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발생한 국민체육진흥공단 펜싱팀 서모(53) 감독의 사망 사건을 두고 펜싱계가 서 감독이 정부의 무리한 조사를 받다가 자살한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지난 7년간 훈련비 등 2억여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조사했지만 강압을 가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강동옥 전 전북펜싱협회 전무이사, 이정복 호원대 교수, 김영호 로러스 펜싱팀 감독 등 펜싱인 50여명은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역도경기장 앞에 모여 기자회견 및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역도경기장 안에 있는 문체부 스포츠 4대악 합동수사반을 겨냥해 "서 감독은 잘못이 없음에도 합동수사반의 무리한 수사에 시달려 심적 고통을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감독은 12일 오후 5시56분께 경기도 하남시 덕풍동의 한 아파트에 있는 선수 숙소에서 피를 흘린 채 발견됐고 그대로 숨졌다.
이들에 따르면 서 감독은 전북체육회를 대표해 국민체육진흥공단 펜싱팀을 이끌고 2007년부터 전국체전에 나서면서 체육회로부터 받은 지원비와 훈련비 등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로 경찰과 4대악 합동수사반의 동시다발적인 수사를 받았다.
서 감독은 지난 4월 경기지방경찰청으로부터 '혐의를 발견할 수 없어 내사를 종결한다'는 공문을 받았지만, 합동수사반이 재차 같은 내용으로 압박을 가하면서 수사를 이어가자 심적 부담과 자괴감을 느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날 현장에 나온 우상일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은 "경찰이 내사했다는 사실은 몰랐고, 독자적인 제보를 받아 조사한 것이며 경찰의 내사와는 내용도 달랐다"며 "지난 9일 서 감독을 처음 불러 제보 내용에 대해 질문했을 뿐 그전에 접촉하거나 압력을 가한 적은 없어 무리한 수사를 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우 국장은 또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감독을 통해 지급된 훈련비와 지원비 2억여원에 대한 영수증과 정산 내역이 전북체육회에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전북체육회의 관리감독 의무 태만에 대한 부분은 따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펜싱인들은 문체부가 펜싱협회에 대해 정기감사, 체육회 특별감사, 문체부 합동감사 등을 잇달아 벌이는 등 협회 구성원들을 솎아내려 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서 감독이 희생된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우 국장은 "스포츠 4대악 합동수사반에는 수많은 제보가 쏟아지고 있고 이를 선별해 근거가 있다고 판단될 때 조사에 착수하는 것"이라며 "정확한 통계 수치는 없지만 펜싱에만 가혹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