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 시간내서 인천 주안에서 다이빙벨 보고 왔어요.
아내가 이상호기자님 방문하는 날 같이 관람하자고 했지만, 영화를 대하는 내 맘이 무겁고.. 또 혹시 아내 앞에서 눈물이라도 보일까 혼자 보고 왔습니다.
위에 적은 것처럼 다이빙벨 관람을 위해 극장을 찾아가기까지 많은 갈등이 있었어요.
그 날의 비극에 대해 슬픔과 분노, 또 그 날 이후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오늘.
상식과 정의 앞에 일말의 부끄러움 없이 너무 견고해보이는.. 무전기 너머로 숨어있는 기득권에 대해 내 자신이 너무 무력하게 느껴질 것 같아서요.
'세월호, 그 날의 비극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다짐했지만.. 실은 일상을 통해 아픈 그 날을 잊으려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4월 16일의 팽목항으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마치 스쿠루지를 이끄는 영혼들처럼..
현장의 분위기, 바로 앞에 일렁이는 어두운 바다를 보니 그 날의 혼란과 '구조할 수 있을 거야'라고 희망했던 그 마음까지도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안타까움.. 무능과 구조의지 없는 방해에 대한 분노,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과 위협 가운데서도 구조하려는 사람들에 대해 고맙고 안타까웠습니다. 그 모습들을 보며 울었어요.
영화가 끝나고, 객석에 불이 켜지고, 내 앞과 옆의 빈자리들이 너무 외로웠습니다.
외로움의 대상은 제 자신이 아니라 이종인씨와 이상호기자, 세월호로 가족을 잃은 피해가족들의 외로움이었습니다.
내가 채울 수 있는 건 한자리 뿐이었습니다.
조그만 상영관에 열명도 안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알지도 못하는 그 사람들에게 고마웠고 또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처럼. 망설이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앉은 한자리가 내 옆의 누군가에게 그 날의 슬픔을 안고 있는 분들에게, 위험과 위협에도 취재와 구조노력을 쏟으신 분들에게 힘과 위로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