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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너 하나만을 기다렸다
게시물ID : lovestory_902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27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6/27 23:21:31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윤동주달밤

 

 

 

흐르는 달의 흰 물결을 밀쳐

여윈 나무 그림자를 밟으며

북망산(北邙山)을 향한 발걸음은 무거웁고

고독(孤獨)을 반려(伴侶)한 마음은 슬프기도 하다

 

누가 있어만 싶은 묘지(墓地)엔 아무도 없고

정적(靜寂)만이 군데군데 흰 물결에 폭 젖었다







2.jpg

박봉우언제나 우리 땅

 

 

 

사랑을 기다렸다

너 하나만을 기다렸다

북풍이 부는 날

새벽

눈부신 햇살 앞에

너의 모습을 그렸다

고향 없는 사람아

사랑이 불꽃처럼 불탄다

북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녹슨 철로를 밟아 본다

언제나 우리 땅

말이 없다

피 흘린피 흘린 자국이여







3.jpg

최정례드디어

 

 

 

그를 나무 속으로

밀어 넣어 버렸다

나무가 둥글게 부풀었다

바람이 부니

느낌표가 되었다가

물음표가 되었다가

흔들렸다

아주 멀리

나도 이제 여행을 간다

나무 속으로 들어가

아무 것도 아닌 표정으로

아니야 아니야

흔들리는 것이다







4.jpg

문덕수손수건

 

 

 

누가 떨어뜨렸을까

구겨진 손수건이

밤의 길바닥에 붙어 있다

지금은 지옥까지 잠든 시간

손수건이 눈을 뜬다

금시 한 마리 새로 날아갈 듯이

금시 한 마리 벌레로 기어갈 듯이

발딱발딱 살아나는 슬픔







5.jpg

장옥관잃어버린 열쇠

 

 

 

누가 잃어버린 것일까

풀밭에 버려진 녹슨 열쇠

 

누가 이 초록을 열어 보려 했던 것일까

누가 이 봉쇄수도원을 두드렸을까

 

차가운 촛농으로 잠근 오래된 사원

 

수런수런 연둣빛 입술들이 피워 올리는 기도문

개미들이 땅과 하늘을 꿰매고 있다

 

저기 호두 껍질을 뒤집어쓴 사람이 걸어오고 있다

풍병(風病)든 그의 암호누구도 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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