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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송가연에게 돌을 던질 수 있으랴?(본격 쉴드글.)
게시물ID : sports_902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수박킬러
추천 : 12/13
조회수 : 131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8/18 19:42:00
 어제 로드fc 017 대회 이후 송가연선수와 로드fc단체에 대한 비난이 과하다.
송가연 선수와 단체에 대한 비난의 기폭제로 보이는 인터넷 게시물이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닌다.
그 게시물은 에미야마모토 선수의 가족사진과 그녀에 대한 몇 가지 프로필들이다.
애가 둘 있는 아줌마,
낮 에는 네일 샵에서 일하고 밤에는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는 아마츄어 선수.
이런 선수를 송가연의 상대선수로 매치업 해서 반일감정을 이용해 스타만들기로 흥행을 꾀하려는 단체의 얄팍한 수작이
꼴 사납다는 게 호사가들 대부분의 의견이다.
 
송가연 선수가 처음 대중들에게 인식된 건 작년에 라운드걸로 링에 올라왔을 때다.
그때 격투팬들의 반응은 시큰둥 했다.
선수가 경기를 뛰어야지 라운드걸이 뭐냐는 거였다.
실력도 별 볼일 없는 게 얼굴 하나로 뜰려고 여기저기 방송출연하고 개수작 부린다등 뭐 이런거다.
송가연 선수는 그때마다 링 위에서 실력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실력을 보여준 지금은 오히려 상대선수가 애엄마네 투잡을 뛰네 라는 둥의 동정여론으로 송가연 선수의 실력을 폄하하고 있다.
 
여기서 하나 집고 넘어가자.
어제 경기가 정말 떡밥매치인가 하는거다.
송가연은 MMA전적이 단 한 차례도 없는 생짜 신인선수다.
상대선수인 에미야마모토 선수도 아마츄어 전적밖에 없는 신인이다.
에미야마모토 선수가 애 엄마에 투잡을 뛴다는 건 이번에야 알게 된 사실이고
내가 이 선수를 알게 된건 한 달 전쯤이다.
저번 대회에서 송효경 선수가 기무라하즈키 선수를 이기고도 엄청나게 욕을 먹은 적이 있다.
싱글맘 파이터라고 감성팔이를 잔뜩 해놓고 이길 수 밖에 없는 상대를 데려와서 구타에 가까운 경기를 했다는 것이 비난의 핵심인데
송효경 선수는 MMA에 입문하기 전까지 바디피트니스 선수로 유명했다.
그리고 MMA전향 후 일본에서 활동할 때 까지 단 한차례의 승리도 없는 6전 전패의 보잘 것 없는 선수였다.
이에 반해 기무라하주키 선수는 전 일본 킥복싱 챔피언에 아마전적이 100전이 넘는 어리지만 베테랑 선수였다.
이런 기무라하즈키 선수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 암바에 걸려 아쉽게 석패한 선수가 바로 송가연의 상대인 에미야마모토다.
또 다른 비난은 체급이 맞지 않는다는 것인데,
계약체중경기이긴 했지만 어쨋든 두 선수 모두 체급을 맞춰서 나왔다.
8킬로그램 감량한 송가연이 하루만에 리바운딩 하면 유리하지 않느냐라고 하지만
감량과 리바운딩은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차치하고 그냥 심플하게 계체량때 체급이 맞으면 된거다.
어느 바보같은 선수와 세컨이 데뷔전을 지려고 나오겠는가.
상대 선수도 진짜 죽을만큼의 고통을 참고 무시무시한 훈련을 마치고 나오는 거다.
그런데 그런 선수에게 나이가 많다는 둥, 투잡을 뒨다는 둥, 애가 둘 이라는 둥의 사족을 다는 건 오히려 패배한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도대체 무슨 권한으로 에미야마모토를 불쌍한 여자 취급하며 송가연의 실력을 폄하하는지 난 도통 이해할 수 없다.
 
그 다음은 이 매치업을 성사시킨 단체에 대한 떡밥이다.
프로모터들이 가장 고생하는 게 데뷔전 선수의 상대를 찾는 일이다.
단 1패로 모든 커리어가 무너지는 투기종목의 특징 상 신인선수의 들러리가 되어줄 프로 선수는 아무도 없다.
특히나 선수층이 얇은 여자격투기는 더욱 더 그러하다.
복싱선수였던 나심하메드가 단 1패로 은퇴를 선언했고 3체급을 석권한 로이존스주니어도 1패 이후 몰락하기 시작했다.
효도르도 마찬가지다.
'나와 붙고 싶으면 내가 이겼던 다른 놈들부터 이기고 와라' 라는 것이 투기종목 매치업의 관행이며 챔프에 대한 예우다.
이런 점에 있어서 막 데뷔하는 신인선수의 상대로는 신인선수가 가장 적절하다.
 
여기서 자기 고백적인 얘기를 잠시 하자면
나는 한국 종합격투기의 오래된 팬으로서 신생단체의 스타만들기가 전혀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인다.
스포테인먼트라는 말도 있지않은가? 고깝게 보지 말고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줬으면 한다.
초창기 유엪씨도 그러했고, 일본의 무수한 격투단체들은 두 말하면 입 아플 정도다.
마사토를 띄우기 위해 룰을 바꿔버릴 정도였으니
 
로드FC는 정말 오랫동안의 한국격투기 암흑기를 거쳐 어렵게 탄생한 신생단체다.
케이지 안에 스폰들을 보면 눈물이 날 지경이다. 어느 국밥집, 원주에 닭갈비집, 선수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식당 뭐 이런게 이 신생단체의 스폰이다.
진짜 말도 안되는 미스매치가 아닌 이상 애정을 갖고 지켜보고 싶은 것이 내 심정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골리앗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경기 이후의 논란들을 보면 방송출연 만으로 송가연은 어느새 골리앗이 되어 있었고 야마모토는 애 둘을 키우는 정의로운 다윗이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다윗만을 기다리고 있다.
불우한 환경을 이겨내고 언론에 의해 부풀려진 골리앗을 무찌르는 다윗이 사람들의 정서를 더 자극하는 측면은 분명히 있다.
로드FC가 팬들의 잘 못된 환상때문에 다윗만을 기다리다가 망해버린 한국 씨름판처럼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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