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입니다.
3회때도 갔다온 제가 이번 4회를 다시 가보니 사람들이 2배로 늘어난것 같았습니다.
대림역서부터 그 기운을 감지하였습니다. 느낌이 왔죠.
뭐랄까 우주에서 수백수천의 별들 사이를 여행하는 오징어의 느낌이랄까요. 물론 더블스타들도 보였지만
전 유유히 은하수에 몸을 맡기고 구경을 하였습니다.
제가 사고싶은 물건이 있는 부스의 줄은 길었습니다.
하지만 기다렸습니다. 계속계속 기다렸습니다.
왜냐? 전 혼자왔으니까요. 25년동안 여친을 기다렸는데 이 몇시간도 못 기다리겠습니까?
...동정하지마세요. 전 당당했습니다. 20편 가까이 되는 영화도 혼자 봤는데요 뭘 하하.
여자,남자분들도 많으시더군요. 여징어? 남징어? 아닙니다. 제 눈엔 다들 안개꽃처럼 보였습니다. 많으셔서요.
농담이고 다들 예쁘고 멋지셔서 줄서서 기다리는동안 제 못생긴 얼굴을 위로 쳐들어 하늘하늘 바닥으로 떨어지는 나뭇잎들만 쳐다보았습니다.
이러다 허리가 없어지는거 아닐까, 아냐 뭐 허리 없어져도 뭐 어때 어차피 쓸일도 없을텐데 라고
생각하는 순간 저는 기다렸던 물건들을 얻을 수 있었죠.
그리고 전 나름 승리자라고 생각합니다.
전 솔로니깐 앤솔로지를 샀습니다.
밀크티잼은 뭔가 이 줄은 서야될거같다해서 사게된거고요.
수세미비누는 제 피부를 더욱더 오징어에 가깝게 만들고싶어서 샀고요.
견과류바 라고하나요? 5봉든거 그냥 질러버렸는데 벌써 3개 까먹었어요. 정말 맛있네요.
레몬청은 사실 뭐 사야지라고 생각안하고 사람들이 제일 안 사는거 사야겠다 했는데 제일 많이 남은거같아서 샀습니다.
엽서는 왜 샀냐고요? 예쁘잖아요. 전 사실 감수성에 사는 예비역병장입니다.
립밤은 왜 4개나 샀냐고요? 알바하는 곳에 여동생들 주려고요. 아 썸타는거냐고요? 아뇨 얘네 다 남친있어요. 하하
다음엔 이말년님 짤방처럼 벼룩시장에서 옥수수 팔아보고싶네요.
콜로세움 만들어서 그 안에 들어가서 옥수수 팔아보고싶음
이번 벼룩시장은 사실 저번보다 문제가 좀 보이긴 했지만 그건 이제 고쳐나가면 되는거죠 ㅇㅇ
오유 운영진분들과 판매하신 분들 버스킹하신 분들 모두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모두들
안녕히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