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맛-
현재 28살, 대리, 연봉5000만원 과거 구입했던 해치백 중고차를 타고 회사에 가고 있다. 민우는 운전을 하며 자기의 삶을 한번 돌아봤다. 민우는 등록금의 부담 때문에 휴학을 하지않고 쭉 달렸다. 또한 회사에서도 인정받기 위해 남들보다 노력하고 열심히 회사생활을 해야만 했다. 쉬지 않고 달린 탓일까 민우는 마음속에 공허함과 허탈감을 가끔 느낀다.
나는 지금 행복한 걸까? ‘사람은 참 변하기 쉽구나.’
고속도로는 민우마음처럼 막혀있었다.
비슷한 업무 똑같은 내용의 미팅 민우는 모든 것이 지겨웠지만 생계를 위해서 회사에 가야했다.
6시가 되고 퇴근시간이 되었다. 민우는 퇴근할 때 마다 가는 카페에 들렸다.
오서오세요 주문하시겠습니까? 알바생이 바뀌었다. 나랑 같은 나이 혹은 2살 아래처럼 보이는 젊은 여성이 주문을 받았다.
카레멜마끼야또 한잔이요
여자는 미소를 지으며 ‘네 4500원입니다.’
민우는 지갑에서 카드를 내밀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쨍그랑’ 컵이 깨지는 소리가 났다. 민우는 깜짝 놀랐다.
그런데 알바생은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카레멜마끼야또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민우는 무표정으로 커피를 받은 순간 여자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저기... 왜 이렇게 사람이 어둡나요? 웃음을 지으면 행복해진데요.
아... 네 알겠습니다. 민우는 그냥 그녀의 말을 흘러 넘겼다.
커피를 가지고 밖으로 나간 뒤 다시 ‘쩅그랑’ 소리가 났다. 카페 안의 그녀는 이번엔 그릇을 깬 모양인 것 같다.
카페에 찾아간 어느날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민우는 우산이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카페에 먹고 가야했다.
캬레멜 마끼야또 한잔 주세요. 오늘도 민우는 똑같은 메뉴를 골랐다.
‘네 4500원입니다.’ 여자는 여전히 미소를 지니고 있었다.
민우는 최대한 사람이 없는 자리를 골라 의자에 앉았다. 비가 내리는 밖은 자동차소리와 빗소리가 섞여 하모니를 이루었다. 민우는 피식 웃음을 내고 혼잣말을 했다.
‘안에서 비를 보는 건 좋지만 밖에서 비를 맞기는 싫단 말이야.’
‘당신도 웃을 줄 아시네요.’ 어느새 여자 알바생은 아메리카노를 가지고 내 앞에 앉았다.
‘왜 여기 계시는 거죠?’ 민우는 살짝 얼굴을 찌부리면서 말했다.
‘그냥 관심이 가네요.’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한번 마셔볼래요? 매일 카레멜마끼야또만 마시던데, 아메리카노도 마셔보세요. 그녀는 나에게 자신의 아메리카노 들이밀었다.
저는 쓴맛 싫어합니다. 민우는 냉정하게 말했다.
‘한번만 마셔보세요.’ 성의를 위해서라도 제가 만들었거든요.
민우는 할 수 없이 아메리카노를 한입 들이켰다.
쓴맛이 입에 감도는 느낌은 민우에게 사약이나 마찬가지였다.
역시 제 입에는 안 맞네요.
여자는 자신의 커피를 마시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 수프레모 원두는 밸런스가 뛰어난 맛인데. 쓴 맛밖에 안 느껴지나요? 저는 단맛과 신맛도 느껴지는데...
민우는 귀찮은 듯 의자에서 일어났다.
비도 그쳤으니 저는 가보겠습니다.
여자는 민우의 소매를 잡고 부탁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만든 아메리카노 계속 마셔주면 안되나요? 저 바리스타가 꿈이거든요.... 아메리카노는 돈 안 받을께요..
민우는 그 여자의 부탁을 안 들어주면 소매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러니 소매 좀 놓아주시죠.
여자는 해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짜요? 약속이에요. 헤헤 또 오세요.
민우는 그 해밝은 웃음을 보고 공허했던 마음이 잠시 흔들렸다.
