작품임이 틀림없었다. 첫 번째 종이는 성 베르트랑 성당의 남쪽 복도 및 회랑 설계도로 면밀하게 그려져 있어 장소를 아는 사람이라면 즉시 알아볼만했다. 행성 상징처럼 보이는 신기한 표시와 약간의 히브리어 단어들이 귀퉁이에 적혀있었고, 회랑의 북서쪽 귀퉁이에는 금색 페인트로 십자가가 그려져 있었다. 설계도 밑에는 라틴어로 된 문장이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다.
 

Responsa 12(mi) Dec. 1694. Interrogatum est: Inveniamne? Responsum est: Invenies. Fiamne dives? Fies. Vivamne invidendus? Vives. Moriarne in lecto meo? Ita. (16941212일의 답. 그것에게 물었다: 내가 그것을 찾아내는가? : 그럴 것이다. 내가 부자가 되는가? 그럴 것이다. 내가 부러움의 대상으로 살아가는가? 그럴 것이다. 내가 나의 침대에서 죽을 것인가? 그럴 것이다.)
 

보물 사냥꾼이 남긴 기록의 좋은 표본이로군.-오래된 성 바울 성당의 준 참사회원이었던 화가 콰트로메인의 작품 중 하나를 꽤나 생각나게 해.’라고 평한 데니스턴은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그때 본 것에서 받은 인상은, 그가 종종 내게 이야기 했듯,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떤 인상깊은 스케치나 그림보다 훨씬 강했다. 그리고 비록 데니스턴이 본 그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그림을 찍은 사진의(사진은 내가 갖고 있다.) 존재가 데니스턴의 말을 증명한다. 문제의 그림은 17세기 말엽에 그려진 세피아 그림으로, 성경 속 장면을 표현하고 있음을 누구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법했는데, 건물과(그림에는 건물 내부의 모습이 나타나있다.) 인물들이 갖고 있는 준 고전적 향취는 200년 전의 예술가들이 성경 삽화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었다. 오른쪽에는 왕좌에 앉은 왕이 있었는데, 왕좌는 12개의 계단 위에 있었고, 머리 위에는 천개가 드리워져 있었으며, 양 옆에는 병사들이 있었다.-분명 솔로몬 왕 이었다. 솔로몬 왕은 쭉 뻗은 홀을 향해 몸을 앞으로 굽히고 명령을 내리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는데, 그의 얼굴에 두려움과 역겨움이 드러나 있긴 했지만, 고압적인 명령이 갖는 특징과 자신감 넘치는 힘 또한 얼굴에 드러나 있었다. 그러나 가장 이상한 부분은 그림의 왼쪽 절반이었다. 관심은 그곳에 명백하게 집중되었다.
 

왕좌 앞 포장된 바닥에는 네 명의 병사가 무리지어서 웅크리고 있는 한 인물을 에워싸고 있었는데, 그 인물에 대한 설명이 곧 바로 필요하다. 죽은 채 바닥에 누워있던 다섯 번째 병사는 목이 뒤틀리고, 눈알이 머리에서 튀어나와있었다. 그를 둘러싼 네 명의 병사는 왕을 쳐다보고 있었다. 네 병사들의 얼굴에는 강렬한 공포가 서려있었고, 사실은 그들이 갖고 있는 왕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그들을 도망치지 못하도록 억누르고 있을 뿐인 듯 보였다. 이 모든 두려움은 그들 가운데에서 웅크리고 있는 존재에 의해 명백하게 자극 받았다.
 

나는 이 그림 속 인물을 본 모든 사람들이 받는 느낌을, 그 어떤 말로건 전달하기를 완전히 포기하였다. 나는 이 그림의 사진을 형태학 강사에게 보여주었던 때를 기억한다.-내가 말하려는 이는 이례적으로 정신이 온전하고, 상상력이 부족한 생각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그날 저녁 남은 시간동안 혼자 있기를 완강히 거부하였고, 나중에 내게 이야기하길 꽤 많은 날 동안 잠들기 전 감히 불을 끄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적어도 그 그림 속 인물의 주요 특징에 대해서는 내가 설명해 줄 수 있다.
처음 보이는 것은 엉겨붙어있는 굵고 검은 털 덩어리였는데, 이내 해골처럼 무섭게 마르고, 철사 같은 근육이 두드러진 몸이 털 안에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어둡고 창백한 손은 몸과 마찬가지로 굵고 긴 털에 뒤덮여 있었고, 소름끼치도록 긴 손톱이 자라있었다. 타는 듯한 노란색으로 칠해진 눈에는 강렬한 검은 눈동자가 찍혀있었으며, 왕좌에 앉은 왕에게 짐승 같은 증오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남미에 사는 징그러운 왕 무당거미가 인간의 형태로 변신하였는데, 인간보다 약간 낮은 정도의 지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상상한다면, 이 간담을 서늘케 하는 그림 속 인물이 주는 공포가 희미하게나마 짐작이 갈 것이다. 내가 이 그림을 보여준 이들은 대게 이 그림이 실물을 그대로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참을 수 없는 두려움이 주었던 처음 충격이 가라앉자마자 데니스턴은 자신을 초대한 이를 훔쳐보았다. 안내인은 손으로 자신의 두 눈을 누르고 있었고, 그의 딸은 벽에 걸린 십자가를 쳐다보며 묵주에 대고 정신없이 중얼대고 있었다.
 

