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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밥은 멕이자
게시물ID : sisa_789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뚝심송
추천 : 12
조회수 : 102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0/02/18 12:33:37
(딴지일보 독투에 올렸던 글이라 어투가 딴지체인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애들 밥부터 멕이고 나서 볼일을 보자는 말에 반대하는 넘이 있다면 그거야말로 호로자식이다. 난데없이 무슨 애들 밥을 멕이자는 설레발을 치는가하고 묻는 비루한 인간들이 있을까봐 먼저 이 얘기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우리 아이들이 굶고 있다. 아래는 2006년에서 2008년까지 학교 급식비 미납학생수가 담긴 도표이다. 일단 도표를 먼저 들이밀어야 좀 보고 싶은 생각이 들거 같아서 눈물을 머금고 훔쳐왔다.

2006

2006

2006

소계

2007

2007

2007

소계 

2008

2008

2008

소계 

8,579

4,140

4,632

17,351

10,569

5,470

7,417

23,507

60,817

55,346

55,848

172,011

(출처: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단위: 명) 딱보기에 어떤가. 2006년도에 초중고생 중에서 학교 급식비를 못 낸 아이들이 일만하고도 칠천여명. 그 숫자가 2008년도에는 일십칠만명이 넘어간다. 가카께서 그렇게 자랑하시는 G20 의장국으로 국격이 날로 욱일승천하고 계시는 대한민국의 초중고생들이 급식비를 못내고 있는 숫자가 저렇게 늘고 있다는 말이다. 결식아동 얘기가 흔히 방송에 나오지만,어떻게 된 넘의 나라가 애들 밥하나 못 먹여서 부모들이 급식비를 내게 만들고, 그 알량한 급식비(대략 월 삼만원선)을 못내는부모들이 저리 많아서 무려 십칠만명이나 되는 한창 자라나는 우리 새끼들이 점심을 쌩으로 굶어야 된다는 말인가. 고등학교는 그렇다 치자.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중학교까지만 의무교육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이제 겨우 학교라는 곳을 난생 처음 들여다보는 젖비린내나는 애기들부터 코밑에 솜털이 보송보송한 중3짜리 애들까지, 그런 어린 것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밥을 굶으며 의무교육을 이수하느라 뺑이를 쳐야 되냐는 얘기다. 왜 이 글이 애들 밥은 멕이자로 출발하는지 이해가 갔으면 다음 얘기로 넘어가보자. 의무교육이 도대체 뭔데? 우리나라 헌법에 보면 의무교육에 대해 잘 정의되어 있다. 쉽게 말해서 초등학교 중학교 과정은 이 나라에 국민으로 태어난 이상,의무적으로 수행해야 되는 교육과정이라는 얘기다. 교육받으면 지 똑똑해져서 잘먹고 잘사는 거지, 무슨 교육이 의무냐는 질문도 있을법하다. 그런 관점에서 교육은 권리이다. 교육받을 권리가 모든 국민에게 있다는 얘기다. 근데 나 똑똑해지고 싶은 생각 전혀없으니 교육 안받을래 하는 넘들도 있을 거 아닌가 말이다. 그런 넘들이 늘어나면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이 사회, 한 순간에 솟된다. (차마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지성인으로써 저 솟에 아래위로 ㅈ자를 넣을 수가 없어서 약간의 변형을 했다.) 초등교육도 못받아서 평생에 한이 맺혀 살아가는 노친네들을 보며 가슴아파 해 본적도 없단 말인가? 교육은 권리이면서 동시에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반드시 수행해야 되는 의무이다. 이게 바로 의무교육의 핵심이다. 문제는 그 의무교육을 수행하느라 발생한 비용은 도대체 누가 부담해야 하냐는 것이다.