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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류작가 ㄱ의 룸 싸롱 기행 1ㅡ1 (학실한 19금)
게시물ID : lovestory_900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낭만아자씨
추천 : 1
조회수 : 70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5/26 16: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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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류작가 ㄱ의 룸 싸롱 기행(학실한 19금) 1ㅡ1 / 낭만아자씨 



 ㄱ의 나이 30대 초반, 난생 처음으로 룸 싸롱에 간 날이었다. 어쨌거나 ㄱ이 가르쳐 준 방식으로 돈을 버는 요령을 터득한 ㄴ이 '돈은 써야 번다!'를 신조로 삼기 시작하던 때였다.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한 ㄴ이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 준 ㄱ에게 돈의 위력(?)을 보여주기로 작정한 날 쯤으로 봐도 되겠다. 그래서 친구넘들을 다 불렀는데 한 넘 빼고는 다 와서 총 7명이었다.
 "니는 앞으로 내 만내로 올 때는 쪽 팔리게 뻐스 타고 댕기지 마! 무조껀 택시 타! 택시비는 내가 준드아!"
 하면서 호기를 부리는 ㄴ의 말을 따라 ㄱ은 50리 길을 택시를 타고 넘어왔던 것이다.
 왜식집에서 반주를 곁들인 저녁을 먹은 그들은 바로 룸 싸롱으로 향했다. 왜식집에서도 ㄴ은 '이왕 쓸 돈이면 먼저 써라'는 ㄱ의 가르침대로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는 여자 둘에게 많이 과분한 팁을 처음에 바로 주었으며, 덕분에 세심하게 챙겨주는 서비스를 끝까지 받았을 뿐 아니라, 나올 때는 여자 둘이 주차장에 따라나와 인사를 하는 대접까지 받은 것이었다.
 룸 싸롱에서도 ㄴ의 돈자랑은 계속됐다. ㄴ은 룸 싸롱 출입이 한두번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자기가 배우고 터득한 이른바 '초이스' 하는 법을 확실하게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ㄱ도 여기저기서 들어 대강은 알고 있는 것이었다.
 무포에서 술값이 제일 비싸고, 물도 제일 좋다는 집답게 20대 초반의 날씬하고 예쁜 여자애들 일곱이 들어왔다. 유흥업소 종사자는 '바지착용금지법'이라도 있는지 하나 같이 짧은 치마 차림이었다.
 ㄴ이 군대의 조교처럼 여자애들에게 명령했다.
 "빤쓰를 내린다, 실시!" 
 이미 약간의 취기가 있는 ㄱ은 속으로 ㄴ을 욕했다. 시봉넘아, 여어가 군대가? 똥방위 출신 주제에, 시봉넘아! 오랜 시간이 지나서 ㄱ은 또 생각했다. 자기 교회 여자 집사님들에게 팬티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는 어느 목사님은 술집에 다니면서 여자들 팬티를 벗기는 문화를 배웠던 것이 아닌가 하고.
 어쨌거나 시원하게 팬티를 내리는 여자애는 없었다. 마지못해 쭈볏거리며 팬티를 내리거나, 내리려 하거나 하고들 있었다. 그런데 얼굴을 가리고 우는 여자애가 있었다.
 "가시나, 재수없게 어디서 울고 지랄이고? ......"
 "가시나 가아(걔) 마음에 드네. 젤로 예쁘다야. 쟈아(쟤) 내가 맡으꾸마!" 
 ㄱ은 ㄴ이 무슨 욕을 더 하기 전에 얼른 그 여자애를 옆에 앉혔다. 그때도 여자를 순식간에 스캔하는 앱을 상시 가동하고 살던 ㄱ은 알고 있었다. 그 여자애가 그중 제일 못생겼단 것을. 하지만 뭐 어떤가. 어차피 술만 마실 것인데.
 치마를 올리게 하고, 여자애들의 젖가슴까지 친구넘들에게 구경을 시킨 사회자(?) ㄴ이 엉거주춤 서 있던 심부름하는 남자애(속칭 '뽀이')에게 돈을 쥐어주며 말했다.
 "아지야(아저씨), 다른 가시나들도 쫌 보여도!"
 그리고 여자애들에게도 얼마씩의 돈을 쥐어주었다. '돈으로 적을 만들지 말라'는 ㄱ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었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면 그 여자애들이 소도둑놈 같이 생겨먹은 남자들에게 뭐한다고 몸을 보여줬겠는가.
 여자애들이 나간 틈을 타서 ㄴ이 친구넘들에게 말했다.
