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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기억을 살려 세세하고 정확하게 쓰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그닥 안 똑똑한 사람의 뇌라 각색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제가 평소 말할 때 욕을 좀 사용하는지라(;;줄이겠습니다.) 최대한 읽기 편안하시도록 조금 각색했습니다.
반말이 쓰기 편해 반말로 썼습니다.
오타 비문 너그럽게 봐주세요. 알려주시면 수정도 합니다.
있는 그대로 믿어주셔도 되고 믿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가볍게,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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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Y라는 친구가 있다. '두루두루 잘 지냅시다 허허허' 하는 내 성격과는 다르게 인생 혼자 사는 사람인 그 녀석은 같은 대학 같은 과 친구지만 영 무뚝뚝해서 1학기가 다 지나고서야 겨우 친해지게 된 녀석이었다. 영 불편하고 어색했던 그 녀석과 친해진 것은 1학년 여름방학 무렵에 있었던 사건 덕뿐이었다.
Y가 나와 집이 같은 방향이란 것은 꽤 오래 전부터 알았지만 같은 아파트라는 것을 안 것은 여름방학이 반 정도 지나서였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Y를 발견하면 내가 의도적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다음 차를 탔기 때문에 전혀 몰랐던 사실이었다.
항상 내가 먼저 Y를 발견하고 피했기 때문에 Y는 내가 피했다는 사실을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닐지도 모른다.
난 친화력 하나는 좋았지만 그 무렵의 Y와는 영 껄끄러웠다. 꽤 친해졌다 생각하여 내가 먼저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거나 하는 일이 많았는데 Y는 그런 내 연락들을 전부 무시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고 그 일로 Y와는 어색해졌다.
아무튼. Y가 나와 같은 아파트라는 것을 안 것은 아파트 내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 Y와 딱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나는 위층의 쿵쿵대는 소리 때문에 새벽에 집 밖으로 기어 나온 참이었다. 안 그래도 열대야 때문에 죽을 지경인데 새벽에 층간 소음이라니 정말 열 뻗히는 일이었다.
"여~"
그냥 지나칠까 말까 약간 고민하다가 내가 아무렇지 않게 먼저 말을 걸었다. 너무 대놓고 마주쳐서 피하기가 더 애매한 상황이었다.
Y는 내가 인사하자 방금 불붙인 듯한 담뱃불을 바로 껐다. 예의 바른 짓이긴 한데 자기 손목에 비벼 꺼서 쪽팔리지만 좀 쫄았다. 자기 손에 아무렇지 않게 담배빵이라니.
속으론 쫄았지만 난 겉으로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고 우리는 대충 얘기를 나눴다. 난 위층이 시끄러워 나왔다고 했고 Y는 잠이 오지 않아 담배 피러 나왔다고 말했다. 우리의 공통분모는 같은 학교 같은 과라는 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 후론 쭉 학교 얘기를 나누었다. 되게 시덥지 않은 얘기여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데, 분위기가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아서 Y와 잘 지낼 수 있겠구나하고 속으로 생각했던 것은 똑똑히 기억한다. 내가 담배 피워도 된다고 하자 Y는 내 옆에서 담배를 태웠다.
솔직히 분위기가 꽤 괜찮았다. 나는 캔맥주를 사와 마셨고 Y는 술은 마시지 않는다고 해 그냥 옆에서 담배만 피웠다. 한여름 새벽에 여자랑 단둘이 그러고 있으니 묘한 느낌이 들었다. 약간 알딸딸하게 취기가 오르자 기분도 좋았다. Y에게 꽁해 있던 마음이 완전히 풀렸다. 참 단순하단 생각이 언뜻 들었지만 이런들 저런들 어떨까 싶었다. 한 삼십 분? 사십 분? 정도 같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 정도 지나자 나는 슬슬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가까우니까 방학 동안 자주 보자. 전화하면 전화 좀 받고."
그렇게 대충 인사하고 일어나려는데 Y가 좀 다급한 눈치로 나를 잡았다. 나는 굉장히 의아했다. Y의 얼굴 표정은 항상 해탈? 포기? 뭐 그런 얼굴이었다. 좀 극단적으로 말하면 죽은 사람 같달까? 아무튼 그렇게 살아있는 것 같은 표정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왜 그래?"
"너희 집에 놀러가도 되냐?"
"지금?"
"응."
