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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제 블로그에 썼던 고스에 대한 글 ..
게시물ID : star_2592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커몬타임
추천 : 7
조회수 : 56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27 21:27:58
이 글은 예전에 제 블로그에 썼던 글 입니다..
고스가 끝날때 썼던 글 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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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


인터넷방송를 시작으로 sbs mbc를 왔다 갔다 하면서 새벽 두시에 기존의 라디오 방송을 정면으로 깨부수는... 대놓고 아웃사이더 방송.

2001년 4월1일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시작한 고스.


언제 부터 들었더라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고스가 시작한 그 해 어느날,

밤에 그.냥. 잠이 안와서 (원래 나는 새벽잠이 없다.) 그.냥. 새벽 라디오를 듣기위해 라디오를 틀었고,

당시 딱히 챙겨듣는 프로그램이 없던터라 그냥 여기저기 검색하는 도중 왠지 익숙한 목소리

- 응? 신해철인가? 신해철이 라디오 하나? (당시엔 그냥 신해철)

신해철 노래는 몇 개 아는거 없었고 딱히 팬도 아니였고 그저 끌림으로 시작된 고스 첫 청취.

그 우연한 방송 듣기를 시작으로.

당시 중3인 난 새벽 두시부터 세시 고스를 듣는 시간으로 정했고 (뭐에 홀린냥)

그렇게 시작 된 청취는 나란 놈을 학교가면 자고 세상이 어두워지면 질수록 정신이 말짱해지고 눈빛이 맑아지는 인간?으로 만들었다.

학교오면 맨날 몽롱한 상태로 있는 날 친구들은

- 넌 밤에 안 자고 뭐하고 학교와서 자냐?

라는 물음을 하게했고 그 친구들에게 고스를 전파.

몇일후부터 같이 잤다.

재밌는건 고스를 듣고 나면 분명히 다 듣고 3시부터 하는 방송을 듣다가 잠이 드는데

다음날 친구들이랑 할 이야기가 없다. 왜냐 기억이 안나니까 -_-;;

지금와서 신기한건 대부분 기억이 안나는데 몇가지 마왕의 생각들은 나의 생각들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다. 분명히.


고스가 올해로 11년을 했단다.

새벽 2시. 죽은 시간. 언젠가 12시부터 2시까지 하던 고스 전 방송에선 마지막 멘트가 "이제 주무세요." 였던것도 같다.

그렇게 죽은 새벽 2시부터 한시간 짧게 하던 방송이 인기도 끌고 해서 그 새벽방송에 광고도 붙고

시간이 두시간으로 늘어날때도 있었고

두시라는 시간을 잠깐 떠난적도 있다.

이것 저것 많이도 했다. 생각해보니 TV방송도 살짝했다. ㅋㅋ

츄파츕스 이야기를 마왕의 감칠맛나는 말빨로 살려 전설로 만든것도 있다.

한동안 사탕먹을때 자꾸 막대기만 빠지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하게 했고

사기를 무지하게 쳐서 비디오가게를 혼란에 빠뜨린적도 있고

살빼야 된다며 댄스곡 틀면서 같이 뛰라고 해서 가족 잠 다 깨운적도 있다.

방송 내내 음악만 트는 경우는 다반사였고

삼태기 메들리라는 곡을 틀어 식구들을 멘붕으로 만드는일은 그저 재미난 일화정도.

짜장면에 계란은 언제부터 빠졌던것인가 ?

조리퐁은 몇갠가? 그럼 콘택600 갯수는? 뭐 이딴 졸라 쓸데없지만 

웃음이 피식피식 나오는 일들을 진행했다.

지금 잉여짓이라고 불리우는 짓을 ,,, 잉여라는 말이 유행하기 휠씬 전 그때 했다.

물론 이런것만 한것도 아니다.

쫌 놀아본 오빠의 미심쩍은 상담소.로 그 어떤 라디오 방송에서 들을 수 없는 진지한 사연에

정말 진지하게 상담해주고 위로해주던 방송이 고스였다.