마침내 질문이 튀어나왔다.
 

이 책을 팔 수 있겠나?”
 

안내인은 집으로 오는 길에 데니스턴이 눈치 챘던 것과 똑같이 망설였고, 똑같이 갑작스레 마음을 먹더니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나리께서 원하신다면은요.”
 

얼마를 받을 생각인가?”
 

“250프랑이면 됩니다요.”
 

이해가 안가는 가격이었다. 심지어 수집가의 양심마저 때때로 가책을 느끼는 마당에, 데니스턴의 양심은 수집가의 것 보다 더 부드러웠다.
 

세상에, 이보게!”
 

데니스턴은 거듭 말하고 또 말했다.
 

자네의 책은 250프랑 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다네. 내가 보장하지.-훨씬 더 가치가 있어.”
 

하지만 대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저는 250프랑만 받겠습니다.-더는 아니예요.”
 

데니스턴이 이런 기회를 마다 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돈을 지불하고, 영수증에 서명을 하고, 거래가 진행되는 동안 와인 한잔을 마시고 나니, 그때부터 안내인은 새사람이 된 것처럼 보였다. 그는 꼿꼿이 서서, 뒤를 돌아보기를 멈추었고, 정말로 웃거나 웃으려 노력했다. 데니스턴은 돌아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나리를 호텔까지 모셔다 드리는 영광을 가질 수 있을 런지요?”
 

안내인이 말했다.
 

, 고맙지만 사양하지! 그리 멀지 않으니 말일세. 길을 완벽하게 알고 있고, 달도 떠 있지.”
 

제안과 거절이 서너 번 더 오갔다.
 

그러면 나리는 저를 부르십시오. 만일-만일 그럴만한 상황이 오면 말입니다. 그리고 길 가장자리는 많이 울퉁불퉁하니 가운데로 가십시오.”
 

물론, 그리하지.”
 

데니스턴은 스스로가 준 상을 살펴보고 싶어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책을 팔 아래에 끼고 복도로 걸어 나갔다.
 

그곳에서 안내인의 딸을 만났는데, 그녀는 본인이 하려는 작은 장사에 불안함을 느끼는 듯 보였다. 아마 게하지처럼 자신의 아버지와 거래를 마친 외국인으로부터 무엇을 얻으려하는 것처럼 보였다.
 

은 십자가상이 달린 목걸이예요. 나리는 아마 이것을 받아주실 좋은 분이시겠죠?”
 

글쎄, 사실 데니스턴은 그 같은 물건들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었다. 아가씨가 대가로 원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무것도요.-이 세상의 그 무엇도 원하지 않습니다. 이 십자가상이 나리를 아주 많이 환영하고 있어요.”
 

이 말을 비롯한 딸의 아주 많은 말들이 착각할 수 없는 진실 된 어조였기 때문에, 데니스턴은 넘치는 감사인사로 답을 하며 목걸이를 걸기로 했다. 정말로 데니스턴이 부녀에게 되갚기 어려운 도움을 준 상황처럼 보였다. 책을 가지고 출발하는 데니스턴을 문에 서서 지켜보던 부녀는, 데니스턴이 샤뽀 루즈 여관의 계단에서 마지막 밤 인사로 그들에게 손을 흔들 때 까지도 여전히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데니스턴은 획득한 물건과 함께 혼자 침실에 틀어박혔다. 여주인은 데니스턴이 안내인의 집을 방문하여 오래된 책을 샀다는 이야기를 하고나서 부터 그에게 특별한 관심을 내보였다. 그는 또한 여주인과 안내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식당 밖 통로에서 다급하게 나누는 대화를 들은 것 같았는데, ‘피에르와 베르트랑은 여관의 종업원용 숙소에서 자고 있을 것이다.’라는 요지의 말과 함께 대화가 마무리 되었다.
 

