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고3 난 건강했다. 2011학년도 대수능에서 기대했던 만큼 수능을 잘 보지 못해 재수를 결심.
2011년, 재수생 재수 중반, 골수암 진단 항암치료 시작과 함께 정상적인 재수생활은 끝이 났다..
2012년 항암치료를 받다가, 골수이식을 고려하게 되었다. 정말 다행히도 첫째오빠의 골수를 이식받을 수 있었고, 가을 쯤 골수이식수술을 받았다.
정확히 이틀 후, 아버지께서 뇌출혈로 쓰러지셨다. 많은 신경이 교차하는 부분에서 출혈이 일어나 수술도 불가능하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 정말 건강하셨던 분이 한순간에 말도 못 하시고, 얼굴 근육조차 제대로 움직이시지 못하게 되었다. 중환자실 한켠에 누워계신 아버지를 가까이서 볼 수가 없었다. 멀리서라도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면, 더이상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대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나는 수술 후 회복기간을 거치면서 차차 나아졌다. 아버지는.. 그대로이셨다.
2013년 의료인이 되어야겠다는 내 결심이 더욱 확고해졌던 지난 2년. 골수이식을 받은 뒤, 나는 빠른 속도로 회복을 했고, 다시 수능공부를 시작했다. 병원에선, 나의 완치 판정과 함께, 아버지에 대한 희망은 정리하는게 나을거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갑자기 아버지의 발가락이 움직였다. 모두가 놀랐다. 그리고 아버지는 작년 가을 이후, 약 330여일만에 다시 일어나셨다. 병원에서는 기적이라고 했다.
11월 7일, 나는 내 인생의 두 번째 수능을 치렀다. 내가 기대했던 만큼, 승산이 있는 점수를 받았다. 지난주부터 이번주까지, 논술 시험도 보러 다녔다. 그리고 내일. 드디어 마지막 시험만이 기다리고 있다.
... 길었던 4년간의 제 입시생활, 투병생활을 정리해봤어요..ㅎㅎ 드디어 내일이면 끝이에요..! 물론 수시에서 끝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후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