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수행해야 되는 의무인데 그 의무 수행하면서 내 돈 내고 밥 사먹으리? 군 입대하는 애들한테 보병 가려면 영등포 가서 K2 소총 사가야 되고, 전차병 가려면 청계천 가서 탱크 사가라는 소리는 이미 때가 지나도 한참 지난 농담일 뿐이다. 뭔가 있어 보이기 위해 이 부분에 대한 법학자들의 견해를 옮겨 보자. "무상의 범위에 관해서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무상범위법정설, 수업료만이 면제된다는 수업료무상설, 그 외에 교재.학용품지급과 급식의 무상까지 포함된다는 취학필수비무상설 등이 있다. 취학필수비무상설이 다수설이고 또 타당하다." (권영성,<헌법학원론>, 2002, 616쪽.) 나는 잘 모르지만, 권영성 책은 법계통 공부하는 사람들은 한번씩 다 보는 책이란다. 취학필수비무상설이 다수설이고 타당하댄다. 말 그대로 취학에 필수적인 비용을 무상으로 해야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말 그대로, 수업료, 교재, 학용품, 급식, 심지어 교복까지 취학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은 다 무상으로, 즉 국가가 사줘야 된다는 거 아닌가 말이다. 근데 왜 난 육성회비 내고 핵교 댕기고, 교복 맞추면서 부모님 눈치보느라 쩔쩔 맸는지 모를 일이다. 아니 나야 20세기에 학교 다녔고 그때야 우리나라가 개발 도상국이었으니 그렇다 치자. 왜 우리 아이들이 급식비를 내야 되고, 메이커 교복 맞춰달라고 떼를 쓰느냐말이다. 이건 고질적인 위헌이다. 이 헌법 파괴적인 현상이 지속되는 것을 우리 모두가 방관하고 있었다는 말이된다. 법치를 강조하시는 가카께서도 이런 가슴아픈 일이 있는 것을 아신다면 바로 시정해 주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김상곤 교육감의 무상급식 현직 경기도 교육감으로 재직중인 불그무레 죽죽한 교육감이 있다. 바로 김상곤 교육감이다. 이 교육감이 경기도내의 초등학생들 모두에게 전면적으로 무상급식을 시도하겠다고 해서 예산까지 뽑아 올렸었다. 육백억 정도 되는 걸로 기억하는데... 한나라당도의원들이 칼같이 잘라 버렸다. 이유인 즉슨, 전면 무상급식을 하자는 건 부자집 아이들까지 밥을 공짜로 주자는건데, 왜 그런 짓을 하느냐는 이유였다. 그럴 바에야 없는 집 아이들을 골라 밥을 주고 남는 돈으로는 다른 일, 더 급하고 좋은 다른 일을 하자는 것이다. 일견 그럴싸 해 보인다. 마자.. 부자집 아이들이야 뭐 더 좋은거 싸와서 먹게 내비두면 되지 뭐그런 넘들까지 다 학교에서 강제로 밥을 멕이나.. 이렇게 부분적으로 실시하는 무상급식은 무상급식도 아니다. 즉,의무교육 차원이나 복지 차원도 아니고 그저 그지에게 적선하듯이 하는 시혜적 무료급식이라는 것이다. 거기다가 현실적으로도 누구는주고 누구는 안주는지를 관리하는 비용이 불필요하게 상당히 발생한다. 그럴 돈 있으면 한넘이라도 더 밥을 주는 게 낫지.. 어찌되었거나 김상곤 교육감은 예산이 잘렸음에도 불구하고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해야 된다고, 시행하겠다고 공언을 하고 있다. 문제는 그의 임기가 올 유월로 끝이 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도의원들의 속내는 기실 다른 곳에 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뭐 중론같이 어려운 말 안 꺼내도 빤히 보인다. 애들 밥멕이는게 문제가 아니라, 그 밥을 김상곤이 멕이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김상곤은 자타가 공인하는 빨갱이 교육감이다. 감히 가카께 개기는 시국선언인가 뭔가를 집단으로 한 빨갱이 교사들을 징계좀 하라고 교육부에서 명령까지 내렸는데, 그걸 "기소도 안된 건으로 앞서 징계할 수 없다"는 파렴치한 핑계를 대고 미적거리는 그런 빨갱이 교육감이라는 말이다. 