누가 봐도 우발적으로 꺼낸 것 같은 말이었다. 애가 말을 약간 더듬기도 했다.
"야, 우리 집에 지금 나 밖에 없어."
나는 당연히 Y를 만류했다. 나를 제외한 가족 전체가 휴가를 간 참이었고 남자 혼자 있는 집에 여자를 데리고 가는 건 영 그랬다. 하지만 Y는 나를 몰아붙이다시피 고집을 부렸다. 거의 말다툼 지경에 이르러서야 지친 내가 항복했다. 잠깐만 있다가 가겠다는 다짐을 받아내려 애쓰며 나와 Y는 아파트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아, 쓰다가 깨달은 건데 Y는 나와 나란히 걸었다. 우리 집이 몇 동인지 말한 적이 없는데 나와 Y는 같은 목적지를 향해 동시에 걸었다. 물론 Y가 내가 걷는 방향을 보고 걸었을 수도 있지만 내 기억 상으론 Y는 분명 주체적으로 걸었다.
아무도 없는 집에 여자애랑 둘이 있으려니 약간 들떴다. 나는 TV를 틀고 뭔가 시킬까 고민했지만 배달집도 문을 닫은 시간이었다. 대접할게 없어서 라면이라도 끓여줄까 묻는 순간,
쿵!
온 집안이 울리는 것 같은 큰 소리였다. 나는 곧 상황을 깨닫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위층이 또 시작한 것이다. Y가 이 소리에 대해 물으면 위층에 대한 욕이나 잔뜩 해야지 생각하며 나는 Y를 쳐다봤지만 Y는 아무것도 듣지 못한 얼굴로 TV에 집중하고 있었다. 욕도 못하고 슬슬 졸리기도 해 짜증이 난 나는 경비실에 연락해 위층에서 주의를 줄 것을 부탁하고 라면 물을 올렸다.
내가 거실 Y의 옆에 털썩 주저앉자 Y가 묘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Y에게 뭐가 문젠지 소리 없이 물었다. 그리고 그때, 조금 조용해졌던 위층이 다시금 정신없이 쿵쿵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마지막이라고 되뇌며 다시 경비실에 연락했다. 경비 아저씨는 위층이 연락을 받지 않는다고 짜증스럽게 말했다. 가족이 휴가 간 후 시작된 층간소음에 슬슬 인내심이 한계선을 돌파했다. 나는 현관으로 가 슬리퍼를 신었다. 위층에 따지러 갈 심산이었다. 조금 먹은 맥주 기운도 있겠다. 지켜보는 여자도 있겠다. 그 순간은 두려운 게 없었다.
“어디가?”
“위층에.”
“그냥 참아.”
“내가 며칠 동안 잠을 못 잤는데. 고문도 아니고.”
Y가 말렸지만 나는 고집을 부렸고 현관으로 나가는 나를 Y가 쫓아 나왔다. 나는 기세 좋게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갔고 Y는 영 내키지 않는 얼굴로 나를 따라왔다. 아, 라면불은 Y가 끄고 갔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위층으로 올라간 나는 꽤 얌전하게 초인종을 누르고 사람이 나오길 기다렸다. 멋지게 분노를 컨트롤하는 사나이다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멋진 모습은 금방 가면을 벗었다. 나는 이내 현관을 세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안에 있는 것이 분명한데 기다려도 사람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5분 정도는 평범하게 현관문을 두드린 것 같다. 그러나 그쯤에도 위층 사람들은 나를 맞이할 기색이 전혀 없었다.
완전히 꼭지가 돌아간 나는 문을 미친 듯이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 앞 집 아저씨가 나와서 작작하라고 하실 때까지. 감당할 수 있는 분노의 한계를 넘어버리자 나는 걷잡을 수 없이 우울해져서 그 집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평소라면 그러지 않았을 테지만 나는 술에 약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맥주는 마시지 않는 게 좋았을 것이다.
Y가 애먹으며 쭈그려 앉은 나를 달래려 했지만 나는 갑자기 서러움이 북받쳐 올라서 거의 울먹였다. 아, 갑자기 쪽팔려서 죽을 것 같네. 기억이라도 안 나면 좋겠는데 왜 이렇게 세세하게 다 기억나는지. Y가 지금 옆에서 자고 있는데 일어나기 전에 집에서 나가야겠습니다.