지금껏 내내 느껴왔던 불편한 느낌이 점점 커지며 데니스턴을 엄습하고 있었다.-발견의 기쁨 뒤에 따르는 불안감 이었을 수도 있다. 무엇이 원인이었던 간에, 결론적으로는 뒤에 무언가가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등을 벽에 대고 있을 때 훨씬 편했다. 물론 이 같은 불확실한 상태들은 모두, 그가 얻은 수집품의 명백한 가치에 비하면 가벼운 것이었다. 앞서 말했듯, 데니스턴은 지금 혼자 침실에서 참사회원 알베릭의 보물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매 순간마다 더 매력적인 무언가가 드러났다.
 

참사회원 알베릭에게 축복을!”
 

혼잣말하는 습관이 만성이 된 데니스턴이 말했다.
 

그는 지금 어디에 있을지 궁금하군? 이런 세상에! 여주인이 더 기분 좋게 웃는 방법을 배우면 좋겠어. 여기가 초상집이라도 된 듯한 느낌이니. 그 아가씨가 나에게 주려고 고집한 십자가상이 어떤 물건인지 궁금해. 지난세기의 물건이겠지. 그래, 아마 그럴 거야. 목에 걸기엔 좀 성가신 물건이야-너무 무거워. 그녀의 부친이 오랫동안 걸고 다녔을 가능성이 가장 높겠군. 치우기 전에 닦아 두어야지.”
 

그가 십자가상을 벗어 테이블에 두었을 때, 그의 왼쪽 팔꿈치 옆 빨간 천에 놓인 물체가 주의를 잡아끌었다. 물체의 정체에 대한 두세 가지 생각이 전광석화처럼 머릿속을 스쳤다.
 

펜 닦게 인가? 아니야. 그런 물건이 여관에 있을 리 없지. ? 아니야, 너무 검어. 커다란 거미? 아니라고 믿고싶군-아니야. 이런 세상에! 그림 속의 손과 같은 손이다!
 

또 다른 아주 짧은 순간 그가 불현 듯 기억해냈다. 오로지 혐오스러운 힘줄과 뼈만을 감싸고 있는 창백하고 어두운 피부, 그 누구의 손에 자란 털 보다 더 길고 두꺼운 검은 털, 손가락 끝에서 뻗어나 확연히 아래로 굽었고, 회색이며, 뿔처럼 생긴, 주름진 손톱.
 

그는 심장을 움켜쥐는 치명적이고, 상상조차 불가능한 두려움을 느끼며 헐레벌떡 의자에서 벗어났다. 왼손을 테이블에 얹고 있던 그 형체는, 데니스턴의 의자 뒤에서기 위해 일어서고 있었고, 그의 머리가죽 위에 오른손을 구부리고 있었다. 오른손 안에는 넝마가 된 검은 천이 있었는데, 그림에서와 마찬가지로 두꺼운 털에 뒤덮여 있었다. 아래턱은 얇고-뭐라고 불러야 할까?-얕아서 짐승의 것과 같았고, 검은 입술 뒤로 이빨이 보였으며, 코는 없었다. 강렬한 검은 눈동자와 대비되는 불타는 듯한 노란색 눈과 환의에 찬 증오, 빛나는 삶을 파괴하고자 하는 갈망은 눈에 보이는 모습 중 가장 무서웠다. 그것은 어느 정도 지능을 갖추고 있었다.-짐승보다 높지만 사람보다는 낮은 지능이었다.
 

당시의 두려움이 데니스턴에게 불러일으킨 감정은 가장 강렬한 물리적 공포와 가장 극심한 정신적 혐오였다. 그는 무엇을 하였나? 그가 무엇을 할 수 있었나? 그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였는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어떤 말을 했고, 무턱대고 은 십자가상을 쥐었으며, 악마 쪽에서 그에게로 향하는 움직임을 알아챘고,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는 동물의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서둘러 들어온 두 명의 건장하고 작은 종업원, 피에르와 베르트랑이 본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둘 사이를 지나가는 무언가에 의해 옆으로 밀쳐지는 느낌을 받았고, 기절한 데니스턴을 발견했다. 그들은 데니스턴과 함께 밤을 보냈고, 다음날 아침 9시에 데니스턴의 친구들이 생 베르트랑에 도착하였다. 그 즈음 데니스턴은 여전히 떨리고 불안해했지만, 거의 평상시와 같이 돌아온 상태였고, 친구들은 그림을 보고 안내인과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서야 그의 말을 믿었다.
 