그런 교육감이 경기도내 모든 아이들에게 공짜 밥을 줘 버리고, 그 학부모들로부터 인기를 끌어 재선되는 꼴은 내눈에 흙이 들어가도 지켜볼 수 없다는 애국지사들이 모인 한나라당인데, 어떻게 김상곤 교육감의 무상급식안을 통과시킬 수가 있었겠냐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시중의 사람들에게는 그 얘기가 시끌벅적하게 날로 씹히고 구워서 씹혀 버렸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반응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애들한테 밥좀 멕이자는데 그걸 짜르다니, 우리나라가 돈이 그렇게 없는 것도 아니고 너무하네~ 라는 것이었다는 얘기다. 밥싸움이 제일 살벌하다 그러던 와중에 새로운 싸움이 시작될 기미가 슬슬 엿보이고 있다. 사실 세상 살아가다 벌어지는 싸움중에 피튀기게 살벌한 싸움은 딱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밥그릇 싸움이고 하나는 짝짓기 싸움이다. 짝짓기 싸움이야 이 글에서 논할 것이 아니므로 통과하고, 밥그릇 싸움 하니까 공무원 철밥통 생각이 먼저 나겠지만 여기서 얘기하는 밥그릇 싸움은 실제 밥을 놓고 벌이는 싸움을 얘기하는 것이다. 그것도 더 살벌한 것은 내 자식 입으로 들어가는 밥그릇싸움이다. 그래도 꼴에 부모라고 자식을 길러보니까, 내 밥그릇 빼앗기는 것은 양보하겠지만, 내 자식 밥그릇 빼앗아 가는 놈한테는 일단 뒷골부터 뻐근해 지고 코에서 김김 숭숭 나는게 도저히 양보가 안되더라. 경기도 교육청에서부터 애들 밥멕이는 싸움으로 시끌벅적해지니까,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그러고 나니까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출마한 넘들이 개나소나 다 이 무상급식을 선거공약으로 걸고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굵직한 인간들만 뽑아보자면, 서울시장 후보로 뛰는 이계안이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걸었다. 안양사는 이종걸도 아마 경기도지사 생각이 좀 있는 모양인데,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나섰다. 똑같이 경기도지사를 노리는 김진표도 걸었다. 노회찬은 원래부터 무상급식의 저작권자는 자기라고 주장한다. 사실 맞는말이다. 진보세력은 오래전부터 무상급식을 주장해 왔다. 그리고 노회찬은 여야를 넘어서 무상급식이라는 주장을 공유하는 "무상급식연대"까지 제안하고 나섰다. 이렇게 민주당이나 진보신당이 주장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런데 한술 더 떠서, 서울시장에 생각이 있는 한나라당 원희룡이 무상급식 공약을 걸고 나섰다. 이 무상급식이 가카의 중도실용서민정책에 딱이라고 주장을 한다. 퍽이나.. 거기다가 민주당에서도 무상급식 관련 법안을 박주선 주도로 제출했고,한나라당에서도 손숙미·원희룡·김소남·김정권·김효재·박대해·유재중·임두성·조진래 의원이 친박연대 김을동하고 같이 무상급식 하자는 내용의 ‘초중등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해 버린 것이다. 얘들이 단체로 미쳤나... 이 정도면 가히 무상급식이 시대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꼴통들의 반격 누구보다도 시류의 흐름에 민감한 것이 또 한나라당 떨거지들이다. 솔직히, 무상급식에 대한 여론이 어느정도로 확산되었는지 긴가민가 했었다. 그러다가 한나라당에서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걸고, 통과시킬지 말지는 관심도 없지만 법안까지 제출하는 것을 보고, 무상급식에 대한 여론이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말았다. 거기에 확실하게 도장을 찍어 준것이 바로 조선과 동아가 한날 한시에 짜고 내놓듯이(실제로 짰겠지, 안 짜고서는 어떻게 두 신문의 사설이 똑같은 내용으로 한날 나오냐? ) 무상급식을 정면으로 까는 사설을 실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이 정도면 사람들이 무상급식을 다들 바라고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는 증거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무상급식은 무책임한 포퓰리즘 정책이란다.