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san Boyle - The First Noel
BGM 출처 - Youtube
- 와 이쁘다!
- 내가 이런거나 해주려고 이렇게 와야 되겠냐? 세상에 이런 전 남편이 어딨어?
- 민정아! 트리에 불 들어왔어! 나와 봐!
- 너 어디 아파?
- 아니..
- 근데 왜 안 나와? 너 저런 거 환장하잖아?
- 어? 좋아.. 나 무지 좋아.. 아.. 신나라..
- 서선생 건드리지 말고 놔둬..
- 왜? 무슨 일 있어?
- 놔두라고 그냥..
- 와 맛있겠다! 야채 좀 더 넣지?
- 파출부까지 시킬려고? 이게!
- 어!
- 트리 예쁘네.
- 어..어.. 봤어? 예쁘지?
- 서선생 소시지 좀 먹을래요?
- 하.. 이혼까지 한 사람들이 정말 너무한다.. 이혼의 기본이 안 되어있잖아..
- 여보세요?
- 이민용씨죠? 양평에 있는 펜션 오렌지힐인데요.
예약 확인 차 전화 드렸습니다.
- 펜션이요? 저는 예약한 적이 없는데요?
- 지난 6월에 12월 24일자 예약하셨거든요?
- 예?
- 아 예.. 기억 나네요. 오래 전 일이라서 잊고 있었어요.
- 오늘까지 예약 확인 해주시고 잔금 입금 해주셔야 되거든요?
- 아 예.. 근데 그게 사정이 좀 달라져서요.
- 그럼 취소해드릴까요?
- 아..아니 잠깐만요. 오늘 중으로 결정하면 됩니까?
- 저.. 서선생은 왜 안 오죠?
- 어? 조금 있다가 온다고 했는데? 금방 오겠죠 뭐.
- 거 머리 나쁜 애가 기억할지 모르겠는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우리가 오렌지힐이라는 펜션을 예약했거든? 지난 여름에..
- 펜션? 아 맞다.. 예약했었다..
- 거기서 전화가 왔는데 말야..
그.. 취소하려고 했는데..
취소하면 먼저 20만원 입금한 거 그냥 날라간다네..
- 그래서?
- 그래서.. 네가 좋아서 예약한거니까.. 네 의사도 들어봐야 할 것 같아서..
- 가자고? 이혼한 부부가 크리스마스에 같이 놀러가면 좀 웃기지 않나?
- 좀 웃기지? 그래.. 그럼 취소할..
- 좋아.
- 어?
- 아깝잖아.. 거기 예약하기 엄청 힘든덴데.. 오빠만 좋다면 뭐..
- 둘이? 우리 둘이?
- 뭐.. 같이 갈 사람 있으면 같이 가고..
- 에헴.. 오빠가 알아서 해! 나 바빠! 끊어!
- 어어 그래! 그럼 나 잔금 치룬다! 그래 끊어!
- 늦어서 죄송합니다.
- 아이구! 서선생 오셨네? 서선생도 노래 한 곡 해!
- 저 노래 못 해요.
- 에이! 그런 게 어딨어!
- 어! 저 정말 노래 못 해요! 어 진짠데!
- 몇 시에 출발이야?
- 어? 뭐..뭐가?
- 이민용 선생이랑 놀러가는 거 아니야?
- 어? 어.. 어떻게 알았어?
- 우연히 들었어.. 재밌게 놀아.
- 재밌게 놀긴.. 이혼한 부부끼리 무슨..
괜히 간다고 그랬나봐.. 어떡하지?
- 니들 서류상으로만 이혼했지 요즘 보면 부부인데 뭐.. 그것도 사이좋은 부부..
- 뭐?
- 참.. 근데 너는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방콕이야?
- 짠! 크리스마스 맞이 소개팅 한다!
보영이가 회사 선배 소개시켜준다고 해서 명동에서 만나기로 했지!
- 진짜? 야 잘해봐라. 연말엔 훈훈하게 보내야지.
- 당근이지. 이번엔 정말 잘 해볼거야.
