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F·총재 조정원)과 북한이 이끄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이 기술 및 대회 교류를 인정하는 의향서를 채택했다. 조정원 WTF 총재와 장웅 ITF 총재는 21일 제2회 유스올림픽이 열리는 중국 난징의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사무실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하고 공식 사인했다. 장 총재는 북한의 IOC 위원이다.
이에따라 WTF와 ITF에 소속된 선수들은 양 단체가 주최하는 대회 및 행사에 서로의 경기 규칙을 준수하면 교차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현재 IOC가 인정하는 올림픽 태권도는 WTF가 주도하고 있어 이번 협약으로 ITF 소속인 북한 선수들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두 단체는 세계선수권대회도 따로 열어왔다.
WTF 보다 7년 이른 1966년 서울에서 육군 소장 출신 최홍희씨 주도로 창설된 ITF는 최씨가 한국정부와 갈등으로 캐나다로 망명한 이후 북한과 인연을 쌓아오면서 북한 태권도로 인식을 굳혀왔다. WTF는 장 총재가 이끄는 ITF와 최근 꾸준히 교류를 이어왔고, 마침내 교류 협약 결실을 맺었다.
조인식에 배석한 바흐 위원장은 “이는 태권도로서는 아주 역사적인 일이며, 가족 재회와 마찬가지다. 같은 뿌리와 역사를 가진 두 태권도 기구는 동일한 가족이며 이러한 의향서가 체결된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체결은 젊은 태권도 선수들을 위한 것으로 태권도 향후 협력에 굳건한 토대를 내린 것”이라고 발했다.
조정원 WTF 총재는 “ITF와 의향서를 체결하게 돼 아주 기쁘다. WTF는 항상 선수와 태권도 팬들을 위해 태권도를 발전시키고 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이번 의향서 체결로 WTF는 모든 태권도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웅 ITF 총재는 “수 년간의 대화와 노력 끝에 두 기구가 마침내 합의서를 체결하게 된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번 체결은 단지 양 단체간 협력의 시작일 뿐이며, 함께 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