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것은 독버섯 같은 행동이란다. 무상급식 해 주면, 다음엔 공납금 공짜 공약, 외고·자사고 폐지 공약, 대학추첨제 공약이 차례차례 또는 한꺼번에 등장할 것이란다. 근데 어쩌냐..우리나라 초중학교는 이미 의무교육이 되어서 공납금이 공짜인데.. 뭐 아마도 저들은 사학재벌들하고 친하니까 고교 공납금이 걱정돼서 저러는 것일 수도 있겠다. 조선이 반격하면, 한나라당 내에서 인기좀 끌어보려고 무상급식 얘기 꺼내던 부류들이 찔끔하기는 한다. 거기서 더 개기면, 조만간 원희룡 사무실이나 집앞에 어버이연대나 반김반핵 어쩌구 하는 할배들이 가스통 들쳐메고 출동할지도 모른다. 거기다가 급기야는 친애하는 가카께옵서도 친히 전면 무상급식은 반대한다고 한방 날려주신다.우리나라는 북유럽하고 다른데 괜히 야당들이 설치는 거라고 친절한 해설까지도 붙여 주신다. 무상급식하면 교육청 예산으로 하지 누가복지 예산 달라고 할까봐, 복지예산 부족하다고 지레 설레발까지 산뜻하게 떨어 주신다. 분위기 깔끔하게 잡혔다. 새로운 전선을 펼치자 여러곳에서 새로운 싸움판을 만들어 나갈만한 프레임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말라고 주장하던 레이코프의 프레임이론에 대해서는 한번씩 다들 들어보셨을 것으로 생각해도 문제 없을 것이다. 지난 대선때, 죽자사자 이명박 뒷다리만 잡고 늘어지던 정동영이 얼마나 무식한 짓을 했던 건지도 다들 잘 아실 것이다. 마케팅 이론을 도입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그거 전적으로 동의한다. 긍정적이고, 생산적이고, 무엇보다도 감성적이며 인간적이어야 하고, 누구나 한번 들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 이게 삼빡하게 구성되지 않으면 프레임 싸움에서이미 지고 들어가는 것이며, 쟤들이 말이 되건 안되건 뭔가 하자고 들이대는 데다가 우린 그거 반대한다, 반대투쟁하자, 뭐 이런소리 내밀어서는 당구장 게임비도 못 내고 쫄딱 망한다는 거 이제는 어지간한 사람은 다 안다. 거기다가 상대는 선거의 여왕, 악수의 달인, 약속은 지켜야 한다 한마디로 세종시 수정안까지 물멕여 버린 그네공주란 말이다. 애들 밥은 멕이자~라는 단순명확하며 멜랑꼴리 하면서도 오쏘독스한 단일구호가 우리에게 그 선을 그어줄 수 있지 않을까? 애들 밥부터 멕이고 싸우든 말든하자, 애들 밥 멕이자는데 반대하는 넘들은 개호로자슥이다, 넌 애들도 읍냐, 니들 새끼 밥 멕이자는 데 나 안찍고 버틸 거냐,뭐 이런 응용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걱정되는 것은, 요즘 돌아가는 분위기가 영 수상한데, 괜히 이 무상급식이라는 삼빡한 모토를 그네공주가 가로채 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그랬다간 완전 세종시 짝 난다. 그네공주가 세종시 수정안반대하고 나서는 바람에, 모든 야당들이 일제히 그네공주 들러리나 팬클럽 취급받게 된 현실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이거 써먹으려면 그네공주가 선점하기 전에 빨리 빨리 다져놔야 된다. 만약 놓치게 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친박연대가 대박신당으로 이름 바꾸고(이거 오보라던데.. ) 무상급식으로 대박치는 꼴을 옆에서 손가락 빨면서 지켜보게 된다. 새로운 시작도 된다 이 무상급식이라는 것은 싸움의 무기도 되겠지만, 새로운 시작도 된다. 나는 국민학교 월사금 내던 세대는 아니고, 육성회비내던 세대다. 그러더니 어느순간 그나마도 없어지고, 요즘 초등학교 가보면 학용품도 어지간한 것은 학교에서 준다. 그렇게 의무교육이 한단계씩 구현되는 게 무슨 사회적인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기껏싸워서 무상급식이 구현되었다고 해도 국민학교 월사금 없어지듯이 스물스물 적응해 버리면 그게 뭐하는 짓거리냐는 질문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문제는 좀 다르다. 