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초등학교 3년 때 였습니다


영어학원에선 수업 막바지에 항상 받아쓰기를 했었습니다


들은거 받아 적고서 선생님한테 개별적으로 가져다 드리면 줄서서 채점받는 식이었어요
 

당시 우리한텐 받아쓰기 성적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일이었어요 받아쓰기 채점하고 집에 가는 길에 그 날 받아쓰기 성적 하위권 친구들은 상위권 친구들에게 컵볶이나 꼬치돈까스를 사야 했거든요


한 반에 인원이 6명 정도라 많진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저희 부모님깨서도 친구들 부모님도 알고 계셨음. 은근히 피어나는 경쟁의식ㅋㅋ)


문제의 그 날은 단어를 완벽하게 외우고 간지나게 무조건 내가 먼저 채점받겠다는 각오로 마지막 20번 문제 뙇 듣고 채점 받으러 선생님 앞으로 뛰어 나갔는데 왠걸? 아무도 안 나오더라고여


보통은 우르르 몰려가서 줄서서 채점 받아야 되는데..


친구들이 뒤에서 뭐라뭐라 하덥니다 나대지 말고 들어오라고
(물론 이 말은 아니었겠지만 이런 어투로) 


그러자 선생님께서도 한 마디 하셨습니다


아직 20번 부르지도 않았는데 문제 맞았다고...


외우는거 20개 중에 20개 시험 보는게 아니라 50개 중 20개로 기억하는데 어쩌면 그 중에 하나 찍어서 맞았는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전 분명히 똑똑히 들었거든요..


그 학원을 졸업 할 때 까지 다녔었는데 그 때 까지도 받아쓰기 하면서 두 번 다시 그런 적도 없었을 뿐더러 아무도 그랬던 적이 없었네요
그 중에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가 있는데 술 마시면서 서로 가끔씩 이 얘기 하면서 추억도 곱씹어보고 그렇게 지냅니다ㅎㅎ


과연 제가 들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마무리 하는 법 좀 누가 알려주세요 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