아무튼 내가 그 집 앞에서 떠날 생각을 않자 Y는 곤란한 얼굴로 볼을 부풀리다가 S에게 전화를 해 지금 자신의 위치를 알리곤 바로 끊었다. (S는 저에게 Y를 소개시켜준 친구 녀석입니다.)
Y는 현관문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초인종을 눌렸다. 나는 속으로 약간 비웃으며 그 쓸데없는 짓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Y가 초인종을 누르고 한 30초가량 지났을까. 내 비웃음을 산산이 깨버리며 현관문이 철컥 열렸다. 사람이 열어준 것처럼 문이 조금 들리기까지 했으나 사람은 없었다. 좁은 문틈은 그저 컴컴할 뿐이었다.
“정말 들어갈 거야?”
이윽고 Y가 물었다. 내가 아무리 술에 약해도 술이 안 깰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바보여도 그쯤 되면 우리 집의 층간 소음은 사람이 일으킨 게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천천히 일어나 문고리를 쥐고 현관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불이 꺼진 집안은 새까맸다. 나는 덜컥 무서워져 뒤를 돌아 Y를 보았다. Y는 약간 고민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한숨을 푹푹 쉬며 나를 따라 들어왔다.
신발을 벗지 않고 거실로 들어갔다. 우리 집과 같은 구조의 집안은 창문이란 창문은 전부 열려 있었는데 아주 조용했다. 눈이 차차 새벽빛을 받으며 어둠에 익숙해졌다. 가구들은 단출했으며 딱 기본적인 것만 있고 잡다한 것은 전혀 없었다.
철컥 하는 소리가 나 몸을 움찔하니 Y가 완전히 들어와 현관문이 닫힌 거였다. 나는 안심하고 다시 앞을 보았으나 순간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창문도 열려 있는데 너무 조용했다. 여름 내내 낮이나 밤이나 배경 음악처럼 깔리던 매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순간 속에서 두려움이 치솟았다.
“야. 괜찮아?”
다행히 Y의 목소리는 뚜렷하게 들렸다. 누군가와 같이 있다는 생각에 나는 약간 안심했다.
“넌 안 무섭냐?”
Y는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저은 후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머뭇거리지도 않고 그 손을 덥석 잡았다. 나와 달리 엄청나게 차분한 Y를 잡고 있으면 그나마 안정 될 것 같았다. 나는 Y의 손을 잡은 채 불을 켜기 위해 스위치가 있는 곳을 향해 걸었다. 우리 집과 같은 익숙한 구조였으니 헤맬 필요는 전혀 없었다. 이윽고 내 손에 플라스틱의 감촉이 와 닿았다. 나는 조금 힘을 주어 스위치를 눌렀다. 딸깍 소리가 났지만 불은 켜지지 않았다.
“전기가 끊긴 건가?”
내가 물었지만 Y는 어디가 불편한 건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그 집 구석구석을 뒤지고 다녔다. Y의 손을 잡고 나서는 이상하게 겁이 나지 않아 과감할 정도로 거침없이 방문과 화장실 문을 열어 제쳤다. 모두 컴컴했을 뿐 의외로 잠잠한 집안이었다. 가장 무서울 법한 화장실까지 별 게 없자 나는 이 싱거움에 조금 실망해서 Y에게 나가자고 눈짓했다.
Y는 지겨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Y가 화장실 문 밖으로 한 발짝 나가고 나는 긴장이 풀어진 나머지 쉽게 Y의 손을 놓았다. 그리고 그 순간 화장실 문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닫혔다.
쾅!
나는 당황했다. 더듬더듬 손을 뻗어 문고리를 잡아 돌리려고 애간장을 썼다. 화장실에 창문이 없었다. 희미한 빛조차 완전히 차단되어 버렸다. 정말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문고리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문 밖의 Y를 향해 구조를 요청했다. 다급하게 화장실문을 두드리며 소리 질렀으나 내가 두드리는 소리 사이에 무언가 이질적인 것이 끼어들었다. 나는 주저앉아 문에서 물러났다. 문에 손도 대지 않았는데 내가 두드리는 것만치 쾅쾅거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울렸다. 화장실 문이 부들부들 떨리는 소리가 예민한 내 귓가에 들려왔다. 나는 거울인 것 같은 매끈한 벽에 붙어 문 쪽을 넋을 놓고 보고만 있었다. 주마등같은 게 스치는 것 같았다. 저 문이 열리는 순간 죽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내가 혼자 있는 밤에 쿵쿵대던 이유가 뭐겠냐. 이 집은 나를 불렀던 거였다. 잡아먹으려고. 문이 삐걱이며 크게 흔들거렸다. 나는 최후의 반항으로 문 쪽으로 달려들어 몸으로 막아섰다.