무엇보다도 "밥"이 연관된 문제라는 점이 다르다. 넌 밥만 먹고 사냐는 얘길 들을 수도 있겠지만, 밥은 인간의 생존과 직결된다. 즉, 국가가 내 자식에게 밥을 준다는 것은, 내 자식의 생존을 이 사회가 책임진다는 개념의 시작점이 된다. 내가 이렇게 망가져도, 내 새끼를 이 사회가 가르쳐주고, 내 새끼 밥을 멕여주는구나, 이 사회가 내 자식의 생존을 보장해 주는구나, 하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의 대다수가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국가와 개인과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이정표가 된다. 내가 돈을 벌어 세금을 내고, 그 세금으로 우리의 다음세대가 교육을 받고 먹고 자라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인식은 납세에 대한 자세부터 전환되도록 할 것이며, 한 사회에 속한 개인으로써 이 국가에게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재인식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조선일보의 엄살은 거짓이 아니다. 밥을먹여주면 그 다음의 요구가 이어지게 될 것이다. 학교가 밥을 준다면, 학교에서 체육시간에 다친 내 아이 병원비는 왜 안대주냐는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다. 병에 걸리면 치료는 안해주나? 교복은 안사주나? 다른 건 다 공짜면서 수학여행비는 왜 부모에게내라고 하나? 국가를 구성하는 기본단위인 개인들, 즉 학부모들의 국가에 대한 요구가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게 될 것이다. 이는 조선일보따위의 반동들에게는 두려운 상황이겠지만, 21세기에 적합한 진보된 국가관에서 보자면 이제 막 근대로 접어드는 계몽적인 시대 상황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쩌면 우리는 이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지점에 서서 우리의 역사를 맨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애들에게 밥을 멕이자 무상급식이 새로운 싸움판을 주도할 프레임 전쟁의 핵심 키워드가 되거나 말거나, 대다수 사람들의 개인vs국가관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역사의 전환점이 되거나 말거나 그런 거 다 둘째 문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경제규모로 세계 수백개 국가 중에서 십위권을 넘나들고, 남의 나라에 원자력 발전소를 지어주기까지 하며(이게 좋은 국가의 증거는아닐지 몰라도, 큰 국가의 증거는 될 거 같다.), 세계 몇대 자동차 생산국이며, 뭐 하여간 뻑하면 방송에서 쏟아져 나오는 각종 자랑질을 수시로 하는 국가가 바로 우리 나라다. 그런데 그 나라에서 초중고생 십칠만명이 급식비를 못내서 밥을 굶는다. 이게 또 우리 나라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바로 당신이 "내 자식 안 굶는데, 다른 자식들이야 굶던 말던~" 이러는 인간이라면 당신은 인간도 아니다. 니 새끼 소중하면 남의 새끼도 소중한 법이다. 최소한도의 사람사는 사회라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한끼 정도는 우리 손으로 해 줄 수 있어야 되는 것이다. 그게 한끼에 만원이 드나, 십만원이 드나. 한끼 삼천원이다. 그거 초중고까지 모두 다 해서, 일년에 학부모가 부담하는 급식비용이 3조가 조금 안된다. 어차피 우리나라 예산 삼백조 중에 국방예산 말고 제일 많이 쓰는게 교육예산이다. 교육예산에 전체 예산 중 1% 더 얹어서 밥 멕이는 게 그렇게 힘드나 말이다. 그냥 딱 한걸음이다. 한걸음만 더 나가자는 얘기다. 애들 밥은 멕이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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