- 와인이랑 꽃바구니 서비스 되죠?
예, 그것 좀 준비해주시구요. 또 뭐가 돼요?
- 예? 커플 노천탕이요? 아이 무슨..
- 아니 그거 필요하면 거기 가서 신청해도 되나요?
혹시 필요할지도 몰라서.. 예.. 감사합니다.
- 여보세요? 나 지금 너희 집으로 가고 있거든? 도착하는데 5분 걸려.
- 오빠.. 아무래도 나 못 가겠어..
- 뭐?
- 꼭 성공해야지.. 그래! 연말은 훈훈하게!
- 서민정 화이팅!
- 야! 너 정말 이럴래!
- 미안해. 노래 다시 다 고치라잖아. 도저히 안 되겠어.
- 하루만 미뤄. 일단 가. 가서 고쳐. 내가 도와줄테니까.
- 가봤자 신경 쓰여서 죽도 밥도 안 돼.
- 넌 어쩜 애가 이렇게 제 멋대로냐!
- 뭐가 제 멋대로야! 일이 급한 걸 어떡하라고!
- 일? 그깟 허접한 삼류 씨엠송이 뭐가 그렇게 대단한데!
- 뭐? 무슨 말을 그 따위로 해?
오빠는 우스울지 몰라도 나한테는 진짜 대단하고 중요한 일이거든!
- 그래.. 그런 시답잖은 일은 중요하고 나랑 준이는 맨날 찬밥이지.
- 왜들 그래요?
- 어쨌든 돈까지 다 낸 건데 난 갈꺼야.
- 난 안 가.
- 오든지 말든지 네 마음대로 해!
- 기다리지 마! 나 안 간다고!
- 저.. 서민정씨?
- 네.. 안녕하세요.
- 안녕하십니까. 김기범입니다.
- 커피 시키셨네요?
- 네.. 저.. 잠깐 화장실 좀..
- 여보세요?
- 이선생님 저에요..
- 예.
- 펜션 가셨어요?
- 예.. 왜요?
- 신지 아무래도 안 갈 것 같은데..
- 예 안 올겁니다.
- 그런데 왜 혼자 거기 계세요?
- 집에 스키장 간다고 나왔는데.. 다시 갈 수도 없고..
신지랑은 아무래도 안 되겠죠?
- 많이 힘드세요?
- 네.. 힘듭니다..
- 여기 계셨으면 저라도 위로해드렸을텐데..
- 그러게 말이에요. 크리스마스 잘 보내요.
- 메리 크리스마스!
- 저기요.. 죄송한데.. 저 급한 일이 생겨서 그만 가봐야 할 것 같은데..
- 예?
-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저기 서민정씨! 서민정씨!
- 메리 크리스마스!
- 참나..
- 이선생님~ 위로차 방문입니다~
- 하.. 저깄구나.. 히..
- 왜 밖에 나와 있어?
- 내가 네 변덕을 짐작이나 하겠냐? 춥다. 들어가자.
- 오빠.. 나 할 얘기 있어서 온 거야.
- 어차피 올 거면 빨리 오든지.. 기지배..
- 오빠가 여기 왜 오자고 했는지 알아.
나도 다시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 안 해본 건 아니야.
근데 우리한테는 지금 이 정도 거리가 딱 적당한 것 같아.
- 그래서 온 거야? 그 말 하려고?
- 응..
- 그 말 할 거 였으면 전화로 하지. 뭐 여기까지 와.
- 얼굴 보고 얘기 해야할 것 같아서..
- 알았어. 야 내가 연말이라 머리가 어떻게 좀 됐나보다.
그래.. 나도 똑같은 실수 두 번 반복하기 싫어.
사실 막판에 우리 좀 끔찍했잖아.
- 그럼 갈게.
- 여보세요.. 저 서민정인데요..
- 혹시.. 지금이라도 괜찮으시면.. 다시 봐도 되긴 하는데..
- 그렇죠? 그럴 줄 알았어요.. 죄송합니다..
-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좋아하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