거의 새벽 무렵, 데니스턴에게 그림을 팔았던 작은 남자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여관에 찾아와 여주인이 하는 이야기에 깊은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였었다. 그는 놀란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었다.
 

그 남자야!-그것은 그 남자야! 나도 그를 본적이 있어!’라는 것이 안내인의 유일한 설명이었고, 모든 의문에 대해 다음과 같은 한 가지 대답만을 주었다.
 

“Deux fois je l'ai vu: mille fois je l'ai senti.”
 

그는 책의 출처나 그가 겪은 자세한 경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이야기 하지 않았다.
 

나는 곧 잠에 들 것이고, 나의 휴식은 달콤할 것이다. 그대는 왜 나를 곤란하게 하는가?”
 

안내인이 말했다.[2]
 

[2] 데니스턴을 안내했던 안내인은 그해 여름 세상을 떠났고, 그의 딸은 결혼하여 생 빠쁠에 정착하였다. 그녀는 아버지의 강박에 대한 상황을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는 안내인이나 참사회원 알베릭 드 물레옹이 무엇 때문에 고통 받았나 결코 알지 못 할 것이다. 그 운명적인 그림의 뒷면에는 상황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몇 줄의 글이 적혀있었다.
 

Contradictio Salomonis cum demonio nocturno. Albericus de Mauleone delineavit. V. Deus in adiutorium. Ps. Qui habitat. Sancte Bertrande, demoniorum effugator, intercede pro me miserrimo. Primum uidi nocte 12(mi) Dec. 1694: uidebo mox ultimum. Peccaui et passus sum, plura adhuc passurus. Dec. 29, 1701.[3]
 

[3] , 솔로몬 왕과 밤의 악마 사이의 논쟁이다. 알베릭 드 물레옹 그림. 버시클. 오 주여, 급히 저를 돌보아 주소서. 찬송가. 사는 자 그 누구라도 91.
악마를 쫓아낸 생 베르트랑이 가장 비참한 나를 위해 기도하시네. 나는 16941212일 밤 그 모습을 처음 보았다: 곧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게 되리. 나는 죄를 짓고 고통을 겪었으며 아직도 겪을 고통이 더 남아있다. 17011229.
갈리아 크리스티아나는 알베릭이 17011231, 갑작스런 발작으로 침대에서 세상을 뜰 것이라는 예언을 내어놓았다. 이처럼 구체적인 예언은 사마타니의 위대한 업적 가운데에서도 흔치 않다.
 

내가 들려준 사건에 대해 데니스턴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지금까지도 거의 이해하지 못하였다. 그는 언젠가 내게 구약성서 외전 중 한권의 글을 전해주었다. ‘어떤 영혼은 복수를 위해 창조되었고, 비통한 심장 고동에 그들의 분노가 자리한데.’ 또 다른 상황에서 그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이시안은 매우 합리적인 사람이네. 그는 바빌론의 폐허에 사는 밤 괴물에 대해 무언가를 이야기 하지 않았나? 그것은 현재를 사는 우리들을 초월한 것들이네.”
 

데니스턴의 또 다른 믿음은 나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고, 나도 그에 동의하였다. 우리는 지난해 참사회원 알베릭의 무덤을 보기위해 코망주에 갔다. 무덤은 장엄한 대리석 구조물로, 알베릭이 커다란 가발을 쓰고 평상복을 입은 모형이 함께 서 있었고, 아래에는 그의 배움에 대한 정성스러운 추도연실이 있었다. 나는 데니스턴이 생 베르트랑 성당의 신부와 한동안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았는데, 우리가 떠나오는 길에 그가 나에게 이야기했다.
 

나는 이게 잘못된 것이 아니길 바라네. 자네도 알다시피 나는 장로교인 이지만하지만- 나는 알베릭 드 물레옹의 안식을 위해 미사를 드리고 장송곡을 부르는이가 있을 것이라 믿고싶데.”
 

그는 영국 북부 악센트가 들어간 어조로 덧붙였다.
 

나도 그런 것들이 소중하게 느껴줄 줄은 몰랐다네.”
 

* * * * *
 

책은 케임브리지의 웬트워스 소장품 중 하나이다. 그림은 데니스턴이 사진을 찍은 뒤, 그가 코망주를 처음 방문했다 떠나는 날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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