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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어 V
게시물ID : panic_904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루나틱프릭
추천 : 11
조회수 : 123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9/02 21:28:01
 쪽방은 좁고 습했다.
깊은 후드를 뒤집어 눌러 쓴 남자는 깊게 들이마셨던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담배 연기는 축축한 공기와 더해져 묘한 광경을 이루었다.
창 밖 맞은편의 집은 무엇을 하는지 사뭇 분주해보였다.

 "약아빠진 녀석들."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밝구만."

그 날은 보름달이었다.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밤거리를 거니는 것이 그의 취미였으나
지금은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그의 머리 속에 여동생의 얼굴이 스쳤다.

 "..."

그는 조용히 전화를 들고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몇 번의 신호음이 울리고 상대방의 소리가 들렸다.

 "... 시간이 됐군."



 "그래서... 지금 그 말을 믿으란 겁니까?"

저번에 보낸 구원의 메시지는 누군가에게 먹혀든 모양이었다.
경찰은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하긴 이 세상에 이런 일이 어디에 있을까.

 "조금만 기다리시면 전화가 온다니까 그러네..."
 "이거 명백한 공무 집행 방해라구요."

그는 초조했다.

 "근데, 도대체 무슨 일인겁니까?"
 "아까는 못 믿겠다고 난리를 피우더니 이제는 흥미가 생기셨나?"

그는 전화만 바라보며 신경질적으로 대꾸했다.
경찰은 입을 삐죽이며 감청기와 발신 추적 장치의 전원을 켰다.

 삐-삐-삐

일순간 장내에 침묵이 돌았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시간이 됐군."

지금까지 그를 괴롭히던 그 목소리는 약간의 뜸을 들이고 나서 들렸다.
그와 동시에 감청기와 추적장치에서 뭔가 줄줄줄 써 지기 시작했다.
경찰은 수신호를 했다.

 '시간을 끌어야 합니다!'

그는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 또 시간을 벌기 위해 그는 다시 한번 어두운 세상의 지식을 옮겨 쓰기 시작했다.



믿든지 말든지

 영원히 지속되는 양초가 있다. 기괴하게 생긴 모양새를 가진 그 양초는 보통 양초와 똑같은 크기이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파라핀이 녹아도 크기가 계속해서 유지되었다고 한다.
 어디서 이런 능력을 가지는지 알 수도 없고 영원히 지속되는 양초의 원천 또한 어디인지 알 수 없다.
 그 양초의 주인이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말라가는 듯한 모양새가 되어 가는 것은 기분 탓일까?

믿든지 말든지

 한 여성이 길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쫓아온다"며 허둥대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겁에 질린 표정으로, 신발도 채 신지 못한 채 달리는 그녀의 모습은 꽤 오래 전부터 보였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녀를 보고 겁에 질릴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그녀는 그림자가 없었으니까.

믿든지 말든지

 로댕의 '지옥의 문'이라는 작품을 관람하던 한 아이가 호기심에 그 문에 손을 댔다.
 아이의 힘에도 그 문은 스르르 열렸으며 그 안에는 아주 끔찍하고 생경한 광경들로 우글거렸다.
 아이가 공포에 질린 모습을 본 한 악마가 그 아이에게 손을 뻗을 때 문은 닫혔는데
 아이가 눈을 떴을 때는 병원이었고 팔에는 뭔가가 세게 붙잡은 흔적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로댕의 '지옥의 문'이라는 작품은 석고 조각으로 열 수 없는 조형물이다.
 그 아이가 본 광경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믿든지 말든지

 성경의 요한 계시록을 보면 일곱 천사들이 나팔을 불 때 온갖 재앙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 나팔 소리는 마지막 날에 구원받을 백성들만 들을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의 큰 지진이나 전쟁, 재앙이 닥치기 직전에 천지를 울리는 큰 소리를 들은 사람이 있는 것은
 과연 그들만의 착각일까 아니면 재앙의 나팔소리를 들은 것일까?

믿든지 말든지

 한 동굴에서 성인 남성의 유골 한 구가 발견되었는데  
 그 주변에는 셀 수도 없는 아이들의 유해도 같이 있었다고 한다.
 주민들의 말에 정말 옛날에 아이들이 대량으로 실종된 사건이 있었다고는 하는데
 성인 남성의 유골 근처에서 발견된 피리는 도대체 무엇일까?

믿든지 말든지

 숨바꼭질을 하던 한 아이는 벽장 속에 숨어있다가 밖이 소란스러운 것을 보고 문을 열었다.
 거기에는 난쟁이처럼 보이는 요물들이 여럿 있었는데 갑자기 그 아이를 돌아보고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아이는 문을 닫았지만, 비명소리를 듣고 찾아온 친구들에게 잡혀 술래가 되고 만다.
 하지만 친구들은 난쟁이는 단 하나도 보지 못했다고 한다.

믿든지 말든지

 고대에는 ....


 '됐습니다.'

경찰의 수신호가 있고 그는 마지막 글을 작성함과 동시에 통화를 마쳤다.
추적장치에 나타난 장소는 실로 놀라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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