 "절때로 못생겼니, ㅇㅇ가 ㅇ 같이 생겼니 카머 안돼! 마음에 안들머 기냥 바꾸머 되는 기라. 마음에 안든다 카지도 말고. 그라고 룸에서는 가시나들한테 절때로 쭈물탕 놓고 하머 안돼! 기냥 보는 거마, 알았제?"
 이번엔 ㄱ의 파트너를 뺀 여섯 명의 여자애들이 들어왔다. 그 애들도 마찬가지로 퇴짜였다.
 ㄴ이 또 말했다.
 "초이스는 삼세판, 세번까장. 더 하머 욕 들어묵어. 다시는 안갈 집이머 몰라도. 이번엔 무조껀 초이스해야 되는 기다, 알았제?"
 '초이스'가 끝나고 자리를 정해서 여자애들이 앉자 ㄴ이 또 전부에게 돈을 돌렸다.  "가시나들아, 오늘 이분들 잘 모셔라이! 귀한 분들이니까!"
 초장부터 돈을 받은 여자애들이 좋아라 했다. ㄴ은 친구넘들에게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느그들도 따로 팁 쫌 조라이!"
 술과 안주에 여사장이 따라 들어왔다. ㄴ이 일어나서 깍듯이 인사를 차렸다. 그 여사장이 현금이 엄청 많대나, 그랬던 것 같았다.
 "작가 선샘이 눈기요? 내, 작가 선샘 만내로 왔으요!"
 ㄴ이 ㄱ을 가리켰다. 여사장의 걸걸한 목소리와 지나치게 씩씩한 말투는 살아온 이력을 말해 주고 있었다.
 "절마시더."
 "아이고 반갑어래이! 왕년에 나도 문학소녀였으요!"
 ㄱ은 민망해서 얼른 고개를 숙였건만 여사장은 벌써 말로 ㄱ을 껴안고, 입까지 맞추고 있는 형국이었다.
 "작가 선샘 술 한 잔 받아보는 기 소원이랐는데 오늘 소원 풀겠다!" 
 ㄱ의 옆에 철퍼덕, 앉은 여사장이 끌어안을 듯이 손을 내밀었다. 마지못해 손을 잡은 ㄱ은 ㄴ을 노려보았다. 시봉넘이, 무슨 공갈을 우예 쳤노?
 그러나 작가도 아니고, 선생은 더욱 아니란 말은 할 수가 없었다. 양쪽에서 나는 화장 냄새 때문이었다. 이야기를 길게 하고 싶지 않았다. 술집 여자들에게는 분명 여느 여자들과는 다른 진한 화장 냄새가 났다. 여사장 쪽이 냄새가 더 심했다.
 "작가 선샘요, 내 한 잔 주소!"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사장의 포스에 눌려 ㄱ이 두 손으로 공손하게 술을 따뤘다. ㄱ에게 한 손으로 술을 따라 준 여사장이 술잔을 들고 하필이면 ㄱ이 제일 싫어하는 악질 부왜파 중의 한 명인 서 모의 '사꾸라 옆에서'인가를 반은 빼먹고, 반은 틀리게 암송을 하는 것이었다. 
 "...... 작가 선샘요, 아직도 나는요, 이 시를 이래 떠억 생각하고 있으머요, 시심이라 캐야 되나 그런 기 가심패기 밑에서 절절 끓어올라가요, 미치겠으요! 내가 이 나이에 와 이렇노요?"
 "그럴 때는 쓰시머 됩니더."
 ㄱ으로서는 마땅히 다른 할말이 없었다.
 "그래야 되겠지요?" 
 "그럼요."
 "그라모 우리 앞으로 자주 보입시더. 작가 선샘이 지도편달을 쫌 해주이소!"
 "아, 예예......" 
ㄱ은 그렇게 얼버무리고 말았다.  여사장이 술잔을 들고 일어났다.
 "가시나들이 눈치없이 뭐하고 있노요! 빨리 종내기 사장님들한테 한잔씩 따라라. 느그들 잔도 채우고! 자, 종내기 사장님들요! 우리, 작가 선샘도 오셨고 하니 우리, 한잔 하입시더!"
 이건 뭐, 완전히 술값을 책임지는 사람의 포스였다. 전부 일어섰다. ㄱ도 물론이었다.
 여사장의 건배제의가 이어졌다.
 "알지요? 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개나발!"
 "개나발!"
 다들 왁자하게 건배를 하고, 원샷을 하고, 술잔을 머리 위에 뒤집는 것으로 술판은 시작되었다. 그러나 여사장은 술로 입술을 적시는둥 마는둥 했다. 

   ** 1ㅡ2에서 계속됩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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