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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905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과그림자
추천 : 15
조회수 : 3339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09/11 21:15:54
옆집의 수민이는 국어를 잘했다.
수민이의 100점짜리 국어 시험지는 옆집 아줌마의 자랑이었다.
내 짝꿍 수혁이는 수학을 잘했다.
수혁이의 96점짜리 수학 시험지는 그 애 엄마의 자랑이었다.
내 단짝 현우는 사회를 잘했다.
현우의 92점짜리 사회 시험지는 그 애 엄마의 자랑이었다.
엄마 친구 아들 은우는 과학을 잘했다.
은우가 푸는 6학년짜리 과학은 엄마 친구의 자랑이었다.
엄마의 부자 친구 딸 지은이는 영어를 잘했다.
지은이의 부드럽게 굴러가는 혀는 엄마 부자 친구의 자랑이었다.
내 평균 89.9
나는 엄마의 자랑이 아니었다
한 번도 아줌마들의 수다에 오르내리지 않았다
내 나이 11살
내 학년은 4학년
나는 아무 것도 잘하지 않았다
나는 아무 것도 잘하지 못했다
내 이름은 89.9
엄마
엄마엄마
난 뭘 잘할까.
74점짜리 수학시험지를 보여주기 무서웠다
가방에 쑤셔두었다
한 번쯤은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겠지
커피 한 잔과 잘근잘근 씹혀
혀에 굴러다니겠지
호호.....그래서 우리 아들은 말이에요....
울면서 옥상에 올라갔는데 별이 너무 예뻤다.
울면서 커터칼을 집었는데 피가 너무 무서웠다.
울면서 8시가 되었다
울면서 속셈학원 갈 시간이 되어버렸다
울면서 속셈학원 가방을 집어들었다
아
나는 천재다
너무 늦게 알았지만
나는 천재다
속셈학원 가방은 끈이 유난히도 길었다
엄마 내 이름은
89.9가 아니야
끈에 목을 집어넣었다
74점짜리 시험지보단 덜 무서웠다
엄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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