“아껴먹어야지.”
“못 먹는 줄 알았네.”
“난 뼈가 싫어.”
“손톱은 내꺼.”
문에 가까이 있으니 이젠 이상한 소리까지 들려오기 시작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환청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건 정말 일상적인 목소리였다. 우리가 점심 메뉴 뭐 먹을지 고민하는 것처럼.
“으아아아!”
나는 이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뇌가 먹먹할 정도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까.
“시끄러워.”
익숙한 목소리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어느새 주위는 조용해져 있었다. Y는 끙끙거리며 내가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문을 조금 열었다. 필사적으로 힘을 주던 내 몸이 순식간에 풀려 녹아내렸다. 솔직히 그때 심정은 Y를 끌어안고 뽀뽀라도 퍼붓고 싶었다. 나는 Y를 끌어안다시피 목에 매달려 그 집을 빠져나왔다.
집에 돌아와 라면을 먹으며 Y에게 얘기를 들은 바로는 Y는 애초에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내가 화장실에 갇혔을 때 들었던 그 소리들은 물론 나를 경비실에 연락하게 했던 쿵쿵거리는 소리까지도. 때문에 층간소음으로 경비실에 전화하는 나를 묘한 눈으로 본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그 집에서 불을 키기 위해 형광등 스위치를 눌렀을 때, Y의 눈에는 그 집 거실에 불이 켜졌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전기가 끊긴 건가?’라는 나의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나는 뭔가에 홀린 것이고 Y는 홀리지 않은 것이다.
“그럼 문은 어떻게 연거야?”
“뭘 어떻게 열어? 평범하게 초인종 누르니까 그냥 열린 거지.”
Y는 심드렁하게 말했지만 나중에 S는 이에 관해 다른 의견을 제시해주었다.
“그 집은 너를 잡아먹으려고 유인했어. 네가 혼자 있을 때를 노려서. 근데 하필 Y가 따라올라 온 거야. 집의 입장에선 굉장히 당황스러웠겠지. Y는 먹을 수 없을뿐더러 Y가 있는 한 너도 먹을 수 없어. 오히려 자기들이 위험해지지. 그래서 처음에 너한테 문을 못 연거야. Y가 초인종을 누르는 ‘열라는 명령’의 의미인 행동을 하고서야 억지로 문을 열었지.”
“Y는 도대체 뭐야?”
나는 Y에게 어떤 힘이 있다는 것을 그때 일로 확실히 느꼈다.
“글쎄. 확실한 건 Y의 손을 놓았던 건 병신 짓이었다는 거야.”
“그건 나도 반성하고 있어.”
“남자 둘이 뭘 수근거려.”
Y가 아직 정리 되지 않은 내 자취방으로 들어왔다. 나는 2학기가 시작되자마자 그 집에서 나와 자취를 시작했다. 집에 남은 가족들이 약간 걱정되긴 했지만 워낙 대가족이라 집에 혼자 남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나를 제외하면 그런 소리를 들었다는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알고 보니 어머니가 위층 아주머니와 친한 사이였다. 그 집엔 사람이 살았던 것이다. 대학 생활로 바빴던 나를 빼고는 우리 가족 전부가 그 집을 알고 있었다. 결국 문제는 나 하나였다.
Y는 더러운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주저앉았다. 나는 빈 상자를 뒤집어 임시로 만든 책상을 Y의 쪽으로 밀었다. Y는 눅눅해진 탕수육을 손으로 집어먹었다.
“Y, 그럼 너 그날 새벽에 우리 집에 놀러오겠다고 한 건 뭐야?”
“응?”
Y는 그날 새벽이 도대체 언제인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탕수육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
“너 눈깔이 이상했어.”
“뭐?”
“원래도 이상하긴 한데 그 날은 무슨 약한 것 같이 이상했어.”
Y가 돌아간 후, S에게 들은 바로는 Y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라고 한다. 물론 모든 기독교인에게 그런 효과가 있는 건 아니다. Y는 약간의 집안 내력이 존재한다. 그 얘긴 Y의 프라이버시니 내가 혼자 얘기할 수는 없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허락 받아 올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