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만 잘 적어주세용
몇 년 전에 저는 주택단지에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썩 좋은 동네는 아니어도 그냥저냥 살만 했는데 윗층에 사는 사람 때문에 이사를 하게 됐었습니다.
얼핏 봐도 정상으로 보기 어려웠고 인사말 조차 건네지 않던 남자였습니다.
그 당시 자정이 가까워지면 윗층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온 신경을 갉아 먹었습니다.
소리가 크진 않았는데 깊게 잠드는 편이 아니다보니 콩콩대는 소리가 시작되면 저는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하이힐을 신고 집 안을 돌아다니는 듯했고 최대한 조용히 하려는 노력은 하는 것처럼 들렸던 기억이 납니다.
소음이 반복되면서 저는 한가지 패턴을 읽어냈는데 녹음을 해놓고 재생을 하는 건지 발자국 소리는 언제나 같은 박자였습니다.
장장 일 년이나 반복되는 통에 저는 이 패턴을 거의 외우는 지경에 이르게 됐습니다.
어제 딸이 모스 코드를 작성하는 숙제를 도와달라고 해서 같이 하고 있었습니다.
둘이서 테이블에 모스 코드를 두드리던 중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제가 일 년이나 들었던 바로 그 박자였기 때문입니다.
딸에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습니다
"이거 쉬워요, 아빠.
'저예요, 제발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