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 곳
오늘은 이별의 말이 공중에 꽉 차 있다
나는 이별의 말을 한 웅큼, 한 웅큼 호흡한다.
먼 곳이 생겨난다.
나는 조금조금 밀어내며 먼 곳이 생겨난다.
새로 돋은 첫 잎과 그 입술과 부끄러워 하는 그 붉은 뺨과
눈 웃음을 가져가겠다고 했다.
대기는 살얼음판 같은 가슴을 세워들고 내 앞을 지나간다.
나목은 다 벗고 다 벗고 바위는 돌 그림자의 먹빛을 거느리고
갈 데 없는 벤치는 종일 누구도 앉힌적이 없는 몸으로 한 곳에 앉아있다.
손은 떨리고 눈 언저리는 젖고 말문은 막혔다.
모두가 이별을 말 할 때
먼 곳은 생겨난다.
헤아려 내다 볼 수 없는 곳.
........................................ 문 태 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