밤 8시에 민우는 간단한 안주와 함께 맥주를 들이켰다. 술을 잘먹지 못하는 민우지만 가끔 땡기는 날이 있다.
‘술은 마실수록 익숙해진다는데 나는 아닌가보다.’
맥주는 반이나 남았지만 안주는 거의 떨어졌다. 남은 맥주를 버리고 안주도 정리해서 버렸다. 민우는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살기 때문에 집안에는 TV소리를 제외하면 매우 고요했다.
갑자기 휴대폰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화가 온 사람은 민우의 10년 지기 오랜 친구 준혁이었다. 민우는 통화버튼을 누르고 먼저 인사했다.
어,, 준혁이네, 오랜만이다. 잘 지내고 있냐?
‘잘 지내니까 전화를 주겠지 임마‘ ’나 여자친구 생겼다.‘
민우는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아 그러냐 축한한다.’
‘우리 오랜만에 만나자 그 있잖아 4명 멤버로‘ 준혁이는 민우의 답변을 기대하는 모양이었다.
민우도 심심했기에 수락했다. ‘그래 할 것도 없으니까 오랜만에 만나자’ 민우는 말을 이어갔다.
‘어디서? 만나게‘
‘홍대 아무술집이나 들어가지 뭐 다음주 토요일 6시에 홍대1번 출구에서 만나자.‘
‘알았다 끊는다.‘ 그때 만나자 민우는 마무리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민우의 마음처럼 집안은 고요해졌다.
토요일이 되고 민우는 되도록 깔끔하게 차려입었다. 청바지, 검은색 반팔티에 하얀색셔츠를 걸치고 나갈 준비를 했다. 버스와 지하철을 타는 게 귀찮았는지 그냥 카카오택시를 불러 택시를 탔다.
택시운전사는 활기차게 반겨주었다.
어세오세요 손님 홍대 1번 출구로 가드리면 됩니까?
‘네 맞습니다.’ 민우는 대답하고 이어폰을 꼈다. 귀에 발라드 노래가 울려 퍼졌다.
네 25000원입니다.
민우는 카드를 내리밀었다. ‘카드 여기 있습니다.’
‘띠띡’ 카드가 찍혔고 택시기사는 활기차게 말했다.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네 수고하세요.’ 민우도 택시기사한테 답변해줬다.
민우는 약속시간보다 일찍 왔기 때문에 스타벅스 안에서 기다린다고 단체 카톡에 카톡을 보냈다.
민우는 여전히 카레멜마끼야또를 시켰다.
‘카레멜마끼야또 한잔만 주세요.’
그리고 ‘아메리카노 한잔이요.‘ 뒤에서 누군가 허락도 없이 메뉴를 추가했다.
민우는 뒤를 돌아봤다. 뒤에는 아메리카노를 강요하는 여자알바생이었다.
민우는 반응하고 싶었지만 줄이 꽤 서있었기 때문에 계산부터 했다.
민우는 창가 쪽에 앉았고 그녀 또한 앉았다.
헤헤 고마워요 커피 사줘서. 여자는 웃으면서 말했다.
‘멋대로 추가시켰잖아요.’ 민우는 표정을 살짝 찌부렸다.
‘제가 나중에 맛있게 만들어 드릴께요.‘ 여자는 너무 해밝아서 민우는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지징‘ 진동벨이 울리고 민우는 커피를 가져왔다.
여자가 먼저 말을 걸었다.
‘오늘 약속 있나요? 좀 꾸미셨네요.’
오늘 친구들 모임 있습니다.
아하 그렀구나. 그 여자는 한시라도 말을 못하면 안 되는지 다시 말을 걸었다.
‘근데 저희 서로 이름과 나이를 모르네요. 이름이랑 나이 물어봐도 되나요?
이름은 박민우고 나이는 28살입니다.
저한테도 질문해주세요. 여자는 질문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당신은 몇 살이고 이름이 뭡니까?’
여자는 기다렸듯이 말했다. 나이는 26살이고 이름은 이혜인 이에요.‘ 이러니까 소개팅 같네요. 다.
‘여자 친구 있나요?’ 혜인이라는 여자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없습니다.‘ 민우는 창문 밖에 지나가는 차들을 보며 차갑게 대답했다.
‘오우 하이 민우쓰’ 시끌벅적한걸 보니 민우는 친구들이 왔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리고 민우는 매우 당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