삼촌처럼 위로해주기도 하고

동네 형처럼 한마디씩 툭툭 던져 주기도 하면서 그 어떤 방송보다 친숙하게 서로를 식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게

어색하지 않게 같이 호흡했다.

지금은 꽤 알려졌지만 인디 음악 씬이 언더그라운드이기까지 했을때.

고스 인디차트라는 코너를 만들어 고스를 듣는 또는 듣진 않지만 인디음악을 접하기 힘든 대중에게

알리는 큰 공헌을 하기도 했다.

해체하고 사라진 밴드 타부의 음악을 소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온종일 타부의 EP 를 방송에서 틀었던 적도 있다.

덕분에 타부 EP는 나도 힘들게 구해서 지금 잘 모셔두고 여전히 나에게 최고의 앨범이다.

내 기억엔 이 때문에 멤버들이 잠시 다시 뭉치기도 했다.

온갖 종류의 끈적함이 있는 그들의 음악에 미쳐 그 EP만 몇달을 들었었다.

또 고스에 소개되기전부터 알았지만 나의 최고의 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고스에 소개되기전 영어 과외 선생님이 내가 인디음악에 관심이 많다는걸 알고

- "최근에 인터넷 음악 커뮤니티에서 이거 만드느라 카드빚 내서 만든 앨범이라고 해서 불쌍해서 샀는데 난 별로던데 너 들어볼래?"

해서 한번 듣고 또 미쳐서 몇달을 이것만 들었던 그의 노래.

절룩거리네, 스끼다시내인생, 361타고 집에 간다, 행운아 등등...

지금도 그의 전 앨범이 나의 플레이리스트에서 나오지 않는다.

가장 한은 고스에 달빛요정이 나왔을때 한 방송을 녹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가 갑작스럽게 고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나에게 정말 큰 충격이였고 몇일 정신이 멍~하게 했다.






그런 영향을, 고스가 줬다.

대충 생각나는게,

이정도 줬다.









징글징글한 생명력으로 살아가던 고스가 얼마전부터 막방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여기서 끝나도 저기서 하고

방송용이 아니면 로스트스테이션이라는 인터넷방송으로 하고

다른 방송에서 이름 살짝 바꿔서 고스트네이션이라는 이름으로도 하고

박테리아처럼 바퀴벌레처럼 스물스물 아무도 모르게 살아가다 결국엔 창궐할 고스가 막방으로 달리고 있다.

2012년 10월 21일 26시 마지막 방송을 시작으로 27시에 끝난단다.


생각해보면 알게 모르게 정말 오래했다. 11년이라...

그동안 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올라갔고 대학생이되었고 잠깐 군대도 다녀왔다.

그만큼 자랐고 그만큼 한심해졌다.

그동안 생각나면 ,, 거기 있나? 하던 고스. 또 찾으면 거기 있었던 고스.


상담소에서 타인의 일로 치열하게 고민하기도 했으며

원래 좋아하기도 했던 락 이라는 음악을 더욱 더 사랑하게 되었고 이젠 거의 대부분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다.

신해철은 마왕이 되었고 난 그의 팬이 되었다.


아마 고스가 끝나도

상담소는 없지만 상담소로 배운 여러가지 삶의 이야기는 나에게 깊이 새겨져 있을 것이고

음악의 나의 최고의 안식처 일 것이며

신해철은 여전히 마왕 일 것이다.



실없는 짓으로 웃었고 상담소 때문에 깊어졌고

음악,책,영화로 공감했다.



그 고스를






이제

떠 날 때 인 가 보 다.



떠나보낼때인가보다.

떠나 보낼 준비가 된건지 난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는 떠남에 준비가 있던가.

고스는 끝난다. 곧.

몇일 안남았지만. 떠나보내려고 노력해야겠다.


이렇게 한발 또 떠밀리는가 보다.









고맙다. 고스트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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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난 아직 마왕을 보낼 준비는 안됐는데 ....
하늘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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