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스데이’ 추락에 끝이 없다.기도청 소속 선수가 주축이 돼 지난 겨울 소치 동계올림픽에 참여한 여자 컬링 대표팀 코치진이 성추행, 폭언 논란으로 물러난 데 이어 ‘카드깡’으로 운영비를 충당해 논란이 되고 있다. 카드깡 역시 컬링계의 열악한 현실에서 비롯됐다. 수사를 맡은 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 관계자도 22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제보를 받고 조사했지만 솔직히 마음 아팠다. 선수들이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태릉선수촌도 입촌하지 못하고 인근 숙박업소에서 지냈더라”며 “대표 선수 강화 훈련 지원용 신용카드를 받았는데 추후 지원이 끊길 것을 대비해 카드깡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로선 법대로 해야 하므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모 전 감독과 최모 전 코치, 관련자 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감독과 코치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4년 3월까지 태릉선수촌 인근 식당 및 숙박업주 3명과 짜고 숙식비를 부풀려 계산해 11차례에 걸쳐 1700만 원의 국고보조금을 빼돌렸다. 당시만 해도 올림픽에서 여자 컬링 대표팀을 주목하는 사람들이 적었을뿐더러 훈련비도 선수들끼리 돈을 모아 충당했을 만큼 어려웠다. 이들은 올림픽 이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지면 관심에서 멀어지고 보조금 등을 지원받지 못할 수 있는 상황에 부담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수법으로 빼돌린 돈은 팀 내 총무를 맡은 모 선수가 관리했다. 대부분 유니폼 제작비와 대회참가비용 등 운영비로 쓰였다. 경찰 관계자는 “비인기 종목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열악한 현실이 범죄로 이어졌다”며 허탈해했다. 더구나 신세계 그룹이 지난 2012년부터 6년간 대한컬링경기연맹에 훈련과 대회 개최, 연맹 운영 등 100억 원 규모의 후원을 약속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대표팀 내에서 비도덕적인 행위가 발생한 건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미비했음을 보여준다. 국내 새로운 인기종목으로 발돋움한 여자 컬링이 올림픽 이후 곪아 있던 상처들이 하나둘씩 터지면서 위기에 처했다.
컬링연맹은 지난 4월 최 전 코치를 영구제명, 정 전 감독은 자격정지 5년의